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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디트로이트 6신- 프리미엄 전쟁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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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1-14 06: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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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해할 수 없는 일 천지이지만 제품 가격에 대한 것도 그 중 하나다. 미국 자동차가격 사이트 오토바이텔 기준으로 2014년 프리미엄 판매 1위 BMW의 760은 14만 1,200달러, 메르세데스 벤츠 SLS AMG블랙시리즈는 27만 5,000달러다. 한화로 얼추 30억원 가량이다. 그것만으로도 '억'소리가 난다. 그런데 스위스 파텍필립과 독일 랑에운트쇠네의 손목시계의 가격이 10억원 가량이다. 이 두 제품의 가격을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2015디트로이트오토쇼 프레스데이에서 보여준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경기불황과는 전혀 상관없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마이웨이를 외쳤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적어도 1960년대까지 산업적 측면에서 자동차는 미국의 것이었다. 전 세계 자동차의 80% 이상이 미국산이었다. 미국은 포드가 대량 생산체제로 일반인들도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게 했고 GM은 '모든 지갑과 목적에 맞는 차'를 표방해 그야말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제국을 구축했었다. 그래서 독일이 발명한 내연기관차는 미국에 의해 산업화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한다.

세상은 영원한 것이 없는 법.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으로 기름 덜 먹는 중소형 수요 증가에 힘입어 일본차가 급부상을 했다. 1980년 일본은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대국에 올랐다. 일본 메이커들은 "판매하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논리를 만들어 자동차의 세계화를 구축했다. 그 결과 미국은 다시 1993년 자동차 생산 대국 1위에 올랐다. 그것은 미국에서 생산한 일본차로 인한 것이었다.

희소성을 내세운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 구축한 독일 브랜드들

미국과 일본이 자동차산업을 두고 전쟁을 벌이자 돈되는 산업이라는 것을 감지한 독일 메이커들은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했다. 프리미엄화가 그것이다. 1990년대 초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등의 연간 생산대수는 50만대가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술력을 앞세우고 희소성을 강조하며 독일 브랜드들은 고가 전략을 구사했고 그것은 부의 증가와 함께 럭셔리 상품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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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메르세데스 벤츠는 C, E, S클래스, BMW는 3, 5, 7시리즈, 아우디는 80, 100, 200 등 세 차종 밖에 없었다. 그래서 20세기 말 연간 판매대수는 60만대 전후에 불과했다.

그들의 세 확장이 시작된 것은 장르와 세그먼트 확대 전략이 먹히면서 부터였다. 1989년 마쓰다 미아타 MX-5에서 영감을 얻어 메르세데스 벤츠가 1994년에 SLK를, BMW는 Z3, 아우디는 TT를 차례로 내놓으며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1997년 프리미엄 SUV를 표방하며 M클래스를 내놓았고 그에 자극받은 BMW는 2000년에 X5를 시작으로 SUV의 라인업 확대에 나었다. 아우디도 대형 SUV Q7을 미국시장을 타겟마켓으로 출시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BMW가 X5에 이어 X3, X1 등 홀수명 SUV를 라인업했다. 세간의 우려와 달리 그들은 판매간섭보다는 시장을 넓히며 브랜드 판매대수를 늘리는데 기여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M클래스에 이어 GL, GLK 등으로 다양화했고 아우디도 Q5, Q3에 이어 최근에는 Q1까지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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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라인업 확대는 세단에까지 이어졌다. 양산 메이커들의 주전장인, 유럽 기준 C세그먼트를 시작으로 이제는 B세그먼트까지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래서 BMW는 1, 2, 3, 4, 5, 6, 7시리즈까지 모든 숫자를 채웠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A, B, C, E, S, 아우디는 A1, A2, A3, A4, A5, A6, A7, A8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단지 숫자상 라인업, 즉 세그먼트만 확대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 구축에도 끝이 없다. 2인승 소형 경량 로드스터를 시작으로 수퍼카에 이르기까지 스포츠카 라인업은 물론이고 CLS, 그란쿠페, 슈팅 브레이크 등 다양한 내용의 모델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 뿐 아니라 하나의 모델에 100개에 가까운 트림을 갖추어 시장을 세분화하며 공략하고 있다. 거기에 고성능 디비전 M, AMG, RS 등을 별도로 운영하며 더 비싼 고성능차를 만들고 있다.

