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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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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12-16 00: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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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기술의 흐름을 바꾼다.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로 인해 유럽 메이커들의 파워트레인 전략 중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급 부상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5년 10월 13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실용화에 주력한다고 발표했다. 디젤 스캔들 발발 이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아서다. 지금까지 유럽 메이커들은 디젤 엔진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집중해 왔으나 배기가스 시험 부정문제로 인해 방침을 전환하기로 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변명의 여지가 없는 폭스바겐의 이번 행위는 그들의 징벌 이외에도 자동차 파워트레인의 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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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V 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2011년 독일 메이커들의 표준화 합의로 본격화 됐다. 2013 프랑크푸르트오토쇼에서는 그런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에 따라 존슨 컨트롤이 48V 리튬 이온 배터리를 공개했었다. 당시 공개된 리튬 이온 전지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위한 것이었다. 존슨 컨트롤은 그 배터리를 사용한 실차 테스트를 2013년 12월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리튬 이온 배터리는 듀얼 전압 구조를 채용했다. 존슨 컨트롤에 따르면 48V 리튬 이온 배터리는 기존의 납 배터리보다 저장 용량도 크지만 보다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그만큼 아이들링 스톱 기구의 사용 시간을 늘릴 수가 있다는 설명이며 연비 개선 효과는 15%에 달한다고 한다. 생산은 미국 미시건주에서 한다.


하이브리드보다 추가 비용이 적은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일고 있다.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2016년~2017년에 48볼트전원 시스템을 실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개발도상국용 자동차에도 채용이 쉬워 전 세계적으로 폭 넓게 채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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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당시만해도 48볼트 시스템 차의 보급에 관해서는 2020년에 전 세계시장에서 750만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고 한 편에서는 80~90만대 정도라고 하는 조사도 있어 아직까지 확실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런데 2015년 프랑크푸르트쇼에서 콘티넨탈이 '48볼트 에코 드라이브'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면서 상황 변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12볼트 전기 네트워크에 48볼트 전기 시스템과 부품을 추가하는 것으로, 향후 자동차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 전기화는 현재 12볼트 스타트-스톱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낮은 등급의 하이브리드화와 더 정교한 고압 하이브리드 솔루션 간의 격차를 줄여준다는 것이 컨티넨탈의 설명이다.

 
컨티넨탈은 48볼트 에코 드라이브 시스템은 설치하기도 쉽고, 다양한 기능뿐만 아니라 고전압을 통해 이전에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에만 국한되었던 연료 절감 혜택까지 제공한다고 밝혔다. 콘티넨탈은 에코 드라이브 시스템을 채용한 차의 연비성능은 13%(NEC 기준) 향상됐다. 당시 컨티넨탈은 48볼트 솔루션은 자동차 산업에서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고객들의 첫 주문은 2016년 제품 출시 시점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48볼트 시스템의 채용에 적극적인 유럽에 비해 일본 메이커들은 소극적이다. 48볼트 시스템을 채용해 전기전차 아키텍처를 재구축하는 등 일본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기도 하지만 분위기가 다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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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유럽 메이커들은 중형차에의 도입을 시작으로 비용면 등의 이유로 풀 하이브리드의 채용이 어려운 소형차에의 채용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48볼트 시스템의 채용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젤 게이트 후 폭스바겐은 모듈러 플랫폼 MQB를 베이스로 이미 많은 기술 개발을 해 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함께 전원의 일부를 기존 12V에서 48V로 높여 출력을 향상시킨 마일드 하이브리드카도 전동화 전략의 일환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PHEV와 마찬가지로 세그먼트를 가리지 않고 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갈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그룹에서는 아우디가 이미 48V화에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해 왔다. 아우디는 2012년에 이 기술을 채용한 컨셉트카 i-HEV를 공개했다. A7을 베이스로 해 48V 벨트 구동식 올터네이터/모터(스타터)를 보닛 안에 탑재하고 트렁크에 48V 리튬 이온 배터리와 DC-DC 컨버터를 탑재했다. 이 시스템에서는 올터네이터/모터와 전동 에어 컴프레서가 48V 구동으로 되고 그 외 전장품용으로 12V의 납축전지도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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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i-HEV의 i는 intelligent를 의미한다. 주행 중에 가속페달에서 힘을 빼면 엔진의 시동이 꺼진다. 전기모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포르쉐가 처음 소개했던 코스팅 기능은 페달에서 힘을 빼면 엔진회전이 공회전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비해 아우디의 i-HEV는 아이들링 스톱 시스템처럼 엔진 시동이 꺼져 버린다. 정지상태에서만 시동이 꺼지는 것이 아니라 주행 중에도 그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아우디가 2014년 LA오토쇼를 통해 공개한 컨셉트카 Prologue도 핵심 기술이 48V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이었다. Prologue는 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아우디 버츄얼 콕핏(Audi virtual cockpit)도 채용하고 있었다.


