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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 24시간 2신-디젤 머신 아우디와 푸조 1, 2위로 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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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6-18 07: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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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 24시간 2신-디젤 머신 아우디와 푸조 1, 2위로 골인

지난 밤 수많은 사람들을 뒤로 하고 파리로 가는 길은 그다지 편치만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필자도 뒤가 근질거렸다. 모든 일이 원하는데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세상이기 때문이리라.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9시에 레이스 트랙에 도착하기 위해 새벽부터 서둘렀다. TGV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기다렸고 한 치의 오차없이 르망 역에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쏟아냈다. 또한 레이스 트랙에 도착하는 길도 첫날과는 달리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9시의 상황은 밤 새 안녕이라는 말이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하는 상황이었다. 두 대의 아우디와 두 대의 푸조 등 우승 후보로 꼽히는 머신 들 아우디 머신 하나가 리타이어해 모습을 감춘 것. 아우디는 어쩌면 의욕이 너무 앞선 것인지도 모른다. 첫 날 리타이어 한 3번 머신도 기계적인 이상이라기 보다는 코스에서 이탈하는 사고로 트랙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초반부터 좋은 페이스로 나가던 상황에서 좀 더 욕심을 부리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레이스가 시작된지 18시간 정도가 지난 상황에서의 순위는 아우디 R10이 선두, 그리고 푸보 908 HDi가 2, 3위, 그 뒤를 페스카롤로(Pescarolo) 두 대와 아스톤 마틴, 코베트 등이 달리고 있었다. 선두 아우디는 275랩째를 통과했고 2위 푸조는 270랩째로 다섯 바퀴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 이때까지 살아 남은 머신은 모두 37대로 맨 후미는 198랩째로 77랩의 큰 차이로 시간상으로는 두 시간 가량의 갭이다. 베스트 랩타임은 첫 날보다 더 빨라졌다. 아우디 R10의 기록이 3분 27초 729초. 하지만 후미 머신의 베스트 랩 타임은 4분 22초 687로 역시 만만치 않은 실력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참고로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출전한 머신들은 네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되어 순위를 결정한다. 그러니까 같이 달리기는 하지만 시상은 카테고리 별로 한다는 것.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물론 그룹C카에 속하는 프로토타입 머신들이 경쟁하는 LMP1, 그리고 역시 그룹 C카이지만 중량에서 9255kg이하의 LMP1보다 낮은 775kg, 엔진 실린더에 제한이 없는 LMP1에 비해 8기통으로 제한된 LMP2, 그리고 양산차를 베이스로 하는 LMGT1과 LMGT2가 있다. 이 역시 중량과 출력 등에서의 한계를 설정해 구분하고 있다.

물론 필자를 비롯하 대부분의 미디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우디와 푸조 등이 싸우는 LMP1 카테고리.

점심시간까지는 큰 변동이 없이 레이스가 진행되었다. 그러다가 1시경이 한 대 남은 아우디 R10이 페이스 다운되며 뒷 차에 추월 당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순간적으로 푸조 진영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런 푸조측의 기대와는 달리 아우디는 피트 스톱 후 드라이버를 교체하고 여전한 속도로 레이스를 진행해 나갔다.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비가 오락가락한 것은 계속 있었지만 폭우가 쏟아지자 관중석 등에서는 술렁임이 일기 시작했다. 더불어 빗길에 미끄러져 리타이어하는 차가 한 두대 생겨났다. 불과 몇 시간을 남겨 두고 공든 탑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폭우로 인해 랩 타임도 4분 40초에서 5분 50초대로 늦어졌다.

이어서 푸조 908 중 한 대인 7번이 페이스가 다운되며 뒤로 밀렸다. 결국 피트 인했고 50여분 동안 수리를 하려해 봤지만 끝내 피트 아웃하지 못하고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그때의 순위는 아우디 R10의 1번, 푸조 908의 8번, 페스카롤로의 16번 등의 순. 선두 머신이 360랩째를 돌고 있었고 2위는 6랩 늦은 354랩.

그때부터는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제부터라도 리타이어하지 말고 모두 완주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런데 그 생각과 동시에 한 대 남은 푸조 8번이 페이스가 떨어지며 피트인했다. 레이스 종료 45분이 남은 상황이었다. 중계 모니터에 비쳐진 드라이버는 거의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토요일 레이스 시작 전 프랑스 수상까지 와서 공식적으로 푸조팀을 응원하고 갔는데 여기서 멈춘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었다. 패독 안에서 윈도우에 물기를 닦는 팀원들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비는 쏟아붓는데 관중들은 자리를 뜰 줄 모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여전히 폭우는 계속되고 예상 외의 주행력을 보였던 푸조가 여기에서 꿈을 접여야 하는가 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말 다행히도 24분을 남기고 푸조 908HDi 8번이 피트 아웃했고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결국 LM GT1 카테고리에서는 아우디와 푸조가 1, 2위로 골인했고 두 대 모두 디젤엔진을 탑재한 차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남긴 레이스였다.
레이스 트랙에서 두 대의 디젤 머신은 배기음이 가솔린 머신보다 낮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고 파워 추출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그래서 어쩌면 머지 않아 포뮬러 1 그랑프리에서 디젤 머신이 등장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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