이는 소품종 소량 생산을 희소성을 강조했던 20세기 프리미엄의 조건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희소성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제는 세 브랜드 모두 연간 판매대수 200만대를 코 앞에 두고 있을 정도로 흔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그들의 성장세는 멈출 줄을 모른다.

20세기 자동차회사들은 소품종 다량 생산을 생명으로 했었다. 소위 말하는 국화빵 산업이었다. 그러던 것이 21세기 들어 양상이 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전략이 당연하게 되었고 양산 브랜드들은 여전히 소품종 다량 생산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플랫폼 공유화 기술을 개발해 비용울 저감하면서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21세기형 소품종 다량 생산을 구현해 냈다. 폭스바겐그룹은 세 개의 플랫폼으로 연간 750만대를, 현대기아차는 6개의 플랫폼으로 800만대를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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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 트럭과 SUV 등이 많은 미국 메이커들은 양산 브랜드이지만 조금은 다르다. GM의 경우 여전히 14~18개 가량의 플랫폼이 있고 일본 내 60개의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토요타는 26개에 이른다. 하지만 GM도 4개로, 토요타도 PNGA라는 새로운 플랫폼 전략을 수행하고 있어 머지 않아 같은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현재 4개의 플랫폼을 2개로, BMW는 앞바퀴와 뒷바퀴 플랫폼 각각 하나씩으로 정리하고 있다. 볼보의 경우는 SPA라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든 모델을 만들 방침이다.

그 힘을 바탕으로 재규어 랜드로버를 포함한 이들 유럽 브랜드들은 미국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하고 있다.

BMW라인업
세단 - 1, 2, 3, 4, 5, 6, 7
SUV - X1, X3, X4, X5, X6, X7(중국전용)
스포츠카 - Z4,
M 디비전

메르세데스 벤츠 라인업
세단 - A, B, C, E, S
4도어 쿠페 - CLA, CLS
SUV - GLA, GLC, GLE, GLS(차명 변경 중)
로드스터-SLK, SL
AMG 디비전

아우디 라인업
세단 - A1, A2, A3, A4, A5, A6, A7, A8, TT
SUV - Q3, Q5, Q7
스포츠카 - R8
S/RS디비전

물론 이 차명만으로도 부족하다. 왜건형과 쿠페, 컨버터블등이 시리즈에 따라 추가되어 있고 모델별 트림이 적게는 50개에서 많게는 100개에 달하기 때문에 실제로 모델 수는 양산 브랜드들과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2014년 글로벌 판매대수
BMW - 181만대(10% 증가)
아우디 - 174만대(10.5% 증가)
메르세데스 벤츠 - 165만대(12.9% 증가)


미국의 돈 냄새를 먼저 감지한 것은 일본 메이커였다.

많은 사람들이 1% 대 90%, 혹은 10% 대 90%라고 하는 양극화 현상을 이야기한다. 부의 창조와 부의 분배라는 인류의 역사가 반복되면서 지금 또 다시 양극화가 극에 달했다.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이라는 책을 통해 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쑹훙빙은 화폐전쟁5를 통해 1971년 금본위제 폐지 이후 근거없이 찍어 대는 달러로 인해 수소폭탄급의 금융위기가 눈앞에 와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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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달러 찍어내기가 사람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70억 인구의 약 1%만 차를 구입한다고 해도 7,000만대에 달한다. 2013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대수는 8,340만대였다. 그 중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600만대 가량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여전히 럭셔리카의 판매는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돈 냄새를 먼저 맡은 것이 일본 메이커들이었다. 1986년 혼다는 아쿠라를, 1989년 토요타와 닛산은 렉서스와 인피니티를 각각 미국시장에 출시해 럭셔리카 전쟁에 불을 붙였다. 그 중에서 렉서스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1년 동안 미국 고급차 시장 판매 1위를 지켰다.

