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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 24시간 1신- 아우디와 푸조 디젤로 맞 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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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6-17 14: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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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 24시간 1신- 아우디와 푸조 디젤로 맞 붙다.

지구촌에서 열리는 내구 레이스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끌고 있는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토요일 오후 3시에 시작된다. 하지만 서키트는 아침부터 분주하다. 예선기록 측정을 위한 것도 있지만 경기와 관련된 각종 준비를 위한 작업으로 인한 것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그다지 서두르는 느낌없이 일이 진행되고 있다.

글 사진/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아침 9시인데 벌써 스탠드는 절반 정도 관람객으로 차 있다. 진입로는 이미 교통체증으로 기능을 상실할 정도다. 필자 역시 차에서 내려 걸어서 프레스센터까지 가서 등록을 하고 다시 당초 계획과는 달리 30분 정도를 걸어서 첫 번째 목적지까지 가야했다. 그러다보니 푸조관계자와의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는 첫 번째 스케줄은 늦어서 취소되고 말았다. 그냥 아우디 엔진기술 책임자를 만나 아우디팀의 패독을 취재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번 취재는 다우 오토모티브(Dow Automotive)에서 후원한 것으로 전 세계 8개국의 자동차 전문기자 8명을 초청해 이루어진 것이다. 아우디와 푸조에 그들의 디젤 관련 기술이 제공되고 있고 그것을 알리기 위한 행사의 일환이었다. 다우 케미컬은 미국의 종합 화학업체로 각종 화학제품, 의약품, 포장용품, 알루미늄, 천연가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르망 레이스에 출전하는 아우디와 푸조에 디젤 관련 기술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모터스포츠의 취재는 보통 이렇다. 경기 자체 취재를 위해 사전에 그와 관련된 각종 주변 상황들을 살피는 것이 먼저다. 물론 그 때문에 평소에 만날 수 없는 엔지니어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올 해로 75회째를 맞는다.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은 뒷부분에 별도로 추가한다.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2006년 경기에서 아우디가 처음으로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우승을 함으로써 더 많은 주목을 끌게 되었고 올 해에는 거기에 푸조가 역시 디젤엔진을 탑재한 머신을 들고 나오면서 처음부터 경기는 이들 두 팀에게 집중되는 양상이었다. 포르쉐나, 페라리, 아스톤 마틴, 코베트 등 쟁쟁한 팀들이 있었지만 경기의 양상은 아우디와 푸조의 대결로 펼쳐졌다는 얘기이다.

오후 3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V12 TDI 디젤엔진을 탑재한 아우디 R10 세 대와 역시 V12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한 푸조 908HDi FAP 두 대가 그리드 맨 앞 열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제 관중석은 꽉 들어찼다.

경시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78대의 머신들이 일제히 출발했다. 총 13.629km에 달하는 서키트를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 예년의 기록에 따르면 이 서키트를 약 300바퀴 정도 돌아야 경기가 끝나며 머신들의 평균 속도는 230km/h.

그러다 보니 포뮬러 1 등에 비해 호흡이 아주 길고 초반의 순위가 사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시 말해 출발 선 맨 앞에 서서 뒤쪽의 머신들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으려 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드라이버들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 우선은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 출발한지 3분 30초 정도가 지나자 1주를 한 머신들이 다시 출발선을 지나간다. 순서는 푸조 908의 8번과 아우디 R10의 3번, 푸조 908의 7번, 아우디 R10의 1번과 2번의 순이었다.

과거에 설비가 갖추어지지 않았던 시절을 기억하며 필자는 초반 몇 주 동안은 직접 순위를 기록해 보았다. 그런데 2주째에 벌써 다섯번째로 달리던 아우디 2번이 선두로 나서며 새로운 라인을 형성했다. 다음으로 두 대의 푸조와 아우디 두 대가 뒤를 이었다. 2, 7, 8, 3,1번 순. 3주째에는 2, 8, 7, 1, 3 순으로 푸조 내에서 순위가 바뀐 정도.

이때부터는 프레스센터 등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다양한 코너에서의 모습과 순위 및 기록을 확인했다.
초반 베스트 랩 기록은 아우디 R10 2번으로 3분 31초 116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록은 포뮬러 1처럼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관람객들은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추월 상황과 사고가 나면 탄성과 아쉬움을 그대로 나타내며 경기는 점차 뜨거워져 갔다.

