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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90, 스칸디나비안 팩터로 삶의 질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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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12-03 18: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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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 S90이 공개됐다. 2015년 12월 3일 스웨덴 고텐버그(예태보리, 현지 언어로는 요테보그)에 소재한 볼보의 본사 내 디자인센터에서 전세계에서 모인 80여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2016 디트로이트오토쇼를 통해 공식 데뷔할 S90은 최근 일취월장하고 있는 볼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잘 보여주고 있는 모델이다. 볼보의 새로운 모듈러 아키텍처(플랫폼) SPA를 베이스로 개발된 볼보 S90의 이모저모를 발표 현장에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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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전략은 제품을 통해 표현된다. 새로 등장한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은 최근 볼보의 상황과 그들이 생각하는 미래를 읽게 해주고 있다. 우선은 자신감의 표현이다. 볼보의 2015년 11월 글로벌 신차 판매결과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4만 9,055대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월 기준 볼보 사상 최대의 판매 실적이다. 11월까지 누계 판매는 5.4% 증가한 44만 1,002대였다. 2014년 한 해 동안 46만 5,866대를 판매했다. 불과 수년 전 포드 산하에서 허둥 대던 때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볼보의 CEO겸 사장 하칸 사무엘슨(Hakan Samuelson)은 Smart Funtionality와 Safety& Environment, Scandinavia Design을 볼보 차만들기의 3대 요소라며 그것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고객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구상해 특별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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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SPA와 CMA 등 모듈러 아키텍처를 베이스로 커넥티비티와 액티브 세이프티 기술이 종합된 자율주행기술을 적극적으로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3기통과 4기통 엔진을 바탕으로 드라이브 E의 구현을 추구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전동화로 가는 길을 앞 당기겠다고 덧붙였다. 볼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트윈 엔진이라고 명명하며 완전 전동화시대로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런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우선은 볼보를 타는 사람은 누구도 사망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것을 바탕으로 판매대수를 80만대까지 끌어 올려 지속가능한 수익성을 창출해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볼보는 현재 고텐버그와 겐트 등 유럽에 두 곳, 다칭과 청두 등 중국에 두 개의 공장을 운용하고 있으며 미국 공장 건설도 추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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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담당 부사장 토마스 잉엔라츠는 'Easier, Enjoyable'이라는 표현으로 이 시대 자동차가 갖추어야 할 성격을 설명했다. 아무리 복잡한 기술이 채용되도 사용자 입장에서 어려우면 별무 소용이다. 자율주행기술 등 전기전자제어 기술이 만재되어 있는 자동차라도 사용자들은 쉽고 재미있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에게만이 아니라 자연에게도 친화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볼보는 3기통과 4기통 엔진을 근간으로 브랜드의 모든 라인업을 소화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볼보의 S90은 유럽 기준 E1세그먼트에 속한다. 전장이 5미터에 육박하고 휠 베이스는 3미터 가까이 된다. 그 수치 때문에 5리즈와 E클래스, A6등과 같은 등급으로 분류된다. 한국시장 기준으로는 준대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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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큰 차임에도 2리터 직렬 4기통 롱 스트로크 모듈러 엔진을 기본으로 다양한 출력 사양을 만들어 소화한다는 것이다. 1,969cc 직렬 4기통이라는 하나의 엔진 블럭으로 가솔린과 디젤 엔진을 만든다. 가솔린 엔진은 트윈차저(수퍼차저+터보차저) 시스템의 채용으로 최고출력 320마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트윈 엔진 버전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시스템 출력 407마력이나 된다. 0~100km/h 가속성능이 5.2초로 대 배기량 엔진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발휘한다. 전기모드로 50km를 주행할 수 있다. 디젤 엔진도 같은 배기량으로 400Nm(D4)와 480Nm(D5)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8단 기어트로닉 AT와 6단 MT.


볼보는 에너지와 환경 문제가 인류의 최대의 도전 과제인 현실에서 앞으로는 모든 자동차들이 볼보와 같은 파워트레인 다운사이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것이 S90을 통해 나타난 볼보의 생각이고 미래 전략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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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에 대한 그런 생각은 201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자율 주행 기술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S90은 반자율주행장치(Semi autonomous drive feature)인 '파일럿어시스트(Pilot Assist)'를 적용했다.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은 앞차와의 차간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앞차를 따라가는 기능인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Adaptive Cruise Control)'보다 한단계 더 진보한 기술이다.


