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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라인업 확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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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6-02 05: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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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라인업 확대 전략

‘포르쉐는 정통 스포츠카 브랜드다. 정통 스포츠카란 ‘서키트에서의 강력한 성능을 양산차로 옮겨 놓은 것이 스포츠카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는 오래됐다. 아니 그렇게들 인식하고 있다. 포르쉐의 역사도 메르세데스나 BMW 등처럼 자동차 여명기부터 시작됐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포르쉐의 역사는 다른 유럽 브랜드들에 비해 짧다.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만든 356이라는 모델부터 시작하기도 하지만 오늘날 포르쉐의 이름을 확고히 한 911이 등장한 것은 1963년으로 48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 기간은 브랜드 전체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다른 유럽 브랜드들에 비하면 짧다. 그럼에도 확고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속도’에 대한 본능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있어 속도는 다른 모든 성능을 집약한 단어다. 그만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파워트레인과 섀시, 트랜스미션, 브레이크에 이르기까지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포르쉐는 그런 점에서 유저들의 드림카로 오랜 세월 그 지위를 확고히 해 오고 있다.

그러나 극단적인 전략이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단지 그 속도만 믿다가 포르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했던 역사도 갖고 있다. 1963년 데뷔해 1973년 930시리즈, 1988년에 964 보디로 발전했으며 1993년에 4세대인 993보디까지의 911 시리즈는 일반인은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판매도 연간 1만 5,000대 전후에서 머물렀다.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것을 극복한 것이 1997년 등장한 996 보디의 5세대 911이었다. 그때까지 ‘자동차가 운전자를 선택하는’ 스포츠카라는 정책을 버리고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정통 스포츠카’로서 성격을 바꾸었고 결과는 대 히트였다. 물론 그 성공은 주 무대인 미국의 경기 호황에 힘입은 것이었고 그로 인해 포르쉐는 살아났다. 다른 한편으로는 클래식 포르쉐 마니아들에게는 불만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합리적인 차만들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대의 산물이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포르쉐는 정통 팬들의 지적을 의식해 현행 997형에서는 리어 엔진을 느낄 수 있는 차체의 프로포션, 컴팩트한 전장, 근육질적인 보디 등을 채용해 911다움을 살려내고자 했다. 물론 포르쉐의 판매대수를 극적으로 끌어 올린 것은 911이 아니라 SUV 카이엔이다. 카이엔을 출시하고 나서 연간 판매대수가 6만대까지 증가했었다. 여기에 파나메라라고 하는 4도어 모델까지 추가하면서 포르쉐는 10만대 규모의 메이커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제 더 이상 스포츠카는 다루기 어렵다는 20세기의 통념을 깬 결과라는 것이다.

포르쉐는 그런 힘을 바탕으로 2018년까지 연간 판매대수를 20만대로 책정했다. 이는 현재의 두 배에 해당된다. 포르쉐는 볼륨을 높이기 위해 소형 SUV를 내놓는 한편 새로 개발한 4기통 엔진까지 투입한다. 2010년까지만 해도 2018년 포르쉐의 연간 판매는 15만대였지만 2011년 들어 그 목표를 2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작년 포르쉐의 연간 판매는 10만대에 육박했다. 케이준과 새로 개발되는 새 엔트리 스포츠카는 포르쉐의 전체 볼륨을 견인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트리 스포츠카의 경우 골프와 함께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세 확대에 걸맞게 포르쉐는 미국과 중국에서도 생산을 고려 중이다. 포르쉐의 독일 공장은 앞서 밝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산 볼륨이 적다. 그리고 북미와 중국에서 생산하는 건 마진에도 유리하다. 특히 새 엔트리 SUV 케이준은 아우디 Q5와 함께 중국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미와 중국 생산 여부는 올해 안에 결정 날 전망이다.

포르쉐의 한국시장 판매대수 증가도 괄목할만하다. 포르쉐의 2010년 국내 판매대수는 705대로 한국 진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402대를 판매한 2009년 대비 75%센트나 증가했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550대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국내 시장의 판매를 견인한 것은 파나메라와 카이엔으로 각각 227대, 254대가 팔렸다. 사실 여러가지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수치이다. 수입차 브랜드별 1만대를 넘어선 것과 더불어 포르쉐의 급상승 또한 한국 수입차 시장의 연구 대상이다.

그러면서 떠 오르는 생각은 현대인들에게 스포츠카는 어떤 존재일까 하는 것이다. 여러가지 제약이 많다. 그렇다고 수준 낮은 혈기로 한 밤중의 질주를 하는 것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도 911을 갖고 싶은 것은 왜일까. 그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911을 사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한 가지. 이제는 굳이 특별한 드라이빙 스쿨에 가지 않아도 정통 스포츠카를 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은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오늘 타는 GTS 는 카레라 시리즈 중에서도 좀 더 하드코어로 이동했다고 하지만 그대로 누구에게나 스티어링 휠을 내 준다. 그것이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포르쉐를 탈 때 가끔 하는 말이 있다. ‘911이라는 모델은 포르쉐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이그조틱카와 양산차 사이에서 그들만의 존재감을 확실히 하면서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스포츠카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만인의 드림카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카레라 GTS는 포르쉐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바로 내가 원하던 차’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장르에 처음 접하는 이들도 큰 부담이 없이 고성능을 만끽할 수 있는 모델이다. 포르쉐의 입장에서는 쿠페 버전만이 있는 GT3의 수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모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의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끊임 없는 대화를 통해 찾아 내는 자세가 돋 보인다.
(포르쉐 911카레라GTS 카브리올레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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