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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전동화 전략, 두 개의 쉐보레 볼트가 의미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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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5-09 01: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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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다. 21세기 초 10개 회사, 또는 6개 회사만 살아남을 것이라던 이익에 눈이 먼 투자은행들의 전망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다. 해마다 인터브랜드는 전세계 100대 브랜드의 순위를 발표하는데 2014년에도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의 순위가 상승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자동차산업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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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회사들이 이처럼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게 된 배경은 1980년대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시작한 세계화에 있다. 세계화란 곧 지역화라는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대로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판매하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논리를 개발하며 한정된 자국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다국적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완전히 갖추었다. 양산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모두 자국시장보다는 해외시장 다각화를 통해 존재감을 높여 가고 있다.


예를 들어 21세기 초 현대기아차는 내수 비중이 70%에 가까웠으나 지금은 해외 비중이 80%에 달하고 있다. 이는 어느 한 시장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들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존재감이 흔들리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 얘기가 된다. GM그룹이 2009년 파산보호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미국 의존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지금 GM은 전 세계에 167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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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포드를 제치고 자동차 제국을 건설했다가 2009년 파국에 이르렀던 GM의 최근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지원으로 다시 살아난 GM은 아주 빠른 시간에 20세기 영광의 시대를 떠 올릴 정도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2015년 1사분기 GM의 글로벌 판매는 250만대 가량으로 분기 기준 1980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같은 기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 8%씩 증가했다.


GM은 중국시장에서 2013년 316만대, 2014년 354만대를 팔았다. 하루 평균 9,700대씩 팔린 셈이다. 2014년 미국시장 341만 2,714대보다 많고 GM 글로벌 판매 992만대의 3분의 1을 넘는다. 그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시장의 핫 이슈인 SUV와 MPV의 판매가 크게 성장했고 산하 브랜드의 판매도 일제히 올랐다는 점이다. GM은 미국시장의 특성상 다양한 SUV 모델들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브랜드가 되다시피 한 뷰익의 2014년 중국 판매는 91만 9,518대로 13.5%나 늘었다. GM의 대표적인 양산 브랜드 쉐보레도 10% 증가한 71만 7,000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다른 메이커와 마찬가지로 GM은 중국시장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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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의 폭발적인 증가세에 힘입어 GM의 누적 생산 대수가 2015년 5월 초 5억대를 넘었다. 설립 후 106년 만이며, 자동차 회사 중에서는 누적 생산 대수가 가장 많다. GM은 설립 50년 만에 누적 생산이 1억대 정도였지만 이후 14년 만에 2억대가 생산됐다. 그리고 최근 12년 동안에는 1억대가 생산됐다. GM에 따르면 2015년의 시간당 판매 대수는 1,000대 이상이며 생산도 가장 높을 전망이다.

 

중국시장이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전동화 전략을 리드한다


이 힘을 바탕으로 다시 20세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GM이 들고 나온 것은 전동화다. 2009년 GM을 비롯한 미국 메이커들이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웠을 때는 배터리 전기차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은 전기차라는 용어보다는 전동화로 표현하고 있고 각 자동차회사들의 관련 부서 명칭도 전기차 개발팀에서 전동화 차량 개발 부서로 바뀌었다. 일부에서는 지금이 전동화 2.0 시대라고 칭하기도 한다. 시장과 상황에 따라 다른 형태의 전동화 모델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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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라는 표현은 배터리 전기차(BEV)와 하이브리드 전기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연료전지전기차(FCEV)를 통칭하는 것이다.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던 전기모터로 구동한다는 의미이다.


전동화 차량이 단기간에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는 없다. 2020년 BEV 10% 점유율, 2030년 전동화 차량 전체 점유율 20% 등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강화되어가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회사들은 전동화 차량에 대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더불어 연간 판매 4,000만대까지 성장이 가능한 중국시장에서의 존재감 강화를 위해 전동화 차량은 필수 조건으로 부상했다. 중국에서는 BEV와 PHEV를 신에너지차로 분류해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7월, 9월 1일부터 2017년 말까지 구매세 감면 정책을 발표했다. 면세 대상차는 배터리 전기차와 PHEV, 연료전지차 등이다. 또한 베이징은 올 해 말까지 충전소를 6링 이내 지역에서는 5km 이내마다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카에 대한 주차비와 통행료 등 감면 계획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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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힘 입어 2015년 1사분기 중국 내 신 에너지차 생산은 2014년 같은 기간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CAAM(China Association of Automobile Manufacturers)에 따르면 판매는 2.8배 증가한 2만 6,581대에 달했다. 2014년에도 신 에너지차 생산은 7만 8,499대로 2013년보다 3.5배 증가했다. 판매는 7만 4,763대였다(2013년 1만 9,713대에서 2014년 8만 4,900대라는 다른 데이터도 존재한다). 연간 2,500만대가 팔리는 시장에서 절대 수치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탄력을 받고 있는 추세다.


2030년 연간 판매 4,000만대가 예상되는 중국시장에서 신에너지차에 대한 투자 없이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절대 판매대수보다는 평균 연비성능을 끌어 올리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북미나 유럽과 달리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과 거대한 시장의 힘으로 전동화 차량만으로도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기대할 하게 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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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나 유럽처럼 BEV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동화 차량으로 '차이나 드림'을 실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GM은 그 차이나 드림을 위해 2010년 출시한 쉐보레 볼트(Volt) EREV와 2015년 디트로이트오토쇼를 통해 공개한 볼트(Bolt) BE를 전면에 내 세우고 있다. 쉐보레 볼트(Volt)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시조다. 출시 당시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 ; 항속거리 연장형 전기자동차)라는 표현을 썼다가 미디어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EV가 아니라는데 초점을 맞춘 비판이었다.


