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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디트로이트 7신 - 픽업 트럭 전쟁 다시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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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1-14 06: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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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트럭의 나라다. 금융위기 전 미국시장 전성기의 판매비율을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2005년 쉐보레는 265만 1,124대를, 포드는 263만 4,041대를 미국시장에 판매했다. 그런데 승용차에 국한했을 경우 시보레는 89만 9,116대, 포드는 74만 2,423대를 판매했으며 트럭은 포드가 189만 1,618대를, 쉐보레가 175만 2,009대를 각각 판매했다. 트럭 판매대수가 승용차의 두 배를 넘는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트럭은 라이트 트럭으로 SUV를 포함한다. 최근 다운사이징의 흐름속에서 픽업 트럭보다는 컴팩트 SUV가 판매 증가를 견인하고 있지만 픽업 트럭에 거는 기대가 여전하다는 것을 2015디트로이트쇼는 보여 주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미국인들에게 픽업 트럭은 그냥 운송 수단이 아니다. 프론티어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탈것으로 문화 속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자유를 표방하는 그들의 정신을 내 세워 자동차를 하나의 종교로 만들었던 미국의 문화에서 픽업 트럭은 미식 축구만큼이나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미국적 존재다. 다운사이징으로 컴팩트 SUV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V형 8기통 엔진 사운드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농업인구가 많다는 이유도 있지만 도시에서도 직장인들이 넥타이를 매고 픽업을 모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여성들도 픽업 트럭으로 일상을 즐기는 것이 미국이다. 백화점에 가면 대형 상품을 무료로 배달해 주지 않는 문화도 라이트 트럭의 수요를 뒷받침한다. 그래서 견인력과 적재용량, 토크 등이 세일즈 포인트다. 다른 측면에서는 남성성이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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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실버라도와 포드 F-150의 경우 2만 5,000 달러에서 5만 5,000달러선의 가격대로 팔린다. 100달러짜리 중고차부터 시작하는 미국에서 이는 아주 비싼 차에 속한다. 그래서 픽업 트럭을 끄는 사람은 경제적으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인정받는다.

정리되고 깨끗한 것만을 원하는 한국의 초식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픽업 트럭은 미국 메이커들이 글로벌화에 뒤졌으면서도 높은 수익성을 올리게 해 주는 효자 품목이다. 미국시장 전체 판매대수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픽업트럭 판매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05년이었다. 기준 포드 F시리즈는 93만 9,511대가 판매되었고 쉐보레 실버라도는 70만 5,980대가 판매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2009년에는 포드 F시리즈가 41만 3,625대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었다. 쉐보레 실버라도 31만 6,544대로 곤두박질쳤다. 램이 분리되기 전 닷지 판매도 36만대를 가까스로 넘길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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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이 계곡이 있으면 능선도 있다. 시장은 다시 살아났고 2014년에 포드는 75만 3,851대, 실버라도는 52만 9,755대를 판매했다. 아직까지 전성기는 아니지만 회복세인 것은 분명하다. 석유가격 인하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1년 전 갤런당 4달러에 육박했던 가솔린 가격이 지금은 레귤러가 1달러 80센트 전후로 형성되어 있다.

2014년 미국시장 라이트 비클 판매 순위(2013년)(2012년)
1. 포드 F시리즈 75만 3,851대(76만 3,402대)(64만 5,316대)
2. 쉐보레 실버라도 52만 9.755대(48만 414대)(41만 8,312대)
3. 닷지 램 43만 9,789대(35만 5,673대)(29만 3,363대)
4. 혼다 CR-V 33만 5,019대(30만 3,904대)(28만 1,652대)
5. 포드 이스케이프 30만 6,212대(29만 5,993대)(26만 1,008대)
6. 토요타 RAV4 26만 7,698대(21만 8,249대)
7. 쉐보레 이쿼낙스 24만 2,242대(23만 8,192대)(21만 8,621대)
9. GMC 시에라 21만 1,833대( 18만 4,389대)

F-150, 콜로라도, 램, 타코마, 타이탄, 그리고 현대 산타크루즈

2015디트로이트쇼 직전 오전 7시에 발표되는 북미 올해의 트럭이 포드 F-150이 선정됐다. 쉐보레 콜로라도와 경쟁했었다. 그 때부터 2014년 43%의 판매 증가율을 보인 쉐보레 브랜드의 트럭 시리즈가 떠 오르며 각 메이커들이 무대 위에 올릴 차들이 궁금했다.

포드는 F-150의 GT 버전을, 쉐보레는 콜로라도, 토요타는 타코마, 닛산은 타이탄, 램은 1600 Rebel을 프레스컨퍼런스 무대 위에 올렸다.

미국 메이커들이 픽업트럭을 내 세우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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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뉴 F-150 랩터를 공개했다. 베스트셀러인 F-150의 고성능 버전이며 이번에 공개된 랩터는 2세대에 해당된다. 경량화와 엔진 업그레이드를 통해 성능을 더욱 높였다. 판매는 내년 여름부터 시작된다.

차체는 뉴 F-150과 공유한다. 초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을 적용해 구형 대비 차체 중량을 200kg 이상 덜어냈다. 스타일링은 구형의 디자인을 재해석했으며 17인치 알로이 휠에는 BF 굿리치의 KO2 타이어가 매칭된다.

엔진은 3.5리터 에코부스트가 탑재된다. 아직 정확한 제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구형에 탑재됐던 6.2리터 V8보다 출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형 랩터의 경우 411마력이었다. 변속기도 10단 자동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그리고 운전자는 노멀과 스트리트, 웨더, 머드, 샌스, 바흐 & 록 6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모드 선택에 따라 스로틀 반응과 변속기, 트랙션 컨트롤의 세팅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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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는 신형 콜로라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4×4 크루 캡 모델의 경우 풀사이즈 트럭보다 최대 635kg이 가볍다.

