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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폭스바겐 산하에서 판매대수 두 배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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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6-24 06: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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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폭스바겐 산하에서 판매대수 두 배로 늘린다면?

포르쉐는 정통 스포츠카 브랜다. 그 점에서는 변화가 없다.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 양산차 메이커인 폭스바겐 산하 브랜드로 바뀐 것이다. 독일 기업들의 패밀리 비즈니스 관계를 이해 한다면 특별한 것이 아닐 수도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흔히 하기 좋아하는 말로 ‘자동차산업의 재편’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또 다른 실험인 것은 분명하다.

글/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다임러와 크라이슬러가 깨졌고 볼보와 사브, 재규어, 랜드로버 등도 양산 브랜드 산하에서 적응하지 못했다는 역사가 있다. 아니 양산 브랜드들의 마인드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키울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같은 독일이라고 하는 문화권에 속하기는 하지만 폭스바겐은 연간 1000만대를 바라보는 ‘만인이 원하는 차’를 만드는 메이커. 그 산하에서 연간 10만대 가량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인 포르쉐가 어떤 역할을 할지, 어떤 포지셔닝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포르쉐의 자동차 생산 및 판매를 담당하는 사업회사에 49.9%를 출자하게 된다. 그 작업은 2011년을 목표로 진행 중에 있다.

그 중 재미있는 뉴스가 포르쉐의 연간 판매를 2배로 늘릴 계획이라는 폭스바겐 그룹 CEO 마틴 빈터콘의 발언이다. 그는 2013년까지 포르쉐의 연간 판매를 15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계획에는 포르쉐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벤틀리를 인수해 1000 정도에 불과했던 연간 판매대수를 1만대(2007년) 수준으로 끌어 올린 경험이 있다. 판매를 늘리기 위해 포르쉐는 카이엔 아래급의 소형 SUV와 박스터 보다 작은 새 엔트리 모델, 그리고 파나메라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

두 브랜드에 대한 확장 전략이 같은 결과를 낳을지 현 단계에서 알 수는 없다. 다만 희소성이 마케팅 요소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BMW와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등도 1990년대 중반 60만대 수준에서 최근에는 130만대까지 증가했지만 그 가치가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포르쉐에 대한 폭스바겐의 전략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것은 오늘 시승하는 카이엔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처음 데뷔 당시 소위 포르쉐 마니아들의 ‘실망’은 대단했었다. 그러나 카이엔은 포르쉐의 수익원이 되었고 더 많은 사람들이 포르쉐를 사랑할 수 있게 하는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는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으나 크게는 고급차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이 우선이다. 소득의 증가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더불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업체의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초기 포르쉐라는 브랜드에 SUV라는 장르의 모델이 등장한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극단적인 주행성을 추구해 온 포르쉐라는 이미지와 전혀 다르다는 것 때문이었다. 거기에 세단도 아닌 차고가 높은 오프로더 개념까지 한꺼번에 소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카이엔은 SUV라고 하는 장르상의 차이 뿐 아니라 포르쉐가 만든 첫 번째 4도어이자 5인승 모델이라는 점도 기존 포르쉐의 사전에는 없었던 구성이었다. 그러면서 포지셔닝은 SUV등급 최상위를 표방하고 있다. 최상위 모델은 레인지로버보다 비싼 가격을 책정했었다. 가격으로 브랜드의 자존심을 표현한 것이다.

다른 차원에서 이야기하자면 카이엔이 기존 포르쉐 마니아들을 충족시켰을 뿐 아니라 새로운 유저층들도 끌어 들였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앞으로 갈수록 개성 강한 모델들의 판매는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하기도 한다.

카이엔의 성공은 4도어 쿠페 파나메라의 출시로 이어진다. 911의 이미지가 강한 포르쉐도 다양한 세그먼트의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 준 것이다. 그 뿐인가. 카이엔에 하이브리드 버전까지 개발하고 있을 정도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세상이 바뀌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내용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2007년 초 등장한 카이엔에 대해 필자는 2세대라고 썼다. 다른 메이커의 경우는 페이스리프트에 해당한다고 했지만 그렇게 적었다. 모델체인지의 기준은 플랫폼과 파워 트레인, 디자인 중 두 가지가 크게 바뀌면 세대를 구분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그런 것조차 정확하게 적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혼란은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 포르쉐 브랜드다.
(포르쉐 뉴 카이엔 터보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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