시속 130km 이하의 속도에서 스티어링 휠을 부드럽게 조향해 앞차가 없는 상황에서도 차선이탈 없이 자동차 스스로 도로를 달리게 해준다. 이 최신기술로 인해 2017년까지 자율주행자동차 100대를 실제 도로에 달리게 하겠다는 볼보의 '드라이브미(Drive Me)' 프로젝트 성공에 한단계 더 가까워졌다는 것이 볼보측의 설명이다.


이런 기술은 안전한 차만들기로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볼보의 기술력이 바탕이다. 볼보는 1959년 3점식 에어벨트를 세계 최초로 표준화한 것을 비롯해 1991년에는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과 WIPS(경추보호시스템). 2004년에는 BLIS(측면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2005년에는 측면 에어백, 2008년에는 시티 세이프티, 2010년에는 보행자 감지 제동장치, 2012년에는 보행자용 에어백, 2013년에는 자전거 감지 제동장치를 세계 최초로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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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긴급제동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도 한단계 더 진화한 최신버전을 탑재했다. 낮과 밤에 큰 사슴(elk)이나 말 같은 동물을 인지할 수 있는 동물탐지기능이 추가됐다. 동물탐지기능을 탑재한 긴급제동기술은 앞차와 보행자, 자전거 탐지기능에 이어 볼보만이 가진 가장 진보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자율주행시에 만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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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자동차 디자이너는 정말 어려운 직업이다. 글로벌화로 인해 거의 모든 자동차들이 닮아 가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창출해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능성이라는 명목으로 각종 인터페이스와 버튼류가 같은 위치에 설계되고 있다.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다이얼 방식과 버튼 방식으로 해야 하는 것들의 변화에 한계가 있다.


볼보 S90은 그런 어려움을 스칸디나비안 팩터를 전면에 내 세워 어필하고 있다. 볼보의 최근 상황을 반영한 자신감과 리더십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스타일링 디자인은 2013년 프랑크푸르트오토쇼를 통해 선 보였던 컨셉트카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전동화와 배터리 탑재 등을 고려한 SPA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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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선택에 미치는 영향의 60%를 점하는 앞 얼굴에서는 볼보의 엠블럼 디자인의 변화와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헤드램프로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엠블럼 가운데 볼보의 영문 로고의 바탕이 파란색에서 검정색으로 바뀌고 조금 더 작아졌다. 범퍼 아래쪽 에어 인테이크는 좌우로 길게 해 와이드한 형상을 만들고 있다. 한국의 독자들 중 일부는 그것을 앞트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측면에서 본 그릴의 곡선은 1927년 첫 번째 볼보부터 존재 해온 볼보 디자인의 요소라고 설명한다. 앞 얼굴의 모티브는 사자라고.


그것이 선대 모델인 S80과 전혀 다른 터치로만 인정 받던 아니면 경쟁 모델과의 차별화를 추구하던 간에 S90의 얼굴은 볼보의 현 상황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과거 성냥갑 모양의 각진 디자인을 떠 올린다면 지금의 변화는 상상 이상이다. 그 동안에 인적 구성도 많이 바뀌었고 세상의 흐름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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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컨셉트카의 캐릭터 라인과 다르게 어깨선을 직선으로 처리해 완고해 보인다. 요트의 측면 라인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대형차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BMW 7시리즈가 그렇고 제네시스 EQ900도 보수적인 라인을 사용하고 있다. 이 등급의 소비자들이 오버하는 것보다는 차분함을 더 원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볼보는 그에 더해 프랑스의 화려함과는 다른 스웨덴의 차분하면서 기품이 있는 예술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프로포션의 변화다. 휠 베이스를 길게 하고 오버행을 짧게 했다. 이는 4도어 쿠페 형상을 추구하고 있는 루프라인과 함께 기존 모델보다 훨씬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휠 베이스가 길어진 만큼 승객성의 비중이 더 커졌다. 이는 21인치까지 설정되어 있는 거대한 휠과 함께 존재감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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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서는 ㄷ 자형 테일램프와 완만한 곡선으로 구성된 트렁크 리드가 역시 와이드한 형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VOLVO라는 영문을 좌우로 길게 늘어 놓는 것으로도 그런 의도를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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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스칸디나비안 팩터의 체감 정도가 훨씬 높다. 클린 라인이라고 표현하는 디테일을 통해 정제된 느낌의 실내를 만들고 있다. 토마스 잉엔라츠는 대시보드를 5개의 요소를 기본으로 디자인했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는 대시보드 크러시패드에도 천연 가죽을 사용해 수작업 느낌을 주고 있다. 두 번째는 크롬 도급의 적절한 사용으로 고급감을 높이고 역동성을 살리고자 하고 있다. 크롬 도금의 사용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일 수 있다. 이는 BMW 7시리즈가 그렇듯이 중국시장을 의식한 차만들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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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에어 블레이드다. 에어 벤트 가운데 상하로 길게 뻗은 오너먼트를 만들고 가 가운데 다이얼로 풍량을 조절한다. 새로운 엑센트로 볼보가 항공기용 엔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볼보 그룹 내에는 항공기 엔진과 선박용 엔진회사, 중장비 회사 등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가 있다. 네 번째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모니터다. 거의 모든 버튼이 그 안으로 들어갔다. 스크린 내의 핫 키가 큼직큼직하다. 디지털 원주민들에게는 익숙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디지털 유목민들은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이다.


