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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터닝포인트 QM3와 차세대 SM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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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7-26 23: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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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의 QM3는 2015년 상반기에도 1만 155대가 판매되며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다른 모델들보터 신차 효과가 오래 지속되며 브랜드 전체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QM3는 그 자체로서의 판매 증가 효과도 중요하지만 브랜드를 되살려냈다는 점에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피터 드러커가 말한대로 모든 비즈니스는 고객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을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QM3 투입의 의미와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 SM7의 풀 모델 체인지에 대해 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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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사상 최악의 실패작으로 포드 에드셀을 꼽는다. 1957년 9월 출시된 에드셀은 2년 2개월여만에 10만 9,466대라는 초라한 실적을 뒤로 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같은 기간 미국시장 전체 판매대수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었다. 그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과학적 방법보다는 직감에 의존하는 차만들기와 마케팅으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든 모델의 대표적인 존재로는 2001년 출시된 BMW 4세대 7시리즈 E65형을 들 수 있다. BMW의 뉴 7시리즈는 파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앞 얼굴에서 눈썹 모양의 램프를 비롯해 C필러 뒤쪽 트렁크 리드의 디자인 등은 당시의 디자인 이론에 벗어난 것이었다. 이는 데뷔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호불호가 강한 디자인으로 인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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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더 소비자들을 놀라게 한 것은 커넥티비티 시스템 iDrive였다. 지금은 모든 자동차들이 커넥티비티 시스템을 채용한 것을 당연시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당시에만 해도 생소했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를 내다 본 선견 지명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차 만들기를 한 것이다. E65형 7시리즈는 미국시장 상륙 첫해인 2002년 판매가 44%나 신장되며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또한 역대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대수를 기록하며 이후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의 디자인 트렌드를 바꾸어 놓았다. 


내용은 다르지만 1993년 데뷔한 996형 포르쉐 911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차만들기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자동변속기 도입으로 대표되는 스포츠카의 연성화가 그것이다. 운전자를 선택하는 포르쉐에서 누구나 탈 수 있는 스포츠카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그 선택은 당시 연간 판매 1만 5,000대 전후로 파산 직전에 처해 있던 포르쉐를 살려냈고 2003년 역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스포츠카 브랜드의 SUV 카이엔, 2009년 4도어 세단 파나메라까지 히트를 치며 포르쉐는 지금 연간 판매 20만대에 육박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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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이라는 측면에서 르노삼성의 QM3의 등장도 빠질 수 없는 존재다. 2013년 말에 프랑스에서 생산한 르노 캡처(Captur)를 출시한 QM3라는 차명으로 판매한 것이 그것이다. 르노그룹 수장 카를로스 곤은 1년 사이로 한국을 두 번이나 방문하며 안정적인 미래전략을 내놓았다. 하지만 라인업 부족으로 인한 판매에서의 반전은 쉽지가 않았다. 그 때 생각해 낸 것이 그룹 내 다른 브랜드의 차를 OEM 방식으로 들여 오는 것이었다. 당장에 신차를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이런 전략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르노 브랜드의 캡처는 유럽 현지 가격이 2만 1,000유로 전후. 단순 환산해도 우리 돈으로 3,000만원 가량에 달한다. 그것을 한국차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파격을 감행했다. 초기 1,000 한정 수량 판매 가격은 2,250~2,450만원. 출시 7분만에 완판됐다는 뉴스로 한국시장은 떠들썩했다. QM3의 한국시장 출시와 그 가격 정책은 르노 그룹이 르노삼성에 대해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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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계획 입안자도 예상하지 못한 실적으로 나타났다. 2014년 한 해에 목표보다 1만대가 많은 1만 8,191대가 팔렸다. 물량이 부족한 사태가 빚어졌다. 시장은 시대에 맞는 매력적인 제품을 공급하면 반응한다. 전 세계적인 SUV와 크로스오버 붐과 한국시장에서의 수입차의 붐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QM3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QM3의 효과는 다른 모델에까지 미쳤다. 르노삼성은 2014년 2월에 QM5 Neo를 비롯해 5월에는 SM3 Neo, 9월 SM7 Nova 등을 쏟아 냈다. 분명 풀 체인지가 아니고 Neo나 Nova라는 수식어에 상품성 개선 정도이지만 시장은 반응했다. SM5의 경우 회사 사정상 풀 모델체인지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편법을 동원했지만 '다른 것'을 찾고 있던 소비자들의 발길이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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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의 활약으로 2013년 연간 내수시장 판매대수가 6만 27대였던 것이 2014년에는 8만 3대로 33%%나 증가했다. 수출과 OEM생산을 포함한 전체 실적도 2013년 13만 1,010대에서 2014년 16만 9,854대로 30% 늘었다. 


