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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의 틀, 중국이 통째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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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8-10 12: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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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화두는 에너지와 자율주행차, 그리고 중국이다. 에너지는 화석연료가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으로 사라질 것인가 하는 것이 포인트다. 자율주행차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시작했지만 이제는 IT업계와 기존 자동차업계의 주도권 경쟁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런 모든 가능성을 결정짓는 것이 중국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력의 70%를 석탄으로 생산하고 있고 IT 부문에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또한 세분화 시대의 극단적인 면을 보여 줄 거대한 소비시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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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이 아무리 보편화되었다고 해도 세상 일을 모두 이해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석기 시대가 사라진 것은 청동기의 등장으로 인한 것이다. 돌이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같은 논리로 마차 시대가 끝난 것은 내연기관이라는 상위 기술의 등장으로 인한 것이다. 말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다. 코닥이 쇠락한 것은 필름이 없어서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도래 때문이다. 종이 신문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상위기술인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그 존재가치는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세상은 그렇게 변한다. 석유가 고갈되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화석연료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이유다. 그 핵심으로 태양광과 풍력이 급부상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과 배터리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력량이 무어의 법칙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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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을 사용한 1차 산업혁명과 석유를 사용한 2차 산업혁명은 인류의 생존을 연장시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목사였던 맬서스가 인구론에서 말한 식량의 고갈도 농업혁명으로 해소되었다. 지구 인구가 20억이 되면 황폐화된다던 그의 부족한 상상력은 72억으로 늘어난 상황에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이 시대에는 또 다시 멜서스 못지 않은 위기론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석유 고갈론과 지구온난화가 그것이다. 석유 고갈론은 이미 그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지구온난화는 여전히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등 남반구의 연평균 기온이 하락했지만 그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들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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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환경 파괴로 인한 기후 변화인 것은 맞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재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조금씩 늘고 있는 상황이다. 2007년 IPCC는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337ppm으로 그것이 400ppm이 되면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에 빠질 것이라고 했었다. 2015년 봄 400ppm을 넘었다. 예측대로라면 지금 인류는 심각한 재앙 상황에 살고 있어야 한다.


그 진위를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데이터의 변화와 신빙성에 대해 관심을 보여야 하는데 실상은 그 반대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서의 집단지성 논리가 아니라 카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했던 브레진스키가 제시한 집단극화 현상이 지배하는 시대의 전형이다. 많은 학자들은 그들에게 연구비를 제공하는 단체의 입맛에 맞는 논문을 생산한다. 그들이 사회의 주류이기 때문에 그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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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의 시대는 가고 있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것은 화석연료의 고갈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원을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는 대량생산의 시대에서 세분화의 시대로 이행한다는 논리와도 상통한다.


3차 산업혁명(원제 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 2012년 민음사 刊)의 저자 제러미 리프킨은 수평적 권력이 에너지와 경제, 그리고 세계를 바꾼다고 설파했다. 중앙집중식 생산의 대명사인 전력산업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등장으로 인해 분권화되고 지역화되어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각 가정과 건물, 공장에 개별적인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해 소비하고 나아가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한다는 것이 그의 이론의 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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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발행된 에너지 혁명 2030(Clean Disruption of Energy and Transportation, 2015년 교보문고 刊)의 저자 토니 세바(Tony Seba)는 한 단계 더 나아가 2030년이 되면 분산, 참여형 에너지가 등장해 전력회사가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로 인해 모든 자동차는 전기차로 바뀌고 전통적 의미의 금융과 에너지 산업이 붕괴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대량 생산 제품 중에서 유일하게 부정적인 학습곡선을 보이고 있는 원자력은 인류의 가장 큰 재앙이라며 하루 속히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자력 발전소는 기획단계에 제시된 건설비가 최종 완공단계에서는 4~5배로 뛴다. 운행 단계에서는 폐기물 처리로 지구를 파괴하며 수명이 다한 발전소를 해체하는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그로 인해 전기료는 비싸지고 그 모든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다. 생산량이 늘수록 가격이 하락하는 일반적인 대량생산 제품과는 반대되는 것이 원자력이다. 또한 원자로의 노심을 냉각하기 위한 담수의 소비도 천문학적이면서 자연을 파괴한다. 그럼에도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그로 인해 혜택을 보는 집단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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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세바는 태양광과 풍력을 사용한 전기 에너지의 등장은 세상의 틀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고 강조한다. 원자력과 석유, 석탄, 천연가스, 바이오연료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태양광과 풍력 등에 의한 전기 에너지가 대신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 세계 전력의 40%는 석탄, 20%는 천연가스, 16%는 원자력, 15%는 수력, 6%는 석유로 생산되고 있다. 중국은 70%, 인도는 65%,. 미국은 45%, 일본은 30%의 전력을 석탄으로 생산하고 있다. 한국은 석탄 수입 세계 4위 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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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고한 대량생산을 주도하는 관료들과 기업들의 기득권을 깨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도 그는 알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 그랬듯이 시간이 더뎌질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변화의 흐름은 거역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파한다.