이 시대에 등장하는 커넥티비티 대부분이 그렇듯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에 대응한다. S90도 당장에는 애플 카플레이가 적용되어 있다. 애플과 구글이 이런 식으로 자율주행차 시대의 소프트웨어를 장악해 간다면 미래의 주도권이 어디로 갈 지 갈수록 궁금해진다.


다섯 번째는 우드의 사용이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등 사용 범위가 상당히 넓다. 예술품을 조각해 놓은 듯한 면과 선의 처리로 전체적인 질감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우드 트림과 메탈 트림으로 고급성을 표현하는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요소를 통해 "볼보 필"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것이 토마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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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압권은 시트다. 볼보는 전통적으로 시트 만들기에 정평이 있다. S90의 프론트 시트는 예의 헤드레스트 일체형이라는 점에서는 변화가 없다. WIPS(경추보호시스템) 등 안전 기술로 볼보가 최초로 상용화한 것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시트백의 두께가 얇아진 것이 보인다. 실내 공간을 조금이라고 넓힐 수 있는 좋은 수법이다.


그러면서 시트의 착좌감이 현격하게 달라졌다. BMW 7시리즈의 시트가 그렇듯이 안락한 침대를 연상케 하는 착좌감이다. 주행을 해 보면 좀 더 정확한 느낌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앉는 순간 느껴지는 안락감은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안락감은 리어 시트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볼보의 플래그십이라는 점에서 센터 콘솔 뒤쪽에 리어 시트를 위한 통풍구가 없고 센터 암레스트에 컵 홀더 밖에 없다는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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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쇼파 드리븐카가 아니더라도 가족과의 탑승을 고려할 수 있는 세그먼트의 차로서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장비를 채용한다거나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는 실제 출시할 때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실렉터 레버와 시동 키의 버튼의 디자인 등 디테일에서 스칸디나비안을 표현하고 있는 것도 주목을 끈다. 스웨덴제 의자의 곡선을 살린 듯한 실렉터 레버는 BMW의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 기능을 채용한 실렉터 레버를 따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 세우고 있다. 시동은 동그란 형태의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다. 다이얼 식으로 오른쪽으로 돌리면 시동이 걸리고 왼쪽으로 돌리면 시동이 꺼진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 내기 위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 주는 아이템이다. 카 오디오용 스피커 중 트위터가 대시보드 가운데 윈드실드 바로 아래 설계된 것이 특이하다. 통상은 좌우 A필러 아래쪽이 정위치이다. 사운드를 감상할 기회가 없어 그로 인한 변화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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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90은 준대형 세그먼트이면서 플래그십이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모델의 성격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볼보만의 고집도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


세분화되는 시장 만큼이나 더욱 중요해져 가는 독창성을 위해 내 세운 스칸디나비안 팩터가 잘 녹아 있는 볼보 S90이 실제 도로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차만들기라고 하는 볼보의 주장이 어떻게 구현될지도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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