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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제네바쇼 8신 – 포르쉐, ‘가볍고, 빠르고,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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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3-03 05: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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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오토쇼는 전통적으로 기술적인 면보다는 실제 시장에서 당장에 판매될 모델들의 경연장이다. 개성을 강조하는 튜닝카들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2016 제네바오토쇼 역시 그런 흐름에는 변화가 없다. 120여종에 달하는 신차들의 향연이었다. 남부 유럽에서 인기 높은 수퍼카와 컨버터블, 그리고 왜건 등이 다양한 모습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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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변화는 있다. 커넥티비티와 전동화, 자율주행차의 시대에 대응해 가는 모습이 그것이다. 2007년부터 이산화탄소가 전면에 부상해 내연기관 엔진의 발전이 가속화됐고 2009년부터는 전동화의 흐름이 시작됐다. 전동화는 미국시장의 힘에 의해 부상한 측면이 있지만 사실 지난 7년간 획기적인 발전은 없었다. 프랑스가 가장 적극적이고 중국이 보조금을 동원해 판매를 끌어 올리려 하고 있다. 2015년 중국시장의 신에너지차(BEV, PHEV)의 판매대수가 2014년보다 340% 증가한 33만 1,092대였다. 전 세계 연간 자동차 판매 9,000만대 수준에 미미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애널리스트들을 동원해 바람몰이를 했던 것에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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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위기를 바꾼 것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다. 사건이 기술발전의 방향을 바꾼다는 것을 입증하듯이 2016 디트로이트쇼와 CES, 그리고 제네바오토쇼는 더 이상 돌아볼 것이 없다는 듯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커넥티비티와 전동화, 자율주행차를 화두로 내세웠다. 이는 결국은 자동차가 인간의 의지에 의해 움직이는, 달리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도구에서 디지털화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때 궁금해지는 것이 인간의 본능에 호소하는, 감성을 전면에 내 세우며 입지를 구축해 온 자동차 회사들의 미래다. ‘달리는 즐거움’을 모토로 하고 있는 BMW와 Everyday Sport를 강조하는 아우디, 도로 위에 군림한다는 메르세데스벤츠, 아름다운 속도를 주장하는 재규어, 쾌적성과 정숙성을 무기로 하는 렉서스, 그리고 ‘속도’를 DNA로 하고 있는 포르쉐 등은 앞으로 어떤 소구를 내 세워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을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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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네바오토쇼는 그런 미래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인간은 여전히 감성(Emotion)에 호소하는 제품에 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포르쉐다. 포르쉐는 2015년 글로벌 판매가 전년 대비 19% 증가한 22만 5,121대에달했다. 절대 판매대수에서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미치지 못하지만 증가율은 독보적이다. 그런 성공의 요인에 대해 포르쉐측은 “감성적인 스포츠카의 개발, 생산 및 영업에만 모든 초점을 맞춘 것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고객의 열성(Customer Enthusiasm)과 매출수익률 (ROS)그리고 고용의 안정성을 모두 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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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포르쉐는 시장의 압박을 받고 있다. 주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생산 때문이다. 양산 브랜드가 아닌 랜드로버도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만큼 니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시장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포르쉐는 지금도 바쁘다고 볼 맨 소리를 한다.

“우리는 2도어 스포츠카와SUV 및 파나메라 등 4도어 모델간의 균형을 지키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 우선은 포르쉐의 핵심 모델인 2도어 스포츠카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시장만 해도 판매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는 판매대수보다는 고객들에게 포르쉐의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DNA를 손상시키며 볼륨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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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프리미엄 스포츠카의 가치를 위해 희소성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독일프리미엄 브랜드의 연간 판매대수가 200만대에 육박했지만 글로벌 점유율이 1.5%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에 비하면 포르쉐의 가치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포르쉐의 변화의 핵은 911 시리즈에 탑재되는 수평대향6기통 엔진의 배기량을 3.0리터로, 718시리즈에 탑재되는 엔진을 2.0리터 수평 대향4기통 엔진으로 바꾼 것이다. 배기량은 낮추었지만 성능은 모두 증강됐다. 그것을 포르쉐는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이라고 표현한다. 당장에 내연기관을 사용하지만 효율성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그러면서 성능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기술 혁신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정리하고 2도어 스포츠카의 차명을 718과 911 등 숫자로 통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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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의 라인업 전략은 통상적인 양산 브랜드들의 그것과 다르다. 이번에는 수동변속기 모델 911R을 내놓고 최강 스포츠카라는 것을 강조한다.관람객은 그런 포르쉐의 구호에 호응하고 열광한다.

