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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미니는 미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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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4-10 18: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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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미니 3세대 모델이 상륙했다. 2013년 한국시장에서 6,300대, 글로벌 판매 30만대 돌파라는 기록은 메이저 브랜드들의 입장에서 보면 크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영국에서만 인기가 높던 모델을 BMW가 프리미엄 소형차로 만들어 지금은 공급 물량이 부족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무엇이 미니를 이처럼 가치있는 모델로 만들었을까?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위 타이틀은 1세대 모델이 한국에 상륙했던 2006년의 칼럼에서 사용했던 것이다. 그때는 미니라는 모델의 런칭 전략 등 순전히 마케팅 측면에서 그렇게 얘기했었다. 3세대에서는 그런 의미에 더해 차체도 커졌다는 점까지 포함하고 있다.

BMW 미니는 자동차산업에서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 주는 모델이다. 미국시장에서 BMW는 지금의 미니를 만들어 내기 전부터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이미지 구축작업을 했다. 제품이 나오기 전인데도 새로운 분위기를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 작업 등 정말 지극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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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설정한 타겟 마켓의 특성을 철저히 조사해 그에 걸 맞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 공략을 했다. 한국시장에서도 미니의 마케팅은 통상적인 수입차 브랜드들과는 다르다.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미니 세대’를 구성하는 작업을 해 왔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실질적인 수요자들에게는 여전히 높은 반응을 얻고 있고 그것은 판매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데뷔 첫 해인 2001년 2만 4,980대가 판매됐고 이듬해인 2002년에는 14만 4,119대로 10만대 돌파, 2005년에는 20만 428대로 20만대 돌파, 그리고 2013년에 30만대를 돌파했다. 모델 개발 당시 연간 10만대 수준을 예상했던 것의 세 배를 넘는 기록이다. 40년 가까이 530여만대를 판매한 오리지널 미니와도 대비되는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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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브랜드다. 영국의 자존심 미니를 독일의 BMW가 새로 만든다고 했을 때 프리미엄 럭셔리 메이커인 BMW와 소형 대중차인 미니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 대해 반신반의했었다. 처음 데뷔했을 당시 미국시장에서 신차 가격보다 중고차가 더 비싸게 팔릴 때도 통상적인 레트로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일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1997년 프로토 타입을 선보인 이래 4년 만에 시장에 나온 미니는 그때까지의 통념을 완전히 뒤엎은 새로운 장르의 모델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왔다.

BMW는 미니를 프리미엄 소형차라고 한다. 소형차면 그냥 소형차이지 프리미엄은 무슨 말인가? BMW는 미니를 BMW의 브랜드에 걸 맞는 프리미엄 모델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BMW가 1993년 인수했던 로버를 벤처사에게, 랜드로버는 포드에게 넘기면서도 미니만은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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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의 미니를 출시하기 전까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이미지 구축작업을 했다. 차가 없는데도 새로운 분위기를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 작업 등 정말 지극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것도 통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레트로 모델을 디지털 세대와 접목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며 ‘작은 고급차’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많은 힘을 들였다. 그래서 BMW와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워왔다.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 차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판매대수의 폭증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초기 신차효과로 반짝하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이변을 연출해 냈다. BMW는 당초 연간 10만대의 미니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나 데뷔 2년이 지난 2004년에만 18만 9,492대를 생산했었다.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일어났던 것이다. 그래서 BMW는 미니의 생산 용량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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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형차이면서도 카 마니아들에게까지 최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도 라이센스로 발간되고 있는 영국의 자동차잡지 ‘카’에서 자동차 전문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The Car 100‘을 선정했는데 1세대 미니 쿠퍼S가 포르쉐 911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다. 다음으로 페라리 엔초를 비롯해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파가니 존다, 페라리 360모데나 등 소위 수퍼 스포츠카들이 줄줄이 그 뒤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 더 주목을 끄는 것은 모델 라인업을 10개까지 늘린다는 점이다. 현재는 베이스 모델 해치백을 비롯해 컨버터블, 클럽맨, 컨트리맨, 쿠페, 로드스터, 페이스맨까지 7개가 있다. 모델별로 따지면 그렇지만 원과 쿠퍼, 쿠퍼S, JCW 등 그레이드 구분까지 샘하면 훨씬 많다. 여기에 12가지가 넘는 차체와 인테리어 컬러, 휠 등 세부적인 것까지 하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진다. 해치백만 생산했을 때도 공장에서 똑 같은 모델은 1만 5,000대 당 하나꼴이라고 했었다. 희소성을 그렇게 충족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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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들여다 보면 31개의 라인업에 49개의 베리에이션(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에 달하고 있다. 13년만에 이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BMW 조차도 이 정도의 라인업은 처음부터 상정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아키텍처 기술의 발전으로 어떤 모델도 개발이 가능한 것이 오늘날의 추세다. 브랜드가 성공하면 그 힘을 바탕으로 다양한 세그먼트와 장르를 추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700~1,000만대에 달하는 양산 브랜드들의 라인업 상황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뚜렷할 것이다.

소비자가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무엇보다 그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기준은 시각에 따라 다를 것이다. 자동차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을 성능과 헤리티지, 희소성, 독창성, 혁신성, 그리고 프리미엄 마케팅을 꼽는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그런 제품일 살릴 수 있는 그 사회의 문화와 환경이 더 우선이 아닐까 한다. 미니가 미국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에 대해 '영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BMW는 답했었다. 다시 말해 영국에서 생산되지만 품질과 신뢰성, 성능 등으로 명성 높은 독일 BMW의 엔지니어들에 의해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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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미니에 대해서는 뉴 오리지널(New Original)이라는 표현을 들고 나왔다. 스타일링 익스테리어는 미니 디자인 아이콘인 환형 헤드램프, 헥사고날 그릴, 크롬 부품 등의 요소를 살리면서 현대풍으로 해석했다는 얘기이다. 포르쉐 911처럼 기본은 살리면서 디테일의 변화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휠 베이스가 28mm 늘어난 것보다 전장이 그 세 배나 되는 98mm 길어졌지만 그렇다고 네 바퀴가 차체 모서리에 한 껏 치우쳐 있는 프로포션은 달라지지 않았다. 분명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각적으로 뚜렷하지는 않다.

인테리어도 그런 컨셉은 마찬가지이다. 센터 페시아에 커다란 원형 디스플레이가 있는 것은 그대로이지만 기능에서 변화를 주었다. 커넥티비티를 좀 더 확대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하면서 속도계는 스티어링 휠 뒤로 옮겼다. 처음에는 센터페시아쪽에 여러가지 측면에서 더 좋다고 했었다. 21세기 진입을 전후 해 시인성 등의 이유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이론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크게 보면 변화를 위한 변화다. 그럼에도 스티어링 휠을 놓고 싶지 않은 미니만의 어필성은 그대로다. 차체가 커졌다는 것은 실내에서 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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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는 그런 차다.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차이면서 자동차에 미친 마니아들까지도 갖고 싶어 하는 모델인 것이다.

부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모델을 우리의 도로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소유와는 상관없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이것이 브랜드 파워다. 우리가 왜 그처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모델인 것이다.

미니의 평균 연령층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했다. 국내의 경향을 보면 20~30대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3세대 미니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장년층들도 충분히 소화할만한 내용과 주행성을 갖추고 있다. 더 큰 미니를 원한다면 클럽맨이나 페이스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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