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과연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는 끝날 것인가?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4-08 22:17:24

본문

과연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는 끝날 것인가? 질문을 바꾸면 전동화 시대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인가? 하는 것이다. 석유를 무기로 삼아 비산유국을 핍박하는 나라들로부터 벗어나고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전동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15년 9월 발발한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폭스바겐에 대한 징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탈것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과 차세대 파워트레인에 대한 관심의 집중이 더 이슈가 되어 있다. 일련의 뉴스는 그런 시대적인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뉴스 1. 테슬라는 지난 3월 31일 부터 시작된 신형 EV '모델 3'에 대한 사전계약 실적이 25만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모델 3'가 발표된지 36시간만에 25만 3천대가 사전계약 된 것으로 모델 3은 '로드스터', '모델 S', '모델 X'에 이은 테슬라의 4번째 전기차이다.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346km 이상으로 미국 기본 가격은 3만 5000달러로 지금까지 판매된 테슬라 전기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여기에 미국의 경우 약 800만원의 정부 보조금이 더해져 더욱 저렴하게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뉴스2. 현재 폭스바겐에는 파사트와 골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고, 골프와 업!의 전기 자동차 모델도 있다. 그러나 이 차들이 기존의 MQB 플렛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것에 비해, 폭스바겐의 새로운 전기 자동차가 MEB 플랫폼을 사용했듯이 신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새 플랫폼을 사용할 예정이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뉴스3. BMW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빠르게 더욱 많은 전기자동차들을 출시하고 자율주행 관련 기능들을 탑재할 계획이다. BMW는 i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의 로드스터 버전,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를 늘린 신형 i3 컴팩트 전기자동차, 미니 브랜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뉴스4.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집중적인 로비를 통해 현재 시점에서 EU의 배기가스 감축 목표를 초과한 것을 허용하는 협상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EU의회의 표결 결과 그 표 차이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은 정치인들이 점차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디젤 차량들이 허용되는 질소산화물(NOx) 의 배출량을 기준치의 50% 이하로 규제해야 한다는 투표에서 반대 323명 찬성 317명 기권 61명으로 부결되었다. 중도좌익 성향의 의원들이 배기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자동차업체들의 주장을 마지막에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표 차이는 작년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 이후 자동차업체들이 디젤 산업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고군분투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뉴스5. 디젤 게이트로 오점을 남겼던 폭스바겐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뉴스6.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를 계기로 자동차업계는 전동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동화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인 과제로 자리잡아가는 모양새다. 2016 제네바오토쇼가 그런 변화를 잘 보여 주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이산화탄소의 물결로 자동차 외부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표기해왔던 것이 이제는 kWh당 주행거리를 표시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토요타는 프리우스로 앞으로 다가올 전동화 시대의 표준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전동화차의 비율은 점차 증가할 것이고 그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뉴스7. 지난 달, 업계의 일부 경영진들은 배터리 전기자동차와 수소 연료전지 차량이 일상화된 포스트 디젤 시대를 준비해 배기가스 제로라는 자동차업계의 성배(Holy Grail)를 들어올려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누군가는 이미 1893년 Rudolf Diesel이 최초로 후원한 파워플랜트의 종말이 오는 소리를 들었을 수도 있다. “디젤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더 이상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BMW의 CEO Harald Krueger는 말했다. 3월 중순 발표된 그의 새로운 전략의 일부는 전기자동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전에는, 어떤 자동차업체들도 – 특히 어떠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 감히 유럽에서 디젤 엔진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지는 못했었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뉴스8. 다임러AG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5억 유로를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 확대를 위해 투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다임러의 고위 관계자들이 그들이 나아갈 방향을 확실히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 회사 차량으로 최신 Euro 6 디젤이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자동차를 사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쏟아지는 뉴스만 보면 우리는 머지 않아 내연기관을 버리고 전동화차를 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의 전동화 흐름은 다분히 정치적인 이슈에서 시작됐다. 2009년 오바마 정부의 그린 뉴 딜 정책이 그것이다. 바로 1년 전 에탄올 자동차로 업계의 부흥을 이루겠다고 부르댔던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이 1년만에 배터리 전기차를 부각시켰다. 세계 최대 시장이었던 미국에서의 그런 흐름은 자동차회사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전동화차에 대한 개발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린 뉴 딜 이후 등장한 배터리 전기차는 세컨드카의 개념으로 시작됐다. 하루 주행거리 40~60km 정도를 상정한 단거리 운행용이라는 전제가 있었다. 그 정도를 충족시키는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시류에 편승해 표를 얻어내려는 정치인들과 돈을 벌어보고자 하는 기업가(?)들의 욕심이 겹쳐 배터리 전기차는 그 실체에 비해 크게 부풀려져 이슈화됐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전기차의 판매는 지지부진했다. 우선은 기술적인 문제다. 배터리 용량을 비롯해 전기모터의 열관리 문제 등 현실적으로 당장해 해소하기 어려운 점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충전설비를 갖추어야 하는 인프라 구축도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완전 무공해 에너지는 없다. 태양광 에너지마저도 전기 전환 과정에서 다량의 폐수와 폐가스를 발생시킨다. 이제는 사그라진 바이오 에너지의 경우 20 갤런(75리터)의 연료를 만들기 위해 27만 갤런(약 102만 리터)의 물을 사용해야 한다. 핵 발전소는 인류 최악의 환경 파괴를 유발한다. 그럼에도 석유 패권으로부터 벗어나고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시대로의 전이는 피할 수 없게 되었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그러자 자동차회사들은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전동화 전략을 들고 나왔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독일 메이커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이 전면에 부상했다. 후발 업체들은 배터리 전기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그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그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 과정에서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터졌다. 그런데 사건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상외였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소비자들이 자동차업체들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에 따르면, 사건 이후 유럽에서 디젤의 수요는 거의 줄지 않았고, 특히 유가의 하락으로 인해 비싼 전기자동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연구업체 IHS Automotive에 따르면, 2015년 9월 폭스바겐 스캔들이 터지고 난 후 3개월 간이 작년에 디젤 차량이 가장 많이 판매된 기간이었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미국시장의 유가 하락으로 인한 전동화 차 판매의 감소도 뉴스거리다. 2014년에 34만 1,000대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가 판매된 미국시장에서 유가가 하락한 2015년에는 27만 4,000대로 하락했다. 소비자는 의외로 단순하다. 기름값이 떨어지면 큰 차를 사고 올라가면 작은 차를 산다는 것을 잘 보여 주는 내용이다. 

