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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쉐보레 이노베이션 2신 - 웹이 아니라 앱이 지배하는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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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6-25 19: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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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전 세계 자동차 전문기자들을 대상으로 디트로이트에서 2015 Chevrolt : Powered by Innovation Program 이라는 타이틀로 2015년 6월 23일부터 25이까지 3일간 새 모델 소개와 기술 워크샵, 그리고 시승회 등을 열었다. 그 첫날 저녁 쉐보레 스파크와 말리부, 카마로, 볼트 등 올 해 출시되는 신차들을 소개했고 이튿날은 커넥티비티를 비롯해, 디자인, 파워트레인, 전동화 등 네 개 분야로 나누어 워크샵을 실시했다. 우선 커넥티비티와 디자인에 관한 전략을 정리해 본다. 부분별로 많이 알려져 있는 내용들이지만 이렇게 통합해서 발표를 하면 자동차회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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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년 요하네스 구벤베르크가 기계식 인쇄 기술을 처음 발명했다. 그로부터 400년이 지나 증기기관을 이용한 산업용 로터리 인쇄가 발명됐다. 이로 인해 지식의 민주화가 진행됐다. 1969년 인터넷이 발명되고 1993년 HTML이 등장하면서 정보의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이 때까지는 기술을 통한 민주화(Democratization through Technology)였다.


앞으로는 그 기술의 민주화(Democratization of Technology)가 진행된다.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Gordon Moore)가 실리콘 단일 칩에 들어갈 트랜지스터의 수가 매 2년마다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고 해서 무어의 법칙이라는 말이 생겼다. 수학적으로는 지수의 법칙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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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우리 눈앞에 실현됐다. 1990년대 초반 개인용 컴퓨터가 국내에 처음 소개됐을 때 삼성전자의 데스크톱의 가격은 대략 350만원 정도였다. 당시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 용량은 10Mb,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보다 테라바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는 물론이고 고화질 카메라와  CPU등을 갖춘 초 고성능 카메라가 100만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우리 호주머니로 들어왔다.


그러면서 아날로그 카메라와 필름이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고 전통적인 미디어의 권력도 더 이상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보의 자유화를 넘어 이제는 인터넷 은행 설립까지 눈앞에 와 있다. 디지털 화폐가 통용될 날도 머지 않았다. 이것을 앱의 시대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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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그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에 장착된 전자장비가 200년경에는 20개 이하였었으나 지금은 75개가 넘는다. 그를 위한 프로그램 코드도 2000년경에는 100만 회선에 불과했으나 2010년경에 1,000만 회선으로, 오늘날에는 1억 회선으로 늘었다. 그로 인해 우리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런 시대적인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GM은 4S 혁신전략을 구축했다. Scope(연구개발), Selectivity(선택), Speed(속도), 그리고 Scale(규모)가 그것이다. Scope를 위해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에 4개의 R&D 센터를, 7개(미국,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인도, 중국, 한국, 호주)의 엔지니어링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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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ivity는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혁신이란 발명과 실용화를 의미한다. 첨단 기관(Advanced Propulsion)과 커넥티드 비클(Connected Vehicle), 첨단 원자재(Advanced Materials), 센서와 프로세서, 메모리(Sensors, Processors, Memory), 그리고 제조 생산 기술(Manufacturing Technology) 부문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세 번째는 Speed. 개발과 투자, 그리고 파트너와의 원활한 협업을 통해 신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가능한 빨리 시장에 내 놓아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읽어내지 못하면 경쟁에서 도태된다. 과거처럼 디자이너의 명성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시대는 지났다. 스마트폰의 앱이 모두 다르듯이 자동차의 내부도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각각 다르게 구성되어야 한다. 이를 세분화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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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Scale. 연구하고 선택해서 개발한 제품을 전 세계 시장을 통해 제공해야 한다. GM은 현 시점에서 단일 국가 기준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모델 기준으로는 2008년 출시한 크루즈가 누계 35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시장과 제품이 일정 규모 이상 판매되어야 앞의 모든 것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과 공장, 그리고 장비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것은 결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신속히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그것이 기술의 민주화(Democratization of Technology)라는 얘기이다. 엔지니어가 생각하는 기술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 각자가 원하는 기술을 채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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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을 만족시키기 위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커넥티비티이다. 마이링크(My link)로 명명된 쉐보레의 커넥티비티 시스템은 차 안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M은 이것을 자동차를 소비자들의 디지털 생활 속으로 가져간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번에 선 보인 신세대 쉐보레 모델들의 센터 페시아에는 통상적인 내비게이션 개념의 모니터가 아니라 아이패드 형태의 모니터를 장착하고 있다. 이는 자체적인 애플리케이션이 있고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미러링이 되어 모든 앱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하고 실행할 수 있다. 출시되는 모든 차는 기본적으로 온스타와 4G-LTE를 이용할 수 있는 장비가 장착된다. 18년 전에 시작된 GM 의 온스타는 더 이상 회비를 받지 않는다. 4G-LTE는 통신 장비이기 때문에 통신비를 스마트폰과 같은 개념으로 지불하고 사용도 같은 형식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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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LTE는 2016년형 18개 모델에 장착이 되며 99%의 사용자가 사용 조건과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고 한다. 91%의 구매 고객이 딜러십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서비스의 내용을 습득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라고. 이는 18년 전 시작된 온스타에 익숙한 미국시장이기에 가능한 얘기이다. 또한 와이파이를 사용해 본 사용자는 대부분의 아주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단다. 중국에는 올 해, 유럽에는 2016년부터 채용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는 출고 차량 70%에 4G-LTE 장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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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은 크게 6가지로 나뉜다. 우선 소셜 미디어와 포럼, 온라인 정보 제공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소비자들에게 알려준다. 사용자는 Chevrolet.com에서 모든 내용을 질문하고 찾아낼 수 있다. 도우미와 상담도 가능하고 각종 예약도 할 수 있다. 당장에는 미국과 영국에서만 가능한 기능이지만 앞으로 사용 범위를 늘려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이 급증하고 있다. 2015년에만 5,000만 리모트 링크가 생성됐다. 지금까지 개발된 애플리케이션 숫자가 누계 2,000만개 가량. 역시 당장에는 미국과, 카나다, 그리고 중국에만 적용이 되지만 마찬가지로 범위를 확대해 갈 계획이다. 중국시장용 앱은 Best of CES Asia에 선정되기도 했다.
온스타를 통한 도난차 회수 및 도난 방지 기능도 사용 가능하다. 관련 정보를 문자나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해 통보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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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소비자들의 디지털 생활을 자동차 안에서 모두 할 수 있게 해주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의 진단과 원격 정비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두 가지이다. 이는 GM뿐 아니라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도 같은 상황이다. 결국 애플과 구글은 어떤 형태로든 거대한 자동차시장을 소프트웨어로 장악해 가고 있다. 그들이 구글카와 애플카를 만드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스티브 잡스가 가능하게 한 애플리케이션의 세계는 앞으로 더 깊숙히 우리들의 삶 속으로 파고 들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12억 9천만명이라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있는 중국시장이 그렇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6억 5천만명의 인터넷 가입자가 있는 중국은 더 이상 한국을 IT 강국이라는 착각에 빠지지 않게 할 뿐 아니라 자동차의 미래까지도 완전히 주도적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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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브랜드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전 세계 자동차 전문기자 200여명을 한 자리에 모아 발표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한 두 번 있었다고 한다. 쉐보레는 브랜드의 방향성에 대해 분야별로 캐치프레이즈를 제시했다.


