벤틀리의 상위급 SUV인 벤테이가가 등장하면서 레인지로버의 위치는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이 때문에 랜드로버에서는 레인지로버의 상위급 모델을 제작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랜드로버의 수석 디자이너인 게리 맥고번(Gerry McGovern)은 이와 같은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새 모델이 브랜드의 현재 위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레인지로버 라인업을 풍성하게 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레인지로버는 이제 넓은 가격대를 갖고 모델을 촘촘히 배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상위 모델로 벤테이가와의 경쟁에 돌입하는 것도 사실 그렇게 큰 도전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레인지로버 라인업은 최상위 모델인 레인지로버와 주행성능을 강조한 레인지로버 스포츠, 최근 모습을 드러낸 레인지로버 벨라, 크기가 작은 레인지로버 이보크까지 4개의 모델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위 모델이 추가되면 5개의 모델로 라인업이 확대되는 것이다.

벤테이가는 2016년에 벤틀리 매출의 절반을 책임졌고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벤테이가의 인기는 세계적인 자동차 시장들이 좀 더 비싸고 고급스러운 SUV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고, 처음부터 SUV 제작에만 몰두했던 랜드로버가 이러한 시장을 놓칠 리가 없다. 무엇보다 레인지로버의 본래 영역이 럭셔리 SUV이니 벤테이가에게 질 수는 없을 것이다.

게리 맥고번은 벤테이가보다 레인지로버가 좀 더 우위에 있다고 믿고 있다. “벤틀리 벤테이가는 분명히 고급 SUV이지만 혈통과 진위성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반면 랜드로버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혈통을 갖고 있습니다.”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는 고급 SUV 시장에서 랜드로버가 상위 모델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모델이 출시된 후에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