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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도쿄 모터쇼 10신 - 프랑스차와 이태리차만의 정서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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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10-29 18: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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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가 도쿄모터쇼에 8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자체가 뉴스다. 그러나 존재감은 미약하다. 크라이슬러와의 통합으로 FCA그룹이 되었지만 모터쇼장에, 그것도 메인이 아닌 복도에 지프와 피아트 브랜드가 전시됐다. 별도의 프레스컨퍼런스도 없었다. 프랑스 메이커들은 그나마 푸조 시트로엥 그룹과 르노 브랜드가 일본시장에 맞는 라인업으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었다. 시트로엥의 럭셔리 브랜드 DS를 처음 들여 온 것도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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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이태리는 예술의 나라, 디자인의 나라로 유명하다. 아니 유명했다. 지금은 그 주인의 상당수가 중국인으로 바뀌어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업의 글로벌 현황은 충격적일 만큼 달라져 있다. 전 세계 미술 경매액수도 중국이 미국의 두 배에 달한다. 경매액 기준 세계 10위 미술가 들 중 5명이 중국인이다. 유로화로 통화가 통일된 이후 EU는 독일 중심의 연방이 되었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만큼 프랑스와 이태리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가장 먼저 자동차가 시작된 곳이다. 첫 자동차 번호판이 발급된 때는 1893년이며 이때부터 자동차 산업은 프랑스 경제의 핵심 동력원 중 하나였다. 프랑스의 자동차 산업은 2000년대 중반까지는 호황을 누렸다. 자동차 생산이 가장 많았던 때는 2004년이었다. 2004년의 자동차 생산 대수는 366만 6,000대였고 이후 계속 감소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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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는 자동차 생산이 200만대까지 줄었다. 이는 유럽에서는 3번째, 전 세계적으로는 11번째에 해당하는 것이다. PSA와 르노의 자국 생산 비율도 감소하고 있다. 2011년의 경우 두 회사의 글로벌 생산은 640만대였고, 이중 자국 생산 비율은 31.1%였다. 높은 인건비로 공장을 계속 인근 국가로 옮긴 결과다. 그런 현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 배경에는 당연히 라인업 부재가 있다. 프랑스 브랜드들의 최대 배기량은 3,000cc다. 과거 르노의 벨사티스가 3.5리터 엔진을 탑재했었으나 존재감이 없었다. 프랑스를 비롯한 남부 유럽의 소비자들은 실용성 최우선의 자동차 선택을 한다. 그래서 프랑스는 전장 4미터 이하 차의 판매가 50%에 달한다. 4미터라면 프라이드와 엑센트급이다. 다운사이징이 대세이고 연료소비를 줄여야 하는 시대적인 과제를 감안하면 소형차 중심의 프랑스와 이태리 차들은 지금 1870년대 두 차례 석유 파동을 계기로 기름 덜 먹는 중소형차에 집중해 세계시장에 우뚝 섰던 일본차 이상으로 잘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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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그렇지 않다. 20세기만해도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확고한 포지셔닝을 했던 이태리와 프랑스 자동차회사들은 지금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만의 세계에 갇혔던 탓이다. 농업국가였던 프랑스는 과거 르노 2CV의 달걀 테스트와 모자테스트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술성보다는 기능성 위주의 차만들기를 했다. 그것은 이탈리아도 다르지 않다. 남들에게 보여 주는 소비생활보다는 자신의 여건에 맞는 선택을 당연시 했던 그들의 생활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이 일본 메이커들의 현지 생산으로 촉발되어 세계화가 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세계화는 곧 지역화다. 전 세계 각 지역의 문화와 환경에 따른 제품을 개발해 내 판매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나아가 판매되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논리가 이제는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런 시대적인 변화 대응하지 못하고 그들만의 주장대로 차만들기를 했고 시장은 그들을 외면했다. 르노는 닛산과의 합병, 르노삼성의 인수로 나름대로 중형차에 대한 전략을 키워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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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디트로이트오토쇼에는 20년 여년 전 철수한 이래 프랑스차는 볼 수가 없다. FCA의 출범으로 피아트 브랜드도 코보센터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직은 시장의 반응을 지켜 보는 정도다.


도쿄모터쇼는 그래서 그들에게는 희망의 땅일 수도 있다. '작은 것'을 좋아하는 일본시장은 경차 판매가 40%를 넘을 정도로 작은 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각이 글로벌 시장과는 다르다. 일본의 2014년 내수 판매대수는 556만 2,887대로 3년 연속 3% 이상의 증가율과 500만대를 넘겼다. 경차를 제외한 등록차는 0.8% 증가한 329만 98대로 2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 중 경자동차는 7.6% 증가한 227만 2,789대로 13년에 이어 2년 연속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신차 수요 중 경차의 비율은 40.1%로 1970년대 이래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1992년 버블의 정점이었을 때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가 798만대에 달했던 일본은 아직까지 그 때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경차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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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본시장을 위한 프랑스메이커들의 답은 여전히 프랑스풍이었다. 프랑스차만의 오소독스(Authodox)함이 무기이다. 그것이 과거에는 독창성이었다. 세계화로 경제의 국경이 없어진 오늘날에는 오히려 외연을 넓히는데 단점이 되기도 한다. 오늘날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만드는 자동차는 좋게 표현해서 세계화이지만 한편으로 몰개성으로 대표된다. 시동 버튼의 위치를 비롯해 에어컨 컨트롤 패널, 카 오디오 컨트롤 패널, 그리고 계기판의 클러스터까지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명목으로 거의 비슷해져 버렸다.


프랑스차와 이태리차는 그런 점에서 여전히 독창성을 유지하고 있다. 자잘한 버튼 독특한 계기판의 위치 등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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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는 플로어를 트윙고만으로 채웠다. 트윙고는 르노의 디자인 철학이 응축된 모델이다. "Cycle of Life"라는 디자인 컨셉트를 바탕으로 Play라고 하는 테마를 실현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Play는 유희라는 의미 외에도 자유롭다. 즐겁다 라고 하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 그것이 프랑스식 해석이든 무엇이든 그들만의 개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작은 차체로 일본 시장에서는 충분히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르노는 일본시장에 루테시아, 캡쳐, 캉구, 메간 등도 판매하고 있다.


Motion & Emotion이라는 테마의 푸조 역시 프랑스풍 디자인과 신선함을 무기로 내 세우고 있다. 유럽 브랜드답게 308에 GTi 버전을 라인업하고 있다.  페이스리프트한 208과 클린 디젤 엔진을 탑재한 508GT도 눈길을 끈다.


르노와 함께 전위적인 디자인으로 시장을 리드해 온 시트로엥은 2015년 월드 카 오브 더 이어 디자인 부문을 수상한 C4 캑투스를 전면에 내 세웠다. 언제나 그렇지만 시트로엥의 디자인은 낙천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더불어 2014년 럭셔리 브랜드로 독립한 DS가 처음으로 일본 시장에 소개됐다. 올 해로 오리지널 시트로엥 DS 출시 60주년을 맞는 기념 모델 DS4 크로스백, DS5 Edition 1955 등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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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관 복도에 전시된 FCA는 500(친퀘첸토)와 500X, 알파로메오, 지프, Abarth 브랜드의 대표 모델들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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