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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마칸, 0.25%의 힘을 보여 주는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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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4-08 0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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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
2013년 전 세계 시장에서 포르쉐의 점유율이다. 그야 말로 미미한 수치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포르쉐를 드림카로 꼽으며 언젠가는 손에 넣고 말겠다는 꿈을 꾼다. 그것은 브랜드가 주는 가치 때문이다. 성능은 이미 입증됐다. 탄탄하게 구축된 아성은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하게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

포르쉐는 무엇으로 그런 이미지를 쌓았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속도다. 포르쉐는 빨라야 한다. 어떤 모델을 만들든지 동급에서 가장 빠른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918스파이더의 뉘르부르크링 북코스 7분 벽 돌파도 그런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속도는 단지 계기판의 수치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 속도를 내기 위한 제반 조건에서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더불어 '달리고 돌고 멈춘다.'는 기본 조건을 최상의 상태에서 만족시켜야 한다. 그러면서 소비자에게 감동(Emotion)을 주어야 한다. 포르쉐는 그 달리기 성능만으로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브랜드 가치로도 유저들에게 특별함을 제공한다. 연간 전 세계 판매 16만대 수준인 포르쉐는 어떤 모델이든지 여전히 소유하는 것 자체가 기쁨이다.

그래서 마칸의 등장에 대해 글로벌 미디어들은 다양한 문구들을 쏟아냈다.
"또 하나의 포르쉐가 온다."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포르쉐는 포르쉐다."
"새로운 SUV 마칸은 21세기 카마니아들을 위한 또 하나의 선택지다."
"'속도'를 브랜드 이미지로 하는 포르쉐는 어떤 형태의 모델을 만들어도 그들의 DNA를 양보하지 않는다."

마칸은 인도네시아어로 호랑이를 뜻한다.
마칸에 대해 포르쉐는 “포르쉐 스포츠카의 요소와 장점을 모두 담은 진정한 포르쉐가 될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에 포르쉐를 접한 사람들에게는 생소할지 모르지만 카이엔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호사가들은 정통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SUV가 왠말이냐고 했었다. 그런 카이엔의 누적 판매 대수가 2013년 6월 말 50만대를 넘었다. 카이엔은 2013년 한 해에만 8만 4,000대 이상이 팔려 지금은 포르쉐 전체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역대 포르쉐 모델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차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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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어 모델만 만들었던 포르쉐의 라인업은 이제 주력 모델인 911시리즈와 복스터, 카이맨을 비롯해 4도어 파나메라, 5도어 카이엔에 이어 여섯 번째 모델 마칸까지 확대됐다. 라인업 확대는 당연히 판매 증대로 이어진다. 물론 파나메라의 하위 모델도 개발 중에 있다.

포르쉐의 2013년 글로벌 판매대수는 2012년보다 14.9% 증가한 16만 2,145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점유율은 모두에서 언급했듯이 0.25%에 불과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포르쉐를 원한다. 아무나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굳이 드림카로 꼽지 않을 것이다.

포르쉐의 판매 증가는 프리미엄 마인드를 바탕으로 한 효과적인 라인업 전략의 결과이기도 하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유저들이 원하는 바를 꿰뚫었다는 얘기이다. 911이 993에서 996으로 바뀔 때 자동변속기를 채용한 것과 SUV 카이엔과 첫 4도어 쿠페 파나메라의 투입 등을 말하는 것이다. 거기에 각 시리즈의 베이스 모델과 터보, 터보 S의 절묘한 조화와 진보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유저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마칸이 속한 프리미엄 컴팩트 SUV 시장은 2007년 46만여대에서 2013년 132만여대로 185% 가량 증가했다. 2024년까지는 연 평균 3.4%씩 증가해 2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 침투에 있어 중요한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 중 하나인 희소성에서의 메리트를 살리면서 판매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재규어 랜드로버와 마찬가지로 포르쉐의 연간 판매대수는 적다. 그것이 선택받은 느낌을 원하는 프리미엄 유저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카이엔의 인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한 것도 그런 희소성 전략의 일환이다. 혹자는 카이엔과의 판매간섭을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나만의 포르쉐를 원하는 유저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를 더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카이엔 등의 사용자는 90%가 다른 브랜드에서 넘어왔다고 한다. 마칸은 그것을 좀 더 가속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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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의 희소성은 모델 전략에서도 잘 나타난다. 새로 등장한 마칸의 경우 기본 모델을 기준으로 세부 사항은 사용자들이 원하는데로 맞춤 생산을 한다. '지금까지 있어왔던 소위 말하는 '한국 사양'은 마칸에는 없다. 기본 모델을 바탕으로 수많은 옵션을 소비자가 원하는데로 선택해 '나만의 포르쉐'를 제공한다. 그것이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희소성 전략이다. 역으로 말하면 그런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국사양을 찾는 유저는 포르쉐를 오해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마칸의 시작은 2010년 카준(CA-JUN)이라고 하는 프로젝트다. 카이엔의 다운사이징이기도 하다. 프로젝트명은 Cayenne 과 Junior를 합한 것이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 파나메라의 다운사이징 계획은 PA-JUN이라고 부르고 있다.

포르쉐는 5억 유로를 투자해 기존 조립 공장에 차체와 도장 공정을 추가로 건설했다. 연간 5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용량이다. 2018년 연간 20만대 판매 목표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한다.
잘 알다시피 포르쉐의 공장에는 프레스 공정이 없다. 규모가 적기 때문에 외주를 통해 공급받는다. 슈투트가르트는 물론이고 라이프치히 공장에도 프레스 공장은 없다.

마칸은 말 그대로 '또 하나의 포르쉐'다. 카이엔보다 낮은 시트 포지션과 낮은 무게 중심고가 주는 안정감이 그런 말을 가능하게 한다. 정확한 중량 배분과 토크 배분, 그리고 각종 포르쉐가 숙성시켜 온 적극적 안전장비가 '달리는 포르쉐'를 즐기기에 충분한 조건을 제공한다. 다만 교묘한 서스펜션 세팅에 의해 조금은 '만만한' 포르쉐로 느껴지는 점이 인상적이다. 누구라도 의지만 있으면 마칸은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충실히 반응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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