“Light, Fast, Beautiful”
포르쉐의 라인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Fast! 즉, 속도(Velocity)는 ‘그렇게 빨리 초소를 통과할 수 없다.’며 통과시킨 경찰의 이야기로 유명한 356부터 포르쉐 브랜드의 DNA로 자리잡고 있는 내용이다. 그것은 917과 911GT, 918스파이더, 그리고 이번에 부활한 911R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추구해 온 포르쉐의 브랜드 이미지의 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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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동안 변함없는 디자인 컨셉을 유지해 오고 있는 911은 그 자체만으로 여전히 자동차 마니아들의 로망이다. 그것은 인간의 ‘질주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911R 은 1967년 911 초대 모델의 호몰로게이션 모델로 설정된 전설적인 한정 존재다. 당시 레이싱서키트에서 혁혁한 실력을 과시하며 포르쉐의 존재감을 제고하는데 큰 공을 세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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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다시 살려낸 것이 911R이다. 엔진은 911 GT3 RS에 탑재된 4.0리터 수평대향 6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최고출력 500hp/8250rpm、최대토크 46.9kgm/6250rpm을 발휘한다. 공차 중량은 911 GT3 RS보다 50kg이나 가볍다. 변속기는 신세대 포르쉐에 많이 조합되는 7단 PDK 가 아닌 6단 MT. 당연히 0-100km/h 가속성능도 3.8초, 최고속도 320km/h로 몬스터급의 성능을 과시한다. 신세대 911R 역시 한정판으로 991대만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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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어 스포츠카는 숫자를, 4도어 모델은 이름을 사용한 차명 변경과 함께 새로 태어난 718 시리즈도 주목을 끌었다. 2도어 미드십스포츠카 718 박스터와 718카이맨이 그것이다. 718이란 차명 역시 모터스포츠의 장에서 공을 쌓은 1957년형 718모델에서 가지고 왔다. 새 모델부터는 두 모델 공히 수평대향 4기통 터보차저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은 2리터 4기통으로 300마력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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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통 수평대향 엔진은 포르쉐의 오랜 전통이다. 1950년대 말, 전설적인 포르쉐 550 스파이더를 계승한 718은 4기통 수평대향 엔진 배열의 정점으로 대표된다. 718은 4기통 수평대향 엔진을 탑재하고 1960년에 출전한 세브링 12시 내구 레이스, 1958년부터 1961년 출전한 유럽 힐클라임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린 타르가 플로리오 레이스에서는 1958년부터 1961년 사이에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142마력 4기통 엔진을 탑재한 718 RSK는 1958년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출력이 훨씬 높은 경쟁차들을 제치고 전체 부문 3,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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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의1990년 전후 판매대수는 1만 5,000대 전후에 불과했다. 그 누구도 포르쉐의 연간 판매가 20만대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것을 살려낸 것이 996형 911과 카이엔을 통한 혁신이었다. 세단형 모델 파나메라를 내놓을 때도 포르쉐의 정통성에 걸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시장은 그런 이들의 의견과 달리 포르쉐의 전략을 수용했다. 시대적인 트렌드를 읽고 포르쉐답게 대응한 것이다. 그를 통해 입지 회복에 성공한 포르쉐가 앞으로는 2도어 스포츠카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제품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 전동화 시대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포인트는 전동화가 되어도 포르쉐의DNA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2015년 말 순수 전기 스포츠카 미션 E의 양산화를 결정한 포르쉐는 모든 모델에 PHEV 버전을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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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순수 전기 스포츠카의 실현을 위한 과제를 설정해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15분 이하의 시간에 80% 이상 충전이 가능해야 하며 5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충전시간은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인 15분 이내를 충족해야 하며 4분 충전으로 100km를 달릴 수 있어야 한다고 설정하고 있다. 빠른 충전이 가능한 것은 포르쉐가 최초로800V 기술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또한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투자해 전기 스포츠카 시대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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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에게 전동화는 주행성을 결코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내연기관 엔진이 전동화되어도 포르쉐의 주행성을 살리고 브랜드 이미지의 근저에 있는 속도(Velocity)를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인간의 질주 본능은 영원한 로망이고 포르쉐는 그런 마니아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포르쉐는 미니와 함께 미국 J.D 파워의 2015 SSIS(Sales Satisfaction Index Study)에서 각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것은 결국 수익성으로 이어진다. 포르쉐는 대당 판매 수익이 가장 높은 브랜드다.그 힘은 포르쉐 마니아들을 만족시키는데 사용한다. 선순환이다. 브랜드가 잘 나가는데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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