그러던 것이 2009년 토요타 리콜 사태 등을 계기로 떨어져 아직까지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참고로 2014년에 미국시장 럭셔리카 판매는 BMW가 33만 9,738대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메르세데스 벤츠가 33만 391대, 렉서스가 31만 1,389대 순이었다. 아우디도 처음으로 캐딜락보다 많은 18만 2,011대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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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는 글로벌 판매가 가장 많았던 2007년의 51만 8,200대를 2013년에 돌파했고 2014년 실적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는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최근 모터스포츠를 동원하고 있다. 이번에는 GS-F를 선보였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경쟁을 위해서는 주행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에 비해 인피니티는 시로 나카무라가 끝없이 감성을 주제로 하는 그들의 디자인을 발전시키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실루엣과 면, 선 등 디테일을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이제는 인피티니만의 컬러가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2014년 미국시장 럭셔리 브랜드 판매대수
1.BMW 33만 9,738대
2.메르세데스 벤츠 33만 391대
3.렉서스 31만 1,389대
4.캐딜락 17만 750대
5.아쿠라 16만 7,843대
6.인피니티 11만 7,330대
7.링컨 9만 4,474대
8.볼보 5만 6,366대
9.랜드로버 5만 1,465대
10.재규어 1만 5,773대


렉서스 라인업
세단 - CT, IS, ES, GS, LS
SUV - NX, RX, GX, LX
스포츠카 - IS-F, GS-F

인피니티 라인업
세단 - Q40, Q50, Q60, Q70
SUV - QX50, QX60, QX70, QX80
스포츠카 -

돈많은 중국시장으로 캐딜락과 링컨도 뛰어 들었다.

미국시장의 성장세도 빠르지만 중국에는 미치지 못한다. 중국 럭셔리 시장의 왕은 아우디다. 아우디의 2014년 1~7월 중국 판매 대수가 31만 6,900대로 집계됐다. 2013년 동기 대비 17.4%가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BMW는 26만 1,900대로 21.8%, 메르세데스는 11만 7,400대로 33.5%가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는 올해 7월까지 16개월 연속으로 판매가 상승하고 있다. 아우디는 2014년 목표를 45만대를 책정했었으며 2015년에는 50만대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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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의 부자가 가장 선호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메르세데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 오너의 자산이 1,130만 위안(약 20억원)로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는 HRI(Hurun Research Institute)가 10개 대도시의 고급차 오너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오너의 자산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1,130만 위안의 메르세데스, 가장 낮은 브랜드는 64만 4,000위안의 인피니티였다. 그리고 고급차 오너의 평균 연령은 33.5세, 가구당 수입은 98만 4,000위안(12만 8,367유로)로 나타났다. 맥킨지 & Co.는 2016년이 되면 중국이 고급차 판매에서도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자동차가 아니라 돈이 종교다. 그들의 부의 수준은 3억 인구의 미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돈 많은 시장에 미국 브랜드들도 뛰어 들었다. 캐딜락과 링컨이다. 두 브랜드는 역사에 비해 독일과 일본 럭셔리 브랜드보다 글로벌 위상이 크지 않다. 두 브랜드 모두 약 20개국에서 판매되고 판매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이고 두 번째가 중국이다. 앞으로 전 세계 럭셔리카 50%가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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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은 2001년 데뷔한 CTS를 필두로 중국시장 공략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2015디트로이트오토쇼를 통해 발표한 CTS-V는 5.0리터 V8 수파처 640마력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0-60mph 3.7초 최고속도 320km/h라는 가공할 수치를 자랑한다.

캐딜락은 아예 공개적으로 BMW의 4.4리터 트윈터보 V8, 메르세데스 벤츠의 5.5리터 V8 바이터보다 절대 수치에서 우위라는 점을 수치로 보여 주며 공격성을 내 비쳤다. Art & Science라는 디자인 컨셉의 CTS는 그렇지 않아도 직선 이미지가 강한데 CTS-V를 통해 더 직접적으로 독일 프리미엄들을 능가하는 성능임을 주장했다.

GM의 입장에서는 연간 판매 120만대 가량에서 92만대가 중국에서 판매되는 뷰익 브랜드가 캐딜락의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 볼 일이다.

캐딜락의 2014년 글로벌 판매대수는 26만 4,000대였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는 47%나 증가하며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캐딜락이 중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뷰익에 이어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를 위해 캐딜락은 앞으로 4년 동안 120억 달러를 투자해 8개의 뉴 모델을 쏟아낸다.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캐딜락 라인업
세단 - ATS, CTS, XTS, ELR
SUV - SRX, Escalade

링컨 라인업
세단 - MKS, MKZ
SUV - MKC, MKT, MKX, Navig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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