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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보여 주는 프리미엄 마케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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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9-17 00: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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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보여 주는 프리미엄 마케팅의 힘

세상은 저절로 변하지 않는다. 누군가 바꾼다. 우리는 그들을 선구자라고 한다. 선구자는 언제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의 변화를 리드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예나 지금이나 그런 혁신성(Revolution)을 높이 평가한다. 혁신적이라는 것은 독창성(Identity)이 강하다는 얘기이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나만의 개성이 있다는 얘기이다. 자동차에서는 그것이 성능(Performance)일 수도 있고 디자인(Design)일 수도 있다. 함부로 따라 올 수 없어야 한다. 그것은 희소성(Scarcity)과도 직결되는 내용이다.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노하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것을 전통(Heritage)라고 표현한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21세기 들어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스마트폰의 등장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것은 사실이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바꾼 것이다. 그는 단지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는데 그치지 않았다. 자동차 산업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다른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 프리미엄 마케팅(Premium Marketing)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 폰으로 통신회사들의 독점을 타파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접근과 공유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기계의 발명에 그친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구조를 바꾼 것이다. 그것이 프리미엄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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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는 적어도 위의 이론에 부합한 행보를 하고 있다. 911이라는 컨셉을 설정한 이후 오랜 세월 동안 그들만의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독창성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희소성이라고 하는 조건에도 충분히 부합한다. 포르쉐 브랜드 로얄리스트들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고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에게 경외의 대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포르쉐의 프리미엄 마케팅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1990년대 초 포르쉐의 연간 판매대수는 1만 5,000대 가량에 불과했었다. 경영 위기에 처했을 정도였다. 그들은 21세기의 스포츠카의 정의를 새롭게 하고 제품 라인업 전략을 바꾸었다. 996형 911부터 자동변속기를 도입하는 등 연성화를 시작했다. GT카로서의 성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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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를 살린 가장 극적인 행보는 스포츠카 메이커의 SUV 카이엔의 출시였다. 세간의 비판과는 달리 카이엔은 포르쉐를 살려냈다. 2003년 데뷔 이래 누계 판매대수 50만대를 기록하며 역대 포르쉐 중 가장 잘 팔리는 모델로 자리잡았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포르쉐라는 브랜드를 배경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인 포르쉐를 만들어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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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맥락의 두 번째 작품이 4도어 세단 파나메라다. 이 역시 리어 엔진 뒷바퀴 굴림방식이라는 레이아웃을 근간으로 하는 스포츠카의 상식과는 괴리가 있는 모델이다. 포르쉐는 파나메라를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의 상해 파이낸셜 센터 94층까지 끌어 올려 발표회를 가지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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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프리미엄 마케팅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물론 911이라는 핵심 모델과 그것을 받쳐 주는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1996년 데뷔한 박스터와 2005년 출시된 카이맨이 그것이다. 박스터는 마쓰다 미아타 MX-5 부터 시작된 2인승 경량 로드스터의 바람을 타고 등장했다. 그리고 그 박스터가 2세대로 진화한 후 1년만에 쿠페형 카이맨이 등장했다. 911로 가기 전 엔트리카의 역할을 담당하는 모델들이다. 전체 라인업의 수는 양산 모델들에 비해서는 크게 부족하지만 존재감에서는 그 어느 브랜드 못지 않다. 대당 판매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이 포르쉐다.

포르쉐는 2013년 1월부터 6월까지의 상반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한 총 8만 1,500대를 판매했다. 2012년 글로벌 판매 대수는 2011년 대비 22% 증가한 14만 3,096대였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와 함께 총 매출액도 139억 유로로 27%, 순익은 24억 4천만 유로로 19%가 증가했다. 종업원 수도 1만 7,052명으로 역대 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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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역시 카이엔이며 대부분 모델의 판매가 상승했다. 2012년 911의 판매 대수는 2만 6,203대(48%), 박스터/카이맨은 2만 9,253대(4.1%), 카이엔은 7만 7,822대(30%), 파나메라는 2만 7,331대(-3.1%)였다. 그리고 작년에는 전체 생산도 15만 1,999대로 18.9%나 증가했다.

포르쉐의 가장 큰 시장은 아직까지 북미다. 2012년 북미 판매는 34% 늘어난 3만 9,192대, 중국은 3만 3,590대로 32%가 늘어났다. 독일을 제외한 유럽 내 판매는 8% 증가한 3만 1,094대였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위세를 활용해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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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는 2018년까지 4개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새 엔트리 SUV 마칸과 918 스파이더 등이 포함돼 있다. 새 스포츠카의 양산이 확정될 경우 새로 개발되는 MMB 플랫폼을 공유하게 된다. 또 다른 스포츠카와 파나메라 아래급의 세단은 아직 양산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메라 아래급 세단의 코드네임은 페이준이며 현재로서는 양산될 가능성이 높다. 양산될 경우 독일 브랜드의 중형급과 경쟁하게 된다. 이와 함께 2015년 이후에는 새로 개발되는 4기통 터보 엔진도 나온다. 6년 내로 판매대수를 현재보다 두 배로 늘리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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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봄 7세대 911에 대해 GT카적인 성격이 더 강해졌다고 했었다. 상대적으로 카이맨은 오히려 좌클릭한 느낌이 강하다. 순수 스포츠카쪽으로 반걸음 이동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911과의 차별화를 위한 전략일 수 있고 엔트리 스포츠 모델에 대한 이미지 전략일 수도 있다. 다른 표현으로 하면 포르쉐의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911의 오너에게 자존감을 주면서 엔트리 스포츠카로 관심이 많은 오너층을 끌어 들이고자 함이다.

포르쉐는 그냥 포르쉐일 뿐인데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이렇게 다양하고 세분화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역량이다. 그래서 우리는 열광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면서 애증의 관계를 키워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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