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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LA 오토쇼 2신 - 크로스오버/스포츠카/럭셔리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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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11-19 22: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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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LA오토쇼는 외형상으로 분명 국제모터쇼와는 차이를 보였다. 30개 이상의 월드 프리미어가 데뷔했고 새로운 기술 트랜드도 소개됐다. 프레스 데이 전날인 17일에는 커넥티트 카 엑스포도 열렸다. 주요 신차로는 뷰익의 올 뉴 라크로스와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닛산 센트라, 포르쉐 GT4 클럽스포트, 미쓰비시의 신형 미라지, 아웃랜더 스포트, 피아트 124스파이더 등 의미있는 모델들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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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쇼의 형식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참가하는 브랜드들이 모두 프레스컨퍼런스를 개최하지는 않았다. BMW와 쉐보레, 크라이슬러,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등은 참가는 했지만 프레스컨퍼런스는 없었다. 또한 프레스컨퍼런스의 주관도 본사의 CEO가 등장한 메이커는 하나도 없었다. 모두가 북미사업부 사장이 주도했다. 당연히 전혀 새로운 전략이나 정책의 발표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만큼 쇼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디트로이트쇼 등과는 달리 브랜드당 주어진 시간도 30분 정도로 넉넉했다. 대부분 행사 시간을 15분 이내로 잡아 이동 시간도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 자동차산업의 화두는 모두 등장했다.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그런 특성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달랐지만 시대의 흐름은 읽을 수 있었다. 다만 크로스오버의 시대라는 점에서는 거의 모든 메이커들이 같은 자세를 보였다. 2015LA오토쇼에서 나타난 트렌드를 항목별로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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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는 SUV의 지류다. 미국시장에서는 어떤 형태든 라이트 트럭으로 분류한다. SUV와 픽업 트럭을 합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중소형 이하의 부드러운 성격의 SUV를 크로스오버라고 한다. 컴팩트 SUV라는 표현도 사용한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는 크기에 상관없이 풀 사이즈 SUV도 모노코크 플랫폼을 사용해 크로스오버로서의 성격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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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LA오토쇼에서 가장 비중있는 모델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세계 최초로 선 보인 GLS였다. 올 초 메르세데 벤츠가 SUV의 차명을 앞바퀴 굴림방식은 GLA, C클래스 베이스를 GLC, E클래스 베이스를 GLE, 그리고 S클래스 베이스 모델을 GLS 라고 바꾸어 명명 체계를 재정립했다. 메이저 프리미엄 브랜드도 차명을 바꾼다. 그런 변화가 이상한 것이 아니다. GLS는 7인승으로 9G트로닉과  4매틱을 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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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유럽에서 발표된 재규어의 F-Pace도 주목을 끌었다. 재규어 브랜드의 첫 번째  SUV로 역시 성격은 크로스오버다. 이는 앞으로 등장할 다른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들의 SUV까지 가세하게 되면 오히려 수요를 더 늘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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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다는 CX-3와 CX-5에 이어 CX-9을 내놓았다. 마쯔다의 차세대 기술인 'SKYACTIV'와 디자인 테마인 'Soul of Motion'을 적용한 차세대 하이엔드 모델이다. 신형 CX-9에서는 마쯔다는 자사의 역동적인 DNA를 한 단계 진화시킨 모습으로 표현해 적용하고 있다.

 

포드의 이스케이프 풀 모델체인지 버전도 미국시장에서는 중요한 모델이다. 미쓰비시가 뉴욕 오토쇼를 통해 선 보였던 아웃랜더 스포츠도 본격적인 시판을 선언했다. 피아트의 500X도 이 장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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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모터쇼에서도 그랬지만 스포츠카는 여전히 모터쇼장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붇잡는 핫 아이템이다. 다만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미국 서부지방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세라티는 2016년형으로 업그레이드된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S, 그란투리스모 컨버터블스포츠, 그란투리스모 MC 컨티넨탈 에디션 등을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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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을 끄는 모델은 메르세데스 AMG였다. 올 들어 10월까지 미국시장에서 6.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메르세데스 AMG는 AMG C63쿠페와 AMG GT3, AMG S63카브리올레 등을 들고 나왔다. 4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을 장착하고 버전에 따라 출력 수치를 다르게 하고 있다. 이 모델들로 메르세데스는 고성능과 럭셔리, 오픈 에어라는 정통적인 자동차의 즐거움을 전면에 내 세웠다. 시장에 따라 보여주는 것이 다르다. SL 클래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LA를 통해 데뷔했다. V8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0-62mph 가속성능이 3.9~4.9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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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는 911 타르가 /4S와 카이맨 GT4 클럽스포츠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포르쉐는 차명으로는 6개의 모델밖에 없지만 수많은 베리에이션과 개별 옵션만 선택하고 구입이 가능한 제도를 시행하며 이 시대의 화두인 세분화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다. 2014년 18만 9,400여대를 팔았던 포르쉐는 올 해 20만대 돌파를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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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는 피아트의 124스파이더. BMW Z4 등과 같은 2인승 소형 경량 로드스터다. 마쓰다 MX-5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협업을 통한 모델이지만 피아트의 라인업 확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것도 볼륨이 아닌 스페셜 모델이다. 피아트는 Happy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Joy"를 전면에 내 세웠다. 역시 첨단 기술에 의한 전진보다는 전통적인 의미의 탈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모델이다. `1.4리터 멀티에어 터보차저 160hp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운전석에 앉아서 오른 손만으로 간단하게 열고 닫는 것이 가능한 소프트톱이 인상적이다.