다른 미래학자들과 마찬가지로 토니 세바 역시 자율주행차의 등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물론 그는 구글의 무인자동차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지금의 자동차회사들은 무인자동차보다는 자율주행차에 집중하고 있다. 무인자동차와 자율주행차의 가장 큰 차이는 운전석에 사용자가 있느냐 없느냐이다. 자율주행차의 개발 방식은 GPS를 기반으로 하는 것과 카메라와 센서, 레이더, 라이더 등으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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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자율주행차는 이 시대의 화두로 부상해 있다. 자동차회사들은 교통사고 예방과 에너지 절약, 노약자와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 트럭 인력부족의 해소, 운전 중 스트레스 저감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 등을 내 세우며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판매를 끌어 올리려 하고 있다. 반면 구글 등 IT업체들은 그 안에 사용되는 OS와 디지털 맵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시장의 파괴력을 염두에 두고 있다.


OS의 경우 구글과 애플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94%를 장악하고 있다.그 스마트폰은 세상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 1990년대 초반 개인용 컴퓨터가 국내에 처음 소개됐을 때 삼성전자의 데스크톱의 가격은 대략 350만원 정도였다. 당시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 용량은 10Mb,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보다 테라바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는 물론이고 고화질 카메라와  CPU등을 갖춘 초 고성능 카메라가 100만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우리 호주머니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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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아날로그 카메라와 필름이 자취를 감추었고 전통적인 미디어의 권력도 더 이상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보의 자유화를 넘어 이제는 인터넷 은행 설립까지 눈앞에 와 있다. 디지털 화폐가 통용될 날도 머지 않았다. 이것을 앱의 시대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자동차가 그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에 장착된 전자장비가 200년경에는 20개 이하였었으나 지금은 75개가 넘는다. 그를 위한 프로그램 코드도 2000년경에는 100만 회선에 불과했으나 2010년경에 1,000만 회선으로, 오늘날에는 1억 회선으로 늘었다. 그로 인해 우리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결합해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것이 자율주행차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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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거시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 인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어떤 제품도 전 세계 모든 사용자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것은 생산용량 때문도 아니고 기술적인 한계 때문도 아니다.


다양성 때문이다. 위대한 해체(원제 The Great Fragmentation, 2015년 인사이트앤 뷰 刊)의 저자 스티브 사마티노는 18세기 산업혁명이 몰고 온 대량(Maas)의 시대가 가고 해체가 시작되고 있다고 설파한다. 60억 인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기기 속의 애플리케이션이 모두 다르다. 같은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해도 사용 용도가 다르다. 지금은 그마저도 스마트폰은 손 안의 게임기로서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있고 보면 앞으로는 또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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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동차회사들은 대량 생산의 대명사이다. 세분화가 대세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보잉과 에어버스처럼 대형 항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항공산업과 독일, 미국, 일본, 한국이 장악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은 분명 산업혁명이 만든 대량생산의 대명사이다. 그 자동차회사들이 시대적 화두인 세분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무나 타는 차가 아닌 나만의 차를 원하는 유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 부분까지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 급부상하고 있는 3D프린터 시대가 도래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난 20년간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었다면 앞으로는 3D프린터가 바꿀 것이라고 한다. 다만 기존 업체들의 로비와 각종 규제로 새로운 산업의 등장을 가로막는 관료들의 자세가 걸림돌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시간을 조금은 늦출 수는 있어도 흐름 자체를 거스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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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다름 아닌 시장이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산업의 형태가 달라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 중국시장이다. 중국시장은 자본주의 경제를 배우는 단계라서 수업료를 지불하는 예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중국 증권시장이 좋은 예다. 그것은 자동차 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4년 자동차 사재기 열풍으로 판매가 급증했었다가 다시 재자리를 찾고 있지만 실상 자동차 판매 급락으로 비쳐지고 있다.


주택의 소유권이 없고 사용권만 있는 중국인들이 돈을 벌면서 해외의 땅을 거침없이 사들이고 있다. 세계의 사치품 시장도 이제는 중국의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진다. 아모레 화장품의 수익이 삼성, 현대자동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배경이 요우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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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부침은 있겠지만 그렇다고 중국인들이 제약이 없는 마약 '자동차'의 소유를 거부할 수는 없다. 다만 정부의 정책의지에 따라 신에너지차의 신대륙이 될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주도권을 장악할 것인지의 차이만 있을 것이다. 중국은 지금도 석탄 발전소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저가의 조악한 중국 현지 메이커들의 자동차부터 초호화 고급차까지 모든 장르와 세그먼트의 차들의 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그것이 중국시장의 힘이고 세분화의 핵이다. 미국은 인구 3억 1,300만명에 자동차 보유대수는 3억 500만대다. 중국은 인구 15억에 보유대수는 1억 5천 400만대 가량에 불과하다.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 100대에 불과하다. 천재지변과 전쟁이 없는 한 막을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다. 지금 세계의 돈이 중국으로 몰리고 있는 이유이다.


이 모든 화두의 중심에는 세분화(Fragmentation)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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