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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RS5, 21세기형 양의 탈을 쓴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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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11-15 22: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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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5의 시트에 앉는 순간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다.
아! 이런 차가 있었지?!!!
세계적인 트렌드에만 골몰하다 보면 제품의 본질에 대해서 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효율성과 살아남기, 좋게 표현하면 지속가능에 대해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누가 뭐라 해도 자동차는 여전히 '달리고 돌고 멈춘다.'는 것이 본질이다. 그 본질의 표현 방법에 따라 소비자들은 선택을 달리 한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발명된 지 올 해로 126년째다. 끊임없이 그 '달리기와 돌기, 그리고 멈추기'에 대한 연구가 있었고 기술력에 따라 차별화가 이루어졌다.

문화와 환경에 따라 받아 들이는 것도 분명 다르다. 자동차의 본거지인 유럽에서도 독일과 프랑스가 다르고 이태리와 영국이 다르다. 하물며 미국과 일본이, 그리고 한국의 자동차에 대한 생각이 일치하리라고 보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아무리 달라도 '질주 본능'이라는 문구 앞에서는 대부분 같은 의견을 내놓는다. 20세기와는 또 다른 환경이지만 여전히 '초 고성능, 궁극의 스포츠카'라는 단어는 유저들의 마음을 흔든다. 그것을 해석하는 이도 다양하겠지만 적어도 자동차라는 제품에만 국한한다면 영원한 로망이다.

자동차회사들은 그런 표현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장을 알고 있다.

지난 9월 말 시작된 2012 파리모터쇼에 토요타와 닛산, 혼다, 현대자동차는 스포츠카를 전면에 내 세우거나 모터스포츠 활동 재개를 강조했다. 유럽의 소비자들은 모터스포츠에서의 승리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F1이나 WRC, WTCC 등에서 우승한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래서 자동차회사들은 모터스포츠의 장에서 그들의 실력을 과시하려 힘을 쏟는다. 유럽시장 공략에 필수조건이 모터스포츠에의 참여라는 것을 확인해 주는 대목이었다는 얘기이다.

파리모터쇼는 제네바쇼와 함께 남부 유럽에서 잘 팔리는 소형차가 주를 이룬다. 프랑크푸르트쇼에서처럼 기술적인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 시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는 얘기이다. 올 해의 쇼는 당장에 집중해야 할 모델로 무대를 도배했다는 점에서 예전과는 달랐다.

폭스바겐은 골프를, 르노는 클리오, 푸조는 208, 오펠은 아담, 스코다는 라피드, 세아트는 레온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유럽 경기의 상황을 반영한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유가의 고공 행진과 경기 악화 등으로 미국이 4기통 시장으로 바뀌었고 남부 유럽은 그보다 훨씬 작은 B세그먼트 시장으로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포르쉐는 예전과 다름없는 부스를 만들고 그들이 자랑하는 모델들을 모두 동원했다. 세상 일이 한쪽으로만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기가 악화되더라도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부를 축적한 사람도 늘어난다. 그들은 여전히 그들의 관점에서 소비를 한다. 그것이 오늘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1% 대 99%로 대변되는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문제다.

반대로 제조회사 입장에서 본다면 그들의 역량에 따라 모델 라인업을 갖추고 가능한 모든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 하지만 가격 문제가 걸림돌인 양산 브랜드들은 라인업을 끝없이 확장할 수 없다.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반대로 여전히 새로운 장르, 새로운 세그먼트의 모델을 창조한다.

아우디는 그런 면에서 M 디비전만 있는 BMW나 AMG만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와는 다르다. S가 있고 그 위에 또 RS를 라인업시키고 있는 것이다. 시장을 세분화한다는 측면에서 아우디의 라인업이 더 다양하다. 이 모든 것들은 그들이 모터스포츠의 장을 통해 쌓은 실력과 이미지가 있었기에 가능하다.

아우디의 고성능 디비전은 A5라는 베이스 모델에는 2리터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S5에는 3리터 V6수퍼차저를, RS5에는 4.2리터 V8 엔진을 탑재해 등급 구분을 하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같은 플랫폼으로 여러가지 성격의 모델을 만들어 낸다는 얘기이다. 스포츠카라 하더라도 초 고성능 모델을 원하는 유저도 있지만 패밀리카보다 한 단계 위의 스포티 드라이빙을 원하는 유저들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라인업이다. RS5는 그 중 초 고성능 모델로 포르쉐 911 카레라와 BMW M, 메르세데스 벤츠 AMG와 경쟁하는 모델이다.

고성능 스포츠카는 과거 차가 운전자를 선택했었다. 오늘날은 바뀌었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포르쉐는 물론이고 M, AMG, 그리고 RS 특히 다루기 쉬운 특성을 보인다. 아우디는 처음부터 그런 방향성을 지향해 왔다. 그것이 수요를 늘리는 지름길이다. 과거에도 양의 탈을 쓴 늑대가 있었으나 21세기형의 그것은 또 다르다. 세월은 흐르고 세상은 변한다. 그러나 '달리고 돌고 멈춘다.'는 본질은 여전히 세일즈 포인트의 상위에 있다. 그리고 모두가 좋아하지만은 않는다는 것도 진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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