7주째에 아우디 R10 1번이 피트 인했다. 선두 그룹 중 가장 먼저 피트인 한 것이다. 아직은 드라이버 교체 타이밍은 아니었다. 타이어 교환을 위한 것이었다. 르망 24시간이 열리는 유럽의 요즘 날씨는 몇 분 간격으로 비가 내렸다가 햇빛이 내리쬐었다가 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각 팀에서는 아예 기본적으로 웨트(젖은 노면용 타이어) 설정을 한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젖은 노면과 마른 노면 중간 설정이지만.

그런데 아우디 R10 1번의 타이어가 금호(KUMHO) 타이어의 로고가 선명하다. 몇 바퀴만 돌면 마모가 심해 교환해야만 하는 타이어는 내구 레이스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끝까지 금호 타이어를 사용해 경기를 마치기를 기대해 보았다.

약 36분만에 10주를 마쳤는데 벌써 선두가 맨 후미를 추월했다. 그만큼 실력의 차이는 뚜렷하다는 것이다. 선두 그룹의 순위는 2, 3, 7, 8, 1 의 순. 다시 피트인이 속출하면서 선두에는 아우디 R10의 3번이 올라왔고 이어서 7, 2, 1, 5 등 다른 머신들도 모습을 나타냈다. 피트인이 끝나고 순위는 2, 1, 3, 7, 8로 아우디가 1, 2, 3위까지 점령하며 새로운 양상으로 변해 가는 듯했다. 피트 인하는 순간부터 머신을 손질하고 다시 피트아웃해 트랙으로 들어서는 순간까지의 시간은 1분 30초 정도 걸린다.

하지만 24시간 동안이나 진행되는 르망 레이스를 그렇게 호흡이 짧게 관전하면 안된다. 기다려야 한다. 경기를 치르는 팀원과 드라이버도 그렇지만 관중들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 중 가장 외로운 것은 물론 드라이버일 것이다. 취재 도중 헬기를 타고 상공에서 바라 본 서키트는 관중석이 있는 부분은 말 그대로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고 기다란 직선코스를 비롯해 다양한 코너들이 연속되는 코스가 아주 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러니까 관람객들의 환성이 있는 짧은 곳에서의 흥분보다는 나머지 구간에서의 나 자신과의 싸움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기다림이라고 하는 것이 당연히 누가 우승을 하느냐이겠지만 현장에서는 어느 머신이 사고 없이 재 페이스를 유지하느냐에 집중된다. 그도 그럴것이 경기를 시작한지 2시간 정도가 지난 오후 5시에 트랙에는 처음 출발 때 78대였던 것이 54대만이 달리고 있었다. 벌써 24대가 리타이어한 것이다. 특히 선두 그룹을 달리던 아우디 R10의 3번이 사고로 인해 리타이어하면서 아우디팀은 레이스의 전개를 새롭게 짜야만 했다. 선두 그룹의 순서는 2, 8, 1, 7 등으로 여전히 아우디와 푸조의 대결,

그 많은 시간 동안 엄청난 투자를 하고 정성을 들여 1년에 한 번 열리는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출전했지만 경기 시작한 지 두 세시간만에 리타이어하게 되면 그 실망감은 표현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그런 가혹한 조건을 견디는 자에게만 허용되는 공간이다.

이 상태로 하루 밤을 새고 다시 일요일 오후 세시까지 달려야 한다. 리타이어하는 쪽인 아쉽겠지만 지켜 보는 관람객들은 누가 더 강한가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오후 10까지도 날이 밝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밤은 찾아 오고 그 기나긴 시간 동안 각 팀은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 한다. 물론 그런 사투는 관람객들도 한다. 이정도 시간이 되면 관람객이 텅 빌만도 한데 여전히 들고 나는 사람드로 서키트 주변은 북적인다.

취재 기자들도 서키트 주변에 임시로 만든 숙소에서 잠시 눈을 붙이며 그 굉음 속에서 하루밤을 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필자는 숙소 문제로 인해 TGV를 타고 파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틀째 경기 결과를 기대하며….(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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