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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즐거움과 자율주행자동차 충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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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3-19 13: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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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디트로이트 오토쇼 프레스컨퍼런스에 메르세데스 벤츠 디터 제체 회장이 F015 Luxury in Motion이라는 컨셉트카를 타고 등장했었다. 항상 그렇듯이 그는 그 시대에 가장 강조하고 싶은 모델의 스티어링 휠을 직접 잡고 무대 위로 올라온다. 컨셉트카 F 015 럭셔리 인 모션은 미래의 자동차를 위한 제안이다. 미래의 자동차로 대두되고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과 미래의 동력원인 연료전지를 조합했다. 지금까지 나온 자율주행 프로토타입 중에서는 가장 럭셔리하고 진보된 시스템을 얹었다.


컨셉트카라고는 하지만 단순한 스터디 모델이나 쇼카가 아니다. 메르세데스는 이미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의 테스트를 진행한바 있다. 2013년 8월에는 만하임에서 포츠하임 사이의 100km 구간에서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의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또 2014년에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 테스트의 인증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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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달리는 응접실의 개념이다. 천연 나무와 가죽, 알루미늄 등의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실내에는 4개의 독립적인 시트가 마련되고 모든 시트는 개별적으로 회전할 수도 있다. 승하차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리어 힌지 도어도 90도로 활짝 열린다. 실내 디자인은 라운지의 개념이다. 운전자 및 승객은 6개의 모니터를 통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비롯한 차량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6개의 모니터는 센터페시아와 계기판, 리어와 사이드의 패널에도 마련된다. 기능의 조작도 제스처로 한다. 각 센서가 손동작을 인식해 기능을 실행한다.


디터 제체는 이것이 자율주행차의 최종형이자 움직이는 거주공간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구글카나 애플이 추구하고 있는 완전 자동 운전차를 지향한다는 말로 이해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자동차회사들은 운전자를 보조하는 반 자동 운전차를, 다시 말해서 사고 예방을 주목적으로 하는 쪽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것은 "달리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고 사용자들이 그런 완전 자동 운전차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사고에 기인한다.


이는 크게는 미국과 유럽의 문화적인 차이이기도 하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발명한 독일의 자동차회사들은 인간의 감성을 강조하며 주행성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요소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에 비해 미국은 자동차를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하는 말을 대신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경향이 더 크다. 그래서 F015에서도 운전할 때에는 시트를 앞쪽으로 돌리도록 되어 있다. 스티어링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는 디터 제체의 발언이 그런 차이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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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본다면 지금 구글과 애플의 도전에 대응하고자 하는 측면이 강하다. 구글은 이미 자동차산업에 뛰어 들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보다는 OS와 구글맵 등 소프트웨어로 자동차업계를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 폰이든 중국의 샤오미 폰이든 OS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96.4%가 안드로이드와 iOS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자율주행차가 실행되면 그 OS만 공급해도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굳이 공장을 건설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노사문제에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비틀즈가 1년에 3,60억 파운드(약 540억 달러)를 벌어 들이는 것처럼 떼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과 달리 애플은 아직까지 어떻게 나올지 예측이 어렵다. 애플은 180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기술과 자동차산업 관련 경험을 가진 특유의 경영진들을 갖고 있다. 애플은 이전부터 자동차산업 분야에서 공급망 관리자, 배터리 기술, 유저인터페이스 등의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들을 고용한 바 있다.


애플의 재정담당자인 Luca Maestri는 20년 간 GM에서 재정과 운영 관련 분야를 담당했었다. 애플의 영향력 있는 인터넷 소프트웨어 수석 부사장인 Eddy Cue는 자동차광이며 페라리 이사회의 일원이다. 아이폰 제품디자인 부사장인 Steve Zadesky는 포드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현재 애플의 자동차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다. 잘 알려진 산업 디자이너로써 지난 해 애플의 비밀 디자인 팀에 합류한 Marc Newson은 1999년에 포드의 유명한 컨셉트카를 디자인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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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라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도 그들의 장점으로 내 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금 애플을 이끌고 있는 팀 쿡은 자신은 여전히 애플이 직접 차량을 판매하는 산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자동차업체들에 공급할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자동차산업에 깊숙이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보는 시각들은, 특히 투자자들을 끌어 모아야 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자꾸만 애플이 큰 일이라도 낼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 미래에 대해서는 누구도 낙관을 할 수는 없지만 자동차산업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전통적인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회사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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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자동차업체들은 어떤 형태로든 스티어링 휠 자체는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제로 반자동 운전차를 개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F015의 경우 자차 위치를 추정하는데 적외선 레이저 스캐너를 사용하지 않는다. 구글카에는 벨로다인사의 7만 5,000달러 수준의 360도 라이더가 사용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뒤쪽의 단안 카메라와 고정밀도의 지도 데이터를 조합해 추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사용하는 지도 데이터는 노키아제. 노키아는 톰톰, 구글맵과 함께 세계 3대 지도 데이터 서비스 회사다.


일본의 경우는 정부와 자동차회사가 공동으로 전략적 이노베이션 창조 프로그램(SIP)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다. SIP은 2020년대 중반 이후의 완전 자동 운전차의 실현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2017년을 목표로 설정한 구글에 비해 크게 늦은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때까지 구글카는 일본에서 주행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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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노키아나 톰톰, 또는 구글맵이나 구글 어스 등의 정밀도가 높은 지도 데이터를 일본이 자체적으로 개발해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완성차회사가 그 일은 할 수 없다. 그래서 일본 국토교통성과 국토지리원의 지도정보 중 자율주행차에 도음이 되는 정보를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해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지도 구조를 표준화한다는 것이다. 지도 데이터 중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데이터 수집 작업이다. 그것을 정부를 중심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일본 업계의 생각이다.


독일은 보쉬와 컨티넨탈을 비롯한 기존 메가 서플라이어들과 독일 완성차회사들이 공동 대응해 구글 및 애플의 공략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은 물론이고 볼보나 토요타, 닛산 등도 사고예방 기술에서는 이미 반자동 운전차를 개발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기 때문에 메가 서플라이어들과 협업을 통해 구글과 애플의 지배를 받지 않아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오늘날 자동차산업의 싸움은 더 이상 제조업의 경쟁이 아니라는 시각과 그래도 여전히 거대한 생산 시설과 네트워크가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그런 의견 상충은 결과적으로 오늘날의 스마트폰처럼 자동차산업이 다시 한 번 상승 곡선을 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얘기이다. 멀어져 가는 선진국 자동차 사용자들의 발길을 다시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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