신형 콜로라도는 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의 비율을 크게 늘렸다. GM에 따르면 보디에 사용된 고장력 강판의 비율은 71%이다. 반면 강성은 기존의 강판보다 더 높다. 그리고 보닛과 스티러이 너클, 실린더 헤드, 엔진 블록은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무게 증가를 최소화 했다. 알루미늄 엔진 헤드와 통합된 배기 매니폴드의 경우 기존 대비 5.9%이 가볍다.

2015년형 콜로라도는 크루캡과 익스텐디드 캡 두 가지 보디로 나온다. 엔진은 4기통과 3.6리터 V6를 고를 수 있으며, 이중 V6는 동급에서 가장 연비가 좋다. 305마력의 최고 출력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쉐보레 마이링크와 4G LTE 와이파이 핫스팟 같은 다양한 편의 장비도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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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토요타가 데뷔 20년이 되는 타코마의 풀 모델체인지 버전을, 닛산이 10년 전 데뷔한 타이탄의 2세대 모델만으로 이벤트를 치른 것은 예사롭지 않았다.

타코마는 미국 시장을 위한 미드사이즈 픽업 트럭이다. 신형은 기존 모델 대비 모든 면에서 개선됐고, 높아진 상품성을 통해 세그먼트 1위 자리를 고수한다는 계획이다.

외관 스타일링은 툰드라의 요소를 받아들였다. 그릴과 보닛 라인, 앞뒤 범퍼 등이 툰드라와 같다. LED 주간등은 옵션이며 알로이 휠은 18인치까지 가능하다.

편의 장비도 풍부하다. 뉴 타코마에는 Qi 무선 충전 시스템, 가죽 시트, 선루프, 듀얼존 공조장치, 사각지대 경고 장치 등이 마련된다. 거기다 윈드실드에는 고프로 카메라까지 기본이다. 트림의 수는 총 10가지이고 TRD 버전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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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2.7리터 4기통과 앳킨슨 사이클의 3.5리터 D-4S 두 가지가 탑재된다. 두 엔진 모두 6단 자동변속기를 고를 수 있다. 수동변속기도 선택 가능하다. 타코마는 10년 연속으로 미국의 중형급 픽업 세그먼트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64년 데뷔 이후의 누적 파매 대수는 700만대 이상이다.

토요타 타코마는 쉐보레 콜로라도와 경쟁하는 미드사이즈에 속한다. 2014년 모델 말기임에도 15만 5,041대가 팔렸다. 미드사이즈 세그먼트에서는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닛산 타이탄이 1만 2,527대에 불과한 것을 보면 위상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작년 말 출시된 신형 쉐보레 콜로라도와 GMC 캐년 등이 타코마와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한다. 닛산 타이탄의 실적을 보면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 공략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닛산 타이탄은 안팎의 디자인을 일신하는 한편 새 디젤 엔진으로 성능과 연비도 높였다. 뉴 타이탄은 동급에서는 유일한 V8 디젤 엔진을 갖춘 모델이다. 커민스가 공급한 5리터 V8 디젤은 310마력과 76.7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견인력도 동급에서 가장 좋다. 뉴 타이탄은 디젤 이외에도 두 가지의 가솔린 엔진도 마련된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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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의 편의 장비도 업그레이드 됐다. 7인치 모니터에는 닛산커넥트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 장비가 통합돼 있으며 어라운드 뷰 모니터도 기본이다. 그리고 실내 곳곳에는 다양한 수납함도 마련된다. 센터 콘솔은 15인치 노트북 컴퓨터를 수납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2015디트로이트오토쇼장에는 픽업트럭의 수가 판매대수에 비해 더 적었다. 라이트 트럭은 물론이고 미드사이즈와 헤비 듀티까지 모두 대동했지만 브랜드 베스트 셀링 모델을 제외하면 한 대씩 구색을 맞추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이번에는 정말로 픽업트럭시장에 뛰어 들까?

그런데 현대자동차가 HCD-15라는 컨셉트카로 픽업트럭을 제안하며 눈길을 끌었다. 산타크루즈라고 명명된 것으로 소형에 해당한다. 산타크루즈는 당장에는 디자인 리서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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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현대측은 기존 시장이 제공하지 못했던 기능과 사양들을 통해 진취적이고 활동적인 성향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의 요구와 라이프 스타일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양산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대자동차의 신세대 얼굴인 대형 헥사고날(Hexagonal) 라디에이터 그릴과 함께 강렬한 캐릭터 라인, 힌지를 뒤쪽에 도어가 뒤로 열리게 하는 것등이 눈길을 끈다. 190마력(HP)의 2.0 터보 디젤 엔진과 ‘H-TRAC(4륜 구동 시스템)’이 장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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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HCD-15’의 적재함은 필요 시 커버를 장착해 적재함 내에 다양한 물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했으며, 뿐만 아니라 적재 물품의 크기에 따라 적재함의 길이를 최대 중형 픽업트럭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기존 픽업트럭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이 미국시장에 픽업트럭을 생산할 것이라는 얘기는 여러 차례 나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행에 옮겨지지 못했다. 산타크루즈를 통해 다시 한 번 가능성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토요타의 타코마가 확실히 자리잡은 것을 보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닛산의 타이탄이 아직까지 확실한 입지 구축을 하지 못한 것이 걸린다.

현대자동차는 20세기 말에도 토요타 렉서스를 벤치마킹해 럭셔리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닛산 인피니티와 혼다 어큐라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분석 때문에 포기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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