내수 판매가 8만대를 돌파했다는 상징적인 의미까지 더해져 르노삼성의 실적은 살아났다. 그것은 특별한 신차가 없었던 2015년 상반기 실적이 입증해 준다. 1월부터 6월까지 르노삼성의 내수 시장 판매대수는 3만 7,260대. 풀 모델체인지를 쏟아내고도 현상 유지를 하는 메이저 브랜드들에 비하면 지금의 르노삼성의 실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전체 실적은 11만 1,992대로 2014년 같은 기간 실적의 65%를 달성했다. 수출이 2014년 연간 실적 8만 9,851대의 84%인 7만 5,732대에 달한데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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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시장을 읽는 역량이 낳은 결과다. 적절한 타이밍에 크로스오버라는 모델을 그것도 OEM 방식으로 들여와 수입차 붐을 활용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OEM 생산을 늘려 신호공단의 활용도를 높여 가고 있는 것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것은 소형차 위주의 라인업으로 이루어져 있는 르노 브랜드에게 중대형차 개발 능력이 좋은 르노삼성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여기에 중형 세단 SM5에 1.6리터 GDi터보 가솔린과 1.5리터 dCi 디젤 엔진을 탑재해 다운사이징을 주도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올 해 들어서야 현대기아는 쏘나타에 1.6리터 터보와 1.7리터 디젤 엔진을 동시 다발적으로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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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등급의 엔진이지만 SM5 GDi 터보의 경우 최고출력이 190마력으로 경쟁 모델보다 높다. 그러면서도 연비 성능은 16.5km/리터로 비슷하다. SM5의 세일즈 포인트는 여전히 생명력이 살아있는 디자인이다. SM5는 2010년 데뷔해 5년의 시간이 지났다. 도중에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앞 얼굴을 바꾸는 등 변화를 주었지만 여전히 신선함이 살아 있다.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좋은 디자인은 2세대, 3세대를 간다.


시장이 반응을 보인 것은 다른 것을 찾는 분위기 탓이 가장 크다. 쏠림에서 개성 추구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만인이 원하는 차가 주는 믿음도 물론 중요하지만 희소성이 주는 즐거움도 적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수입차의 판매 증가도 그런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2015년 상반기에도 27% 이상 증가한 수입차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젊은 층이라는 점이 그것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한국 수입차시장은 중소형, 디젤, 젊은 소비자가 이끌고 있다.


QM3의 출시는 르노삼성 브랜드에게는 하나의 터닝 포인트였다. QM3를 계기로 소비자들은 르노삼성 브랜드의 가능성에 대해 다시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른 모델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났다. 7월에 내놓은 SM5 디젤모델도 타이밍이 절묘한 한 수였다. 한국시장은 수입차의 70% 가까이가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들이 점하고 있다. 그건 시장을 좀 더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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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플래그십 SM7의 풀 모델체인지가 다가오고 있다. 1년 여 사이 라인업 전체를 일신하며 르노삼성은 최근 분위기가 고조되어가고 있다. 부산공장도 활기를 띄고 있다. 닛산 로그의 OEM생산이 본격화되면서 구성원들 사이에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그 모든 것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결국은 모델이다.