하지만 볼트 전략을 주도한 GM의 제품 전략 총괄 책임자였던 밥 러츠는 이런 미디어의 비판을 무시했다. 그는 그의 저서 'Car Guys & Bean Counters'를 통해 머지 않아 모든 메이커들이 부러워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그의 선견지명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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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러츠는 그의 저서 '빈카운터스(Car Guys & Besn Counters : 비즈니스 북스 2012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앞으로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이 볼트(Volt)와 같은 차량을 개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향후 10년, 20년간 아무리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 혹은 전기 배터리만으로 움직이는 차들의 성능을 개선하더라도 '무공해 운전'과 '장거리 주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GM이라면 무조건 혐오하는 사람들, 리튬이온 배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 모두가 결국은 어쩔 수 없이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2013년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략은 밥 러츠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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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세대로 진화한 볼트EREV에 대해 e-Motoional EVs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제시했다. "친환경차의 모든 것을 만족시키면서 갖고 싶은 차"를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BMW가 i 브랜드에 대해 내 세운 프리미엄성과 같은 컨셉이다. 개조차의 개념이 남아 있는 전동화차에 대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해 ' '보고 싶고, 달리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차'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환경규제를 위해 다양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전동화 차량을 혁신적인 기술을 동원해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차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변화할 생태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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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을 비롯한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전동화의 전망을 이야기 할 때 인구의 도시집중화를 거론한다. 현재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메가시티가 전 세계에 26개가 있다. 2030년이 되면 67%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도시화가 전동화 차량의 수요를 지금의 두 배로 끌어 올릴 것으로 GM은 전망하고 있다.
또한 2030년에는 25세 이하의 인구 비중이 전체의 37%인 31억명에 달한다는 점도 큰 변수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야를 가진 이들 젊은 세대들은 가치의 공유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관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환경과 효율성 등을 중시하고 지구를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그런 사고를 가진 젊은 세대들이 전동화 차량의 수요를 늘리게 될 것이고 그 대안이 항속거리 연장형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Bolt)와 배터리 전기차 볼트(Bolt)라고 GM은 강조한다. GM이 볼트(Volt)를 배터리 전기차의 범주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7만 5,000명의 볼트 사용자들 중 90%가 전기모드만으로 주행했다는 데이터를 들고 있다.


쉐보레 볼트(Volt)와 볼트(Bolt)로 전동화 2.0 시대 주도


그들이 볼트를 타면서 GM에게 요구한 것은 효율성뿐 아니라 달리는 즐거움(Fun to Drive)로 대변되는 기존 자동차의 DNA와 안락성, 정숙성 등이었다고 한다. 그런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개발한 것이 2세대 볼트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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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볼트는 1.5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조합되어 있다. 전기모터는 효율성이 12% 향상됐고 중량은 42kg가벼워졌다. 2차 전지는 LG화학의 배터리 셀을 이용한 GM 자체 18.4kWh 용량의 배터리팩을 탑재했다. 기존 배터리 셀(288개)을 192개로 줄여 차량 중량을 배터리 용량은 20% 늘었고 중량은 14kg 가벼워졌다. 2세대 볼트는 순수 전기모드로 80km, 1회 충전으로 640km의 주행거리를 선보일 정도로 성능이 개선되었다. 주행거리 뿐만 아니라, 97km/h 가속시간 8.5초로 1세대 모델에 비해 가속 성능도 19% 향상되었다.


GM은 볼트외에도 다양한 BEV와 PHEV 모델들을 가지고 있다. 대표 중형 세단 말리부에도 1.8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과 1.5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HEV 버전을 추가했다. 2014년부터 글로벌 전략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캐딜락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 될 CT6에도  PHEV 버전이 라인업된다. 이 차에는 볼트와 같은 기술이 채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동화 차량의 프리미엄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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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개발하고 창원공장에서 생산 시판되고 있는 스파크 EV도 미국시장에서는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는 2014년 70여대 판매에 그쳤지만 해외로 1,700대가 수출됐다.


여기에 2015디트로이트오토쇼를 통해 공개한 BEV 볼트(Bolt)도 주목을 끌고 있다. 한 번 충전으로 200마일(360km) 주행이 가능한 BEV볼트에 대해 GM의 CEO 메리 바라는 EREV 볼트에 이어 또 하나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기본적으로 전동화 2.0 시대에 시장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두 가지 성격의 모델로 대응하겠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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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2017년까지 전동화 차량의 미국시장 판매대수를 50만대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2013년 15만 3,034대, 2014년 18만 834대의 판매대수를 감안하면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판매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BEV와 PHEV, 2모드 하이브리드, 소형 전기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용한 하이브리드 eAssist 가 포함된다.


GM은 현재의 개발 환경이야말로 자동차 엔지니어에게 최고의 순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도전이 많은 만큼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만큼 빠르게 기술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EVS28에 참가한 GM의 글로벌 트랜스미션 및 전기차 총괄 래리 니츠(Larry T. Nitz)는 단순히 전기적으로 움직이는 차량이 아닌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차량이 이 혁신의 시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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