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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S, 이제는 프레스티지를 주장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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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10-19 01: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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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브랜드는 등장한지 23년 동안 73만대가 팔렸다. 1989년 미국시장 전용 브랜드로 개발된 렉서스는 1998년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본국인 일본 시장에 진출하며 렉서스 브랜드 2기를 맞았다. 그동안 토요타와 모델 공유를 해 왔던 것에서 벗어나 렉서스만의 모델을 만들어 낸 것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4세대 모델인 현행 LS시리즈는 일본차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시장에서 10만 달러가 넘는 가격표를 매겼다. 현 시점에서 LS의 플래그십 600hL의 미국 내 시판 가격은 11만 2,750달러. 벤치마킹했던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는 9만 1,850달러부터 21만 900달러에 달하는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아직까지 완전히 동급으로 인정받고 있지는 않지만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판매되며 먼저 데뷔한 혼다 아큐라와 닛산의 인피니티보다 한 발 앞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시련은 있기 마련. 2009년 미국시장 대규모 리콜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토요타와 혼다, 닛산을 큰 시련에 빠트렸다. 당연히 순탄한 프리미엄의 길을 가고 있던 렉서스도 타격을 받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많은 전문가(?)들은 그동안과는 달리 일본 메이커들의 부진이 오래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디트로이트 빅3에 대한 예측이 틀렸듯이 이번에도 토요타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2012년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대수에서 토요타가 GM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토요타의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3.7% 증가한 497만 899대로 GM의 2.9% 증가한 467만대보다 30만대 가량 많았다. 토요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등의 영향으로 생산이 크게 떨어져 3위로 하락했었다. 2012년 상반기 토요타의 판매대수는 사상 최고 기록이다.

이런 상승세를 배경으로 토요타는 그룹 전체의 판매 목표를 958만대에서 1000만대로 수정했다. 태국 홍수에 따른 부품 부족으로 타격을 받은 생산이 생각보다 빨리 회복하고 올 상반기에 아시아를 중심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순조로운 판매 증가가 요인이다.

토요타는 양산 브랜드이지만 경쟁 브랜드들에 비해 시장에서 신뢰도가 훨씬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2012 인터브랜드의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리포트에서 토요타는 11위를 차지하며 자동차 회사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지켰다. 토요타의 브랜드 가치는 278억 달러로 2010년 대비 6%가 상승했다. 오늘날 글로벌 플레이어들에게 '기속가능한' 비즈니스의 가장 큰 조건은 브랜드 가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해 보이는 내용이다.

토요타는 '물건 만들기는 사람만들기' 라는 기업 이념을 렉서스의 4세대 LS시리즈를 통해 세계를 향해 공개적으로 표출하고자 했다. 현행 4세대 LS시리즈에서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일본의 장인정신’이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더해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인’ 전문가들의 빈틈없는 설계와 개발, 그리고 생산과정 개입을 강조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렉서스는 일본 진출과 함께 L-피네스(Finesse)라는 디자인 언어를 도입했다. L-Finesse는 렉서스의 라인업에 이르는 공통 디자인 언어로 첨단 리딩 에지(Leading-edge)와 정교한 finess를 양립시킨다고 하는 의미. 렉서스는 디자인도 테크놀러지도 또는 자동차가 인간에 느낌을 주는 운전감각도 이 단어를 표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4세대 LS시리즈는 바로 그런 L-Finesse의 테마를 바탕으로 그동안 숨죽이며 기다려왔던 유러피언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직접 경쟁 상대로 표방했다. 3세대까지의 LS는 프리미엄 ‘지향’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아왔고 그에 대해 토요타는 크게 대응하지 않으면서 감내해 왔다. 그런데 이제는 메르세데스와 BMW, 아우디, 재규어 등 4대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표명했었다.

순조로는 행보를 보이던 렉서스 브랜드는 리콜과 대지진 등 일련의 사태로 주춤했고 그 타격은 예상보다 컸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토요타는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고 그 결과가 스핀들 그릴로 대표되는 강한 패밀리 룩이다. GS를 시작으로 숨가쁘게 프론트 엔드의 통일을 시도하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다.

2005년 데뷔한 현행 4세대 LS는 5세대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두 번째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대신했다. 5~6 년만에 풀 체인지를 하지 않은 토요타 그룹의 첫 번째 모델이다. 이것은 최근 자동차회사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과거에는 플랫폼과 파워 트레인, 디자인 등 3대 요소를 모두 바꾸어야 풀 체인지라고 했었다. 오늘날은 세 가지가 각각 다른 모델체인지 주기를 갖는다. 대신 디자인과 프로젝트의 변화를 풀 체인지의 기준으로 삼는다. 컨셉 차원에서 혁신(Revolution)을 할 경우 차세대 모델로 간주한다는 얘기이다.

2013년형 LS 시리즈는 프론트 엔드의 대대적인 변경과 하체와 파워트레인을 개량했지만 2기 렉서스가 지향하는 방향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페이스리프트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모델의 성격은 분명 그동안의 '럭셔리'가 더 강조된 것에서 '다이나믹'을 얼굴을 통해 훨씬 강조하고 있다. 물론 렉서스 브랜드의 DNA를 손상시키지 않고자 하는 고집도 견지하고 있다.

지금 렉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길을 향해 역사를 쌓아가고 있다. 여기에 모터스포츠의 장에서 성적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토요타는 신형 LS 출시를 계기로 렉서스 히스토리북을 제작해 참가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길에서 역사도 중요한 요소다. 그 과정을 서두르지 않고 단계적으로 밟아가고 있다는 자세의 표현이다. 더불어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 중 희소성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렉서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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