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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랜드로버, 독 프리미엄 3와 정면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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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3-24 01: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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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의 상승세가 무섭다. 5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던 재규어가 2013년 7만 6,668대, 2014년에는 8만 1,570대로 11만대를 넘겼던 전성기 시절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랜드로버 브랜드는 2013년 34만 8,338대, 2014년 38만 1,108대로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시장에서도 2009년 1,266대였던 것이 2012년 3,113대, 2013년 5,004대, 2014년에는 6,664대를 판매해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 전체 판매대수는 2014년 46만 2,678대로 200만대를 넘어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그룹에 크게 뒤진다. 그것은 원천적으로 규모의 경제라는 기본 조건을 충족시기지 못한데 기인한다. 그때문에 포드 산하로 들어갔으나 프리미엄 마인드가 없는 포드는 두 브랜드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갔다. 결과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이 약해졌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차이를 보여 주게 되었다. 그러나 2008년 타타모터스 산하로 들어 간 이후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일취월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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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랜드로버의 라인업은 세단형 위주의 재규어와 SUV위주의 랜드로버를 합하면 독일 프리미엄 3의 그것과 비슷하다. 재규어에는 올 해 시장별로 출시가 시작되는 XE를 비롯해 XF, XJ 등 럭셔리 세단과 스포츠카 XK와 F타입 등 다섯 개가 있다. 랜드로버에는 RR에 세 가지 LR에 세 가지 등 여섯 개의 SUV가 라인업되어 있다. 세단형에서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처럼 풀 라인업을 갖추지 못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 중 희소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상황이 되었다. 더불어 랜드로버 브랜드의 SUV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재규어 브랜드에서 올 해 출시하는 유럽 기준 D세그먼트 세단 XE는 새로 개발한 모듈러 엔진과 차체의 75%를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하는 등 높은 상품성으로 BMW 3시리즈와 아우디 A4,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등에 본격 도전한다. 이 세그먼트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사실상 중핵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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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는 재규어 랜드로버 라인업 확대의 시작에 불과하다. 재규어 브랜드에 C세그먼트 컴팩트 SUV와 D세그먼트의 중형 SUV가 투입된다. 랜드로버 브랜드에도 C세그먼트 SUV가 개발 중에 있어 그룹 전체의 SUV 라인업이 크게 늘어 난다.


새로 개발 중인 모델들의 판매 확대를 위해 생산 거점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미국 공장 설립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주의 지역 언론에 따르면 최근 재규어랜드로버가 공장 설립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공장 설립이 확정될 경우 애틀랜타가 유력하다. 재규어랜드로버의 미국 공장 설립은 작년에도 거론된 적이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 생산을 고수해 왔지만 지금은 외국 생산도 늘리는 추세다. 미국의 신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공장 설립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공장이 확정될 경우 연 2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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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글로벌 메이저 업체 대부분이 그렇듯이 커져 가는 개발 도상국시장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재규어도 인도에 이어 중국에서도 공장을 가동 중이다. 2014년 10월 중국의 기서자동차(Chery)와 합작 공장을 가동했다. 공장은 상하이에서 가까운 창수 지역에 위치한다. 체리의 본사가 있는 우후와도 멀지 않은 곳이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중국 생산이 시작되면 판매가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중국 판매는 9만대 이상이었고, 이중 7만 4,000대가 랜드로버이다. 새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13만대 이상이다. 이곳에서 생산될 첫 모델은 레인지로버 이보크.


우선적으로 생산되는 모델은 이보크지만 2016년부터는 생산 차종도 늘린다. 2016년에는 재규어 XE와 XF도 생산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고급차 시장 점유율도 15%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를 합한 중국 판매는 100만대 이상이며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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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딜러도 확대한다. 2014년 중국의 딜러수는 170여개로, 300개가 넘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비하면 한참 뒤진다. 중국시장의 성장세를 타기 위해서 높은 관세를 피해 현지 생산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내용이지만 규모 확보가 관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규어 랜드로버의 야망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이외에 브라질에서의 판매확대도 노리고 있다. 부유층이 많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조립공장을 건설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확대 전략에는 기술적인 과제도 존재한다. 부품 공유를 통한 비용 저감과 라인업 다양화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차체 플랫폼 전략이 그것이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아직까지 모듈러 플랫폼이 완성되지 않았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하나의 모델만을 만들기도 한다. 모델마다의 개성이 강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플랫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에서 뒤질 수 있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여전히 규모의 경제 논리의 지배를 받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해결해야 할 과제다.


랜드로버의 프리랜더는 포드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프리랜더의 후속 모델인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독자 개발 플랫폼을 사용하게 된다. 모델의 성격상 플랫폼 단일화가 쉽지는 않지만 재규어랜드로버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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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에 새로운 연구개발센터 건설을 시작했다. 3월 17일 착공된 이 연구개발 센터는 NAIC(National Automotive Innovation Campus)라고 명명되어 재규어랜드로버 연구개발 활동의 핵심 거점이 된다. NAIC에서는 부품 메이커와 대학 등과도 연계해 산학협동 연구체제를 구축한다. 차세대영국 자동차산업의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역할이다. NAIC은 2017년 봄 완공될 예정으로 1억 5,000만 파운드가 투자된다.


파워트레인의 정리도 진행 중이다. 내연기관에서는 인제니움으로 명명된 모듈러 엔진을 이미 완성했다. 여기에 전동화 전략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 랜드로버는 2008년에 디젤 하이브리드 컨셉트카를 공개한 적이 있다. 2013 프랑크푸르트오토쇼에는 레인지로버 하이브리드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두 모델은 세계 최초의 디젤 하이브리드 SUV이다. 연료 소모와 CO2 배출량을 크게 줄였지만 레인지로버 특유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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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3리터 SDV6 디젤 엔진과 48마력의 전기 모터, ZF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된다.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방식이 채택됐으며 인버터와 전기 모터를 포함한 무게는 120kg을 넘지 않는다. 전기차 모드에서 가능한 최고 속도는 48km/h, 최대 1.6km를 주행할 수 있다.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합한 종합 출력은 340마력이며 71.3kg.m의 최대 토크는 1,500~3,000 rpm 사이에서 나온다. 두 모델 모두 0→100km/h 가속을 7초 안에 끝낼 정도로 빠른 순발력을 자랑한다. 최고 속도는 레인지로버 하이브리드가 218km/h, 레인지로버 스포츠 하이브리드는 225km/L이다. CO2 배출량은 26% 감소한 18.84km/L이다.


앞으로는 재규어 XE와 XF,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이보크 등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을 추가한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같은 형태의 라인업 구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지금 전 세계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는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생산용량 확대와 가격 인상을 동시에 진행하며 물량 소화를 꾀하고 있다. BMW와 아우디도 해외 생산 거점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이제 전쟁을 더 치열해지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즐거워 진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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