 

이런 스포츠카들의 등장은 세상이 숨가쁘게 발전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당장에 내가 소유할 수 있으며 나를 즐겁게 해 주는 모델들에 투자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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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만 뜨면 불경기를 부르대며 사람들을 위축시키지만 세상은 우리가 보는 식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우리가 태어나서 언제 한 번 불경기가 아닌 적이 있었는가. 미국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양적완화하는 독약 처방으로 버티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시장은 상승하고 있다. 그런 역사는 처음이 아니다. 911때도 많은 이들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2006년 최고조를 이루었다. 그러다가 고꾸라지고 다시 살아나고를 반복한다. 얼마나 심각했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의 욕심은 멈출 줄을 모른다. 특히 그럴수록 양극화가 심해지며 중형차의 수요는 줄고 고급차와 저가 소형차만 팔리는 장구형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고급차는 자동차회사들의 수익성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글로벌 주요 완성차 그룹 11곳의 지난해 실적(각 사 IR 기준)을 분석한 결과, 2곳의 고급차 기반 완성차 그룹(BMW, 다임러)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8.8%로 대중차와 고급차를 함께 팔고 있는 나머지 9개 완성차 그룹(GM, 포드, 도요타, 혼다, 닛산, 폭스바겐, FCA, PSA, 르노)의 영업이익률인 3.9%를 훨씬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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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양산 메이커들의 고급차 브랜드는 전체 판매 증가를 견인하는 이미지 리더 역할도 수행한다. 더 나아가 토요타의 렉서스, 폭스바겐의 아우디 등이 좋은 예다. 토요타 그룹과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판매 대수는 대중차 브랜드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판매 대수 증가율은 고급차 브랜드가 훨씬 높다. 2013년 대비 2014년 렉서스는 9.0% 판매가 증가한 반면 토요타는 2.4% 증가에 그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도 고급차(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부가티, 람보르기니)의 판매 증가율이 대중차(폭스바겐, 스코다, 세아트)의 판매 증가율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그런 점 때문에 GM은 캐딜락을, 포드는 링컨을, 닛산은 인피니티를, 혼다는 아큐라의 가치 제고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현대의 제네시스까지 등장했다. 이제는 주요 메이저 양산 브랜드 6개 모두 고급차 브랜드를 소유하게 됐다. 여기에 재규어 랜드로버와 볼보 등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브랜드들도 모회사를 바꾼 후 날개를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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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메이커들의 고급차 브랜드에 대한 투자는 적지만 성과를 내고 있다. 2014년 미국 고급차 시장 전체 규모인 200만 2,098대 중 독일 고급차 브랜드 3사의 비중은 42.8%(85만 6,826대)를 차지했고, 올해 10월까지는 41.5%로 이들의 비중이 다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렉서스, 인피니티를 앞세운 일본 고급차 브랜드와 볼보, 재규어, 캐딜락 등 비 독일계 고급차 브랜드의 점유율은 2013년 58.3%에서 2015년 10월까지 58.5%로 소폭 상승해 격차를 줄여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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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특이한 점은 미국시장의 고급차 브랜드들의 판매가 SUV 중심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장에 뛰어든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는 시장에 대해 나름대로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최근 미국 고급차 시장 상황은 합리적 성향의 Y세대가 본격적인 소비계층으로 유입되고 있다.  중대형 승용 고급차 비중의 감소와 함께 SUV 및 소형차급의 고급차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독일 3사에 대항하는 비 독일계 고급차 브랜드들의 약진 등 과거 렉서스 사례를 봤을 때 현대차가 고급차 브랜드를 런칭하는데 적기인 신호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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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사건으로 자동차시장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소비자들의 시각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들고 있다.

 

고급차 시장은 반사효과를 노리는 것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그보다는 미투(me-too)가 아닌 나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시장 침투를 노려야 한다. 내연기관의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독일 메이커들과 달리 하이브리드에 올인해 성공한 토요타와 달리 캐딜락과 링컨, 인피니티, 아큐라 등은 좋은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고급차에 걸맞는 이미지를 정립하지 못한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싸움은 이제부터다. 5계년 계획을 표방한 제네시스는 6개의 라인업 완성될 시점에서 적어도 하위 브랜드들과의 차별화는 이루어내야 한다. 판매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비중을 두어야 장기적인 비전을 확립할 수 있다. 그 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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