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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F 타입, 포르쉐 911을 넘는 스포츠카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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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6-20 01: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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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와 랜드로버의 국제시승회는 색다른 진행 방식으로 유명하다. 우선은 전 세계의 기자들을 본사가 있는 영국 버밍햄으로 모이게 한다. 거기에서 출발해 남부 유럽의 아름다운 지역으로 간다. 이번에도 시승지인 스페인 팜플로나 공항까지 호주와 일본, 그리고 한국의 기자들이 전세기를 타고 이동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비행기 안에서는 아이패드에 차량 내용을 탑재해 이동 중 사전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더 즐거운 것은 서키트 시승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일반도로에서도 세 가지 모델을 500km 넘게 달려볼 수 있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국제시승회는 언제나 그렇듯이 그야 말로 질주 본능을 만끽할 수 있게 해 준다.

차명을 XJ, XK, XF의 연장선상이 아닌 F-타입으로 했다. 그것은 저 유명한 E-타입의 DNA를 살린 스포츠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재규어 E 타입은 1940년대 당시 스포츠카에 대한 새로운 기준의 제시로 각종 모터스포츠를 석권하면 재규어의 명성을 일거에 높여진 XK120의 후속 모델이다. XK120은 1961년부터 GT적인 성격이 농후한 E타입으로 교체되었는데 이것은 스포츠 레이싱카, D 타입의 경험을 살려 만든 것이다. 당시에 이미 직렬 6기통 DOHC 3,781cc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이 269ps/5,500rpm에 달했었다. 여기에서 재규어가 차명을 F타입으로 한 이유를 읽을 수 있다.

F 타입은 세그먼트상으로는 재규어 브랜드 내에서는 가장 작다. 하지만 재규어는 경쟁 모델을 포르쉐 911카레라와 아우디 R8, 아스톤 마틴 V8 빈티지 등을 표방하고 있다. 그저 구호에 그치지 않고 파워트레인과 섀시 등의 성능에서 그들을 능가하는 조건을 제시한다. 물론 그렇다고 유저들이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유럽 메이커들이 그렇듯이 재규어의 자부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그런 자부심 또한 필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F 타입을 통해 재규어가 XJ를 비롯해 XF, XK 등보다 한 걸음 더 스포츠카 브랜드쪽으로 좌클릭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규어측은 타협하지 않는 순수 스포츠카를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재규어의 라인업은 F 타입을 포함해 모두 네 개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왜 스포츠카를 라인업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재규어는 F타입을 통해 스포츠카 브랜드라고 하는 이미지를 재구축하기 위해 중요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재규어 브랜드의 미래가 어떤 방향성인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재규어의 프로그램 매니저 리차드 워드(Richard Ward)는 F-타입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강한 차체구조를 비롯해 이상적인 중량배분, 빠른 스티어링 기어비, 높은 제동성능, 낮은 시트 포지션, 예민한 응답성 등의 요소를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S 모델에는 액티브 이그조스트 시스템과 액티브 다이나믹 시스템, LSD, 고성능 브레이크가 추가된다. V8S에는 다시 LSD 대신 일렉트로닉 디퍼렌셜과 초고성능 브레이크가 더해진다. 그러니까 적어도 이 시대의 트렌드인 안락성이나 사용편의성 등을 전면에 내 세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크게는 다이나믹과 어쿠스틱이라는 두 축을 제시했다. 주행성에서의 다이나믹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체감할 수 있는 스포츠카다운 사운드를 살린 모델이라는 것이다. 스포츠카에 사운드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세상이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F타입의 시작은 2011년 프랑크푸르트오토쇼에 컨셉트카로 선보였던 C-X16이다. 그것이 2012년 10월 파리오토쇼에서는 F 타입이라는 차명으로 바뀌어 공식 데뷔했다. 컨셉트카 당시에는 쿠페 타입이었으나 컨버터블 모델로 했다. 자동차 역사가 오래된 유럽에서는 리트랙터블 쿠페가 유행이지만 여전히 소프트 톱 컨버터블에 대한 애착이 아주 강하다.

올 해 말 경 쿠페 모델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새로운 엔트리급 소형 세단도 개발 중이다. 이는 2012년 35만대 가까이 판매해 사상 최고를 기록한 재규어랜드로버의 성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이보크의 빅 히트에 힘입은 것이다. 이보크의 2012년 판매대수는 10만 8,598대에 달했다. 그룹 전체의 1/3에 육박하는 수치다. 스포츠카의 시장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보크만큼은 아니더라도 재규오는 F타입을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자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레인지로버와 재규어 공히 시장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랜드로버는 중국, 영국, 미국, 러시아, 이탈리아 등 5개국 판매대수가 전체의 65%에 달했다. 재규어는 영국, 미국, 중국, 독일, 러시아 등에서 전체의 71%를 팔았다. 한국시장에서도 랜드로버가 일본보다 더 많이 판매되는 등 일취월장을 거듭하고 있다.

경쟁 모델로 표방하고 있는 포르쉐 911이 보여 주었듯이 그렇다고 오늘날의 스포츠카는 다루기 어려우면 외면당한다. F타입은 분명 하나의 모델인데 세 가지 성격을 보여 주고 있다. 기본형은 굳이 비교하지만 BMW Z4나 911보다는 포르쉐 박스터 쪽에 가까운 거동과 주행성을 보여 준다. 하지만 두 개의 S버전은 911 카레라와 붙어 보고 싶은 성격을 보여 주었다.

스페인 북부 지역에서의 시승 내내 도로에서 만난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많은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호감을 표현했다. 그만큼 F타입의 스타일링 디자인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만 레인지로버 이보크처럼 생산량이 많지 않아 전체 판매대수를 크게 끌어 올릴 수는 없을 것이다. 연간 1만 8,000대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야기는 역으로 F타입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희소성을 보장해 준다는 말도 된다. 아무나 탈 수 없는 차라는 얘기이다.

재규어는 지금 포르쉐와 정면 대결을 통해 그들의 입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 첨병이 F타입이다. 지켜 보는 입장에서는 이런 싸움이 즐겁기만 하다. 누가 이기든 관중들의 흥미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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