엔진의 제너레이터를 출력을 향상시킨 벨트 구동의 스타터겸 올터네이터에 부착함으로써 엔진의 구동력을 보조한다. 또한 구동계의 일부를 고압의 48V 전원으로 해 회생 발전과 구동 보조의 출력을 12kW 정도로 높였다. 12V의 아이들링 스톱에 사용되는 스타터 겸 올터네이터의 출력이 3kW 정도인데 대해 출력은 4 배로 되고 연비효과도 10% 정도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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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그룹 외에도 PSA푸조시트로엥과 르노 등 유럽의 많은 메이커들이 2016년~2021년 사이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IHS오토모티브는 2025년에는 세계 시장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1,0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을 시작으로 한 유럽세는 갈수록 엄격해지는 유럽의 연비규제와 이산화탄소 배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낮은 비용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배터리 용량을 늘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축으로 전동화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 규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5년에 130g/km, 2021년에는 95g/km까지 낮추도록 하고 있다. 연평균 4%씩 낮추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5년에는 70g/km, 2030년에는 50g/km까지 저감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이런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만으로는 불충분해 엔진차의 연비도 마찬가지로 개선할 필요가 있어 하이브리드도 중요한 기술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유럽 메이커들이 48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토요타와의 차별화가 포인트라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1997년 첫 양산 하이브리드 프리우스를 출시한 이래 변함없이 하이브리드화를 추진해 현재 연간 100만대 규모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하고 있는 토요타와 같은 길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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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메이커들은 지금까지 디젤 엔진을 하이브리드의 대항차로 여겼다. 때문에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었다. 하지만 2021년~2030년에 규제가 더욱 엄격해지는 것에 더해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로 인해 디젤 일변도로 하기에는 한계가 드러나게 됐다. 그 내용의 전말이 어떻게 됐던 시장은 징벌 분위기가 강해 변화는 불가피 해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변함없이 하이브리드에 올인하고 있는 토요타의 장점이 부각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유럽 메이커들이 지금 당장 토요타와 같은 풀 하이브리드에 주력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그래서 연비규제에도 효과가 있고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와도 경쟁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전면에 내 세우게 된 것이다.


48V 시스템은 아이들링 스톱과 엔진의 구동력의 보조에 의해 낮은 비용으로 연비성능을 10% 정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부품 메이커에 공통 사양으로 발주 할 수 있어 여러 메이커에 보급이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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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하이브리드는 주로 토요타가 장악하고 있었는데도 연간 판매대수 100만대를 달성하는데는 15년 정도가 걸렸다. 유럽 메이커들이 공동으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투입하게 되면 좀 더 짧은 시간에 연간 100만대의 시장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는 생각이다.


폭스바겐그룹은 폭스바겐 브랜드에서 골프 GTE, 아우디 브랜드의 A3 e-tron 등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BMW도 2016년에 2시리즈와 3시리즈, 7시리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투입을 예고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PHEV 버전의 추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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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2015년 하반기에 X5 xDrive 40e를 출시했다. BMW는 PHEV 버전의 추가에 비용 부담이 있지만 부품 공용화로 해소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예를 들면 2016년 투입 예정인세 개 차종에 X5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동일한 배터리셀을 탑재한다는 것이다. 독일 메이커들은 소형차에서 대형차까지 세그먼트를 가리지 않고 PHEV 버전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 메이커들은 PHEV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공세를 취한다는 계획인데 두 시스템은 비용에 큰 차이가 있다. 그것을 공통 규격으로 해 비용을 줄여 양산효과를 높인다는 방침인 것이다.


그 핵심은 표준화와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간편 시스템, 부품 메이커 주도에 의한 완성차 메이커의 부담 저감, 그리고 낮은 비용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실현 등이다.
표준화에 대해서는 2011년 6월에 이미 폭스바겐 그룹과 다임러 AG, BMW 등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공통 사양을 책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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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내용과는 별도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도입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아 보인다.  2015프랑크푸르트오토쇼에서 저비용 문제가 예상보다 쉽지 않다는 의견이 개진된 것이다. 연비성능이 10% 정도 향상되다 해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차량 구입가격에서 아직까지는 그 이상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토요타 카롤라의 경우 하이브리드 버전이 엔진 차에 비해 연비 성능이 46% 가량 좋은데 비해 가격은 45만엔 정도 비싸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연비 10% 향상에 비해 가격은 1,000유로 비싸다. 카롤라는 만엔(9만3천원)당 1%의 연비 개선인데 비해 48V는 100유로(12 5천원) 1%가 개선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유럽에서는 PHEV에 대한 세제 우대 등은 이미 정립이 되어 있는데 비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에 대한 대책이 아직까지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때문에 당장에 효과가 좋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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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런 규제 강화와는 반대로 시장은 SUV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차체가 큰 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그만큼 많다. 그로 인해 총량 배출과 총량 연비를 충족하기가 어렵다.


결국 이런 복잡한 문제 때문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급격한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럼에도 IHS는 전동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2020년 경에는 연간 판매 100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유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대 배기량차가 많아 가능한 빨리 적용해 규제에 대응하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란다. IHS는 2021년경에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판매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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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5년경에는 전 세계 자동차 판매의 약 10% 가량인 1,000만대의 판매를 예상했다. 보쉬와 발레오 등은 2021년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배경이기도 하다.


더불어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12V로는 어렵다는 것도 이유이다. 운행 중 발전을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리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그것을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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