에너지 차원에서 보면 또 다른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기준 전 세계 에너지 소비구조는 석유 33%, 가스 24%, 석탄 30%로 여전히 화석연료가 지배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는 석탄 72%, 석유 19%, 가스 6%로 비율의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이다. 전 세계 전력 생산도 석탄40%, 천연가스 20%, 수력 16%, 핵 발전15%, 석유 6%로 친환경을 부르짖기 시작한지 30년이 가까워 오지만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나라별 석탄 화력 발전량도 일본 27%, 미국 49%, 중국 79%, 인도 69%, 독일 45% 등으로 우리의 인식과는 괴리가 크다. 다만 2014년 미국에서 재생 에너지의 비율이 13.5%에 달했다는 점이 변화의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정도다. 

문제는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로 인해 자동차업계 전체의 신용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내연기관 엔진만으로 보자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디젤이 가솔린보다 20~30% 가량 낮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에서 걸린 것은 질소산화물이다. 이산화탄소와 함께 온난화가스로 분류되는 것이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앞으로 자동차회사들은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 SCR(선택 환원촉매)를 채용할 것이다. 물론 그만큼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그 때문에 IHS는 새로운 디젤 차량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내년부터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며 향후 10년 간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니까 그 기간 동안에 소비자들이 내연기관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거두어 들이고 더 빠른 속도로 전동화차 시대로 갈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과연 그 기간 내에 전동화차의 기술이 지금의 내연기관을 대신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미래학자들인 무어의 법칙을 거론하며 빠른 시간 내에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과연 그럴까. 1950년에 날으는 자동차가 10년 내에 실용화된다고 했었다. 지금은 1인용 드론으로 인해 날으는 자동차의 개발이 필요없게 되었다는 의견도 재기되고 있다. 

7f113aca28377b045941a526689b555f_1460121

사건이 기술 발전의 방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단기간에 바뀌는데는 현실적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많다. 그 모든 배경에는 자본가들의 탐욕과 정치인들의 무지가 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 도출조차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적인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을 것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