우선 디자인(Design)은 'To raise my Heartbeat."  내 심장을 뛰게 한다는 것이다. 성능(Performance)은 믿음직한 주행으로 나를 웃게 한다.(confident driving that makes me smile). 기술(Technology)은 내 삶을 단순화하고 나를 즐겁게 한다.(simplify my life and delight me). 여기에 내가 좋은 결정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느낌의 가치(Value)와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 품질(Quality)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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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회사들이 신차를 발표할 때는 전환점을 맞았다고 판단할 때 항용 내 거는 캐치 프레이즈이다. 그럼에도 이번 쉐보레의 그것이 달라 보이는 것은 불과 6년 전 파산보호 신청을 했던 회사가 다시 기운을 차리고 전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쉐보레 브랜드는 GM 그룹 중 전 세계 115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플레이어다. 하지만 그들이 풀 라인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미국시장을 기준으로 했을 때이다. 세단형에 스파크와 크루즈, 말리부, 임팔라 등 네 개, 그리고 미국형 스포츠카 콜벳과 역시 미국형 머슬카 카마로가 있다. 정작 그들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4개의 SUV와 5개의 픽업 트럭 등 수익성 높은 전형적인 미국형 라인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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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쉐보레가 콜로라도를 잠깐 소개하기는 했지만 이번 행사장에는 그들을 동원하지 않았다. 미국 메이커로서는 이례적이다. 첫 날과 이튿날 스파크와 크루즈, 말리부, 그리고 전동화 차량 볼트(Volt) EREV 와 볼트(Bolt) BEV 등만으로 행사를 치렀다.


이번에 새로 선 보이는 이들 세단형 차량들은 모두 신세대 쉐보레의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어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물론 말리부와 크루즈. 마초풍의 분위기를 풍겼던 말리부가 Lean Muscularity(말쑥한 근육질)를 표방하며 변신했다. 루프라인이 패스트 백 형상의 쿠페 타입에 가깝다는 점이 포인트다. 알프레드 슬론이 창안했던 모델체인지의 이유 즉 의도된 진부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뚜렷한 차별화를 통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강한 직선으로 남성미가 강했던 기존 말리부를 좋아했던 이들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위상강화를 위한 변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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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와 크루즈, 스파크 공히 측면 패널과 보닛 위의 캐릭터 라인으로 강인함을 표현해 시대적인 흐름을 따르고 있다. 이렇게 되자 오늘날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차이는 얼굴을 통해서만 확인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 네 개의 새 모델들의 센터 페시아에 아이패드를 연상케 하는 모니터가 중심을 잡고 있다는 것도 큰 변화다. 이는 웹이 아니라 앱이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했음을 선제적으로 보여 주는 내용이다. 통상적인 내비게이션 개념의 모니터가 아닌 팜 탑 컴퓨터의 그래픽은 대시보드 전체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물론 온스타와 4G LTE 와이파이를 통해 7개의 단말기를 연결 할 수 있게 하는 등 디지털 원주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한 소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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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천연 가죽의 사용으로 질감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과 더불어 휠 베이스를 확대해 차체를 크게 키우지 않으면서도 실내 공간을 늘린 흔적이 보인다.
파워트레인에는 크루즈에 새로 개발한 1.6리터 터보 디젤이 탑재된 것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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