긴 2011년 데뷔한 준대형 모델 SM7은 아직은 라이프 사이클이 다했다고 할 수 없다. SM7은 르노 라구나를 베이스로 한 모델이다. QM3의 대 활약과는 달리 SM7은 수년 전의 부진으로 부터 벗어나지 못해 타개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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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등장한 것이 르노의 탈리스만이다. 2016년부터 판매될 탈리스만은 지금까지 르노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글로벌 플레이어를 지향하는 모델이다. 과거 3.5리터 엔진을 탑재한 벨사티스가 있었지만 존재감 없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랬던 르노가 닛산과의 얼라이언스를 통해 중대형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탈리스만이다. 탈리스만이라는 명칭에 대해 르노측은 보호(protection)와 힘(power)이라는 개념 모두를 연상시키며, 동시에 발음하기에 쉽고 전세계적으로 쉽게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미 중국시장에 4도어 모델 탈리스만이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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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이미 스폿 테스트를 마친 탈리스만은 폭스바겐 파사트, 토요타 캠리, 현대 쏘나타/그랜저 등과 컨셉을 가치하는 패밀리 세단을 지향하고 있다. 르노측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독일풍의 차'라는 점이다. 아시아와 미국 메이커들이 유러피언 세단을 말할 때 독일풍을 의미하는데 같은 유럽에서도 독일풍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더욱 대담한 모델이어야 하며, 르노의 다른 모델들에서 볼 수 있는 “부드러우면서도 감성적인(fluid and emotional)” 스타일이라는 DNA를 살려 내야 한다는 것이 개발 목표라고. Zoe, Captur, Clio의 모델들과 패밀리룩을 이루겠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폭스바겐 파사트나 아우디 A4보다 더 좋은 차를 만들겠다는 것. 르노측은 고급스럽다(premium)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좀 더 공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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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크기는 4,850×1,870×1,460mm, 휠 베이스 2,810mm이다. 알로이 휠은 16인치가 기본, 최대 19인치까지 고를 수 있다. 현행 SM5를 시작으로 휠 베이스를 늘려 SM7 세그먼트까지 확대가 가능하다. 오늘날 모든 양산 메이커들이 그렇듯이 모듈러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세그먼트의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탈리스만은 유럽의 중형 세단들이 그렇듯이 두 종류의 가솔린 엔진과 세 가지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모든 엔진에 터보차저가 채용된다. 물론 연비 터보라는 시대적인 흐름을 따른 것이다. 트윈 터보가 채용되는 디젤엔진은 1.4리터 108마력 사양을 비롯해 1.6리터 dCi 130마력/160마력 사양이 있으며 147마력과 197마력의 가솔린 엔진이 라인업된다. 처음부터 다운사이징 엔진 라인업을 갖춰 글로벌 시장 공략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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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도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이 조합된다. 가솔린 버전이는 7단 DCT가 디젤 엔진의 경우 dCi 110과 130에는 6단 MT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160에는 6단 DCT가 조합된다. 110과 130에도 6단 DCT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구동방식은 4륜 조향 장치인 4Control이 적용될 것이며, 운전자가 Comfort, Sport, Eco, Neutral 모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액티브 댐퍼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를 통해 핸들링 성능이 강점인 프랑스 특유의 주행성을 바탕으로 달리는 즐거움을 한층 배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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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리스만이 약속하는 차량의 기능들은 품질을 느끼게 하는(quality-inducing) 인테리어, 충돌 완화 기술, 꽤 광범위한 퍼스널라이징 수단 등 플래그십 모델로서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QM3로 르노 브랜드 차에 대해 익숙해진 한국의 소비자들이 차세대 SM7에 기대를 걸 수도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라는 '다름'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수입차라는 '같음'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창성이 강한, 그러면서 중대형차의 요건을 갖춘 모델이 등장한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는 분명 선택지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지금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소비자들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시점이다. 메이저 브랜드처럼 주도는 할 수 없을지라도 개성을 중시하는 말 그대로 '다름'을 추구하는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력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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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조건을 하나씩 충족시켜 나간다면 르노삼성이 말하는데로 그들만의 놀이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진정성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끈기가 있어야 한다. 그 배경은 소비자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자세다.


그것은 판매 네트워크 살려내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 한국 자동차시장은 공급자가 수요자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어느 업체든지 이걸 먼저 파악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야만 흔히 말하는 지속가능한 사업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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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전문가들이 분석을 하고 예측을 한다. 하지만 그런 전망이 그대로 적중한 예는 많지 않다. 시장을 토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나온 이론에만 충실한 분석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매력적인 뉴 모델이다. 르노삼성이 QM3를 통해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면 본격적인 상승세는 앞으로 나올 신 제품이 좌우한다. 더불어 이 시대 고객이 원하는 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자세가 성패를 좌우한다. 진정성 있는 자세를 소비자들은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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