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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그리고 디젤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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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5-16 21: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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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화두로 부상해 있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를 야기한다는 논리가 등장한지 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새로운 환경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만큼 지구 환경의 악화는 심각하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그동안 그렇게 부르짖은 만큼 얻은 성과는 있었을까. 나타난 데이터만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내연기관 전체의 불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디젤 게이트가 터졌다. 폭스바겐 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디젤 엔진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며 좀 더 빠른 속도로 전기차의 시대를 예고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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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MB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발전 페러다임을 제시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력체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한편 경제와 환경의 선순환 구조를 통한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녹색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2010 년 4 월 14 일부터 발효됐다. 많은 전문가들과 교수 및 학자들은 시대적인 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의 추진에 앞장섰고 그와 관련한 수많은 논문들도 쏟아냈다. 정치경제학적 고찰이라는 거창한 제목까지 동원하며 탄소저감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정작 그와 관련한 성과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오히려 2010년에는 1인당 이산화탄소 발생률이 미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3위에 올랐다. 더 나아가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7년 동안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속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전국 곳곳에 커다란 입간판과 현수막이 나부끼며 금방이라도 저탄소 국가로 발돋움 할 것처럼 보였고 언론들도 앞다투어 그에 대한 치적(?)을 근거없이 홍보해댔다. 그 때는 이산화탄소 문제였다.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많은 문제들이 순간적으로 붐을 일으키듯이 미디어들의 지면을 장식하지만 그것이 온전한 토론이나 검토 과정 없이 다른 사건에 묻히고 마는 행태는 변함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미세먼지로 덮으려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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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또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를 계기로 모든 미세먼지의 원흉이 디젤로 인한 것인 양 교수들과 전문가, 언론들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제는 질소산화물이었지만 지금은 미세먼지로 포인트가 바뀌었다. 대부분의 원인이 중국의 황사 때문이라고 했던 것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발생되는 양이 60~70%에 달한다는 것으로 바뀐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디젤 엔진이 이산화탄소 발생량에서 가솔린보다 적다는 점과 연비성능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찬양했던 언론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초미세먼지’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며 디젤 엔진의 종말을 예고하는 기사까지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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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쨌다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다. 일부 뜻있는 학자들은 좀 더 다각적인 각도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당장에는 그 목소리가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의 부도덕한 행위는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이제는 그 해법을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해야 하지 않을까?

우선은 유해물질로 야기되는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환경은 크게 지구환경과 지역환경으로 구분한다. 지구환경은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들로 인해 온난화가 야기된다고 하는 차원의 이야기이다. 심각한 기후변화는 맞지만 그 원인이 이산화탄소인가 하는 데는 점차 의문의 눈초리가 많아지고 있지만 어쨌거나 대한민국에서는 그에 대한 반론조차 끼어들 여지가 없다. 지역환경은 미세먼지와 매연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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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차원의 환경 폐해를 야기하는 이산화탄소는 건물에서 40% 가량이 배출된다. 또한 동식물의 배설물과 낙엽 등에서 40% 가량, 그리고 인간의 산업활동을 통해 20% 가량이 배출된다. 산업활동 속에는 비행기와 선박, 자동차 등도 포함된다. 운송수단 중에서는 비행기가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직접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동차다. 

자동차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된 것은 2007년을 전후해서다. 당시 프랑크푸르트 오토쇼장에 전시된 대부분의 자동차 도어에는 100km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표기되었었다. 이후 자동차업계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 그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당시 기준으로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보다 30% 가량 더 나온다는 점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디젤차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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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유럽은 신차의 55% 가량이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출시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미세먼지 규제에 더 강한 제재를 해 디젤차의 비율이 3% 정도에 그쳤던 미국시장에도 독일산 디젤차들의 진출이 본격화됐다. 1992년 폭스바겐이 처음 디젤차를 미국시장에 출시했을 때 ‘검은 매연 독일의 공습’이라는 제목을 동원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전환이었다. 동경 도내에는 디젤차 진입을 금지했던 일본에도 2012년부터 독일산 디젤차들이 속속 출시되기에 이르렀다. 

미국시장은 디젤차의 판매 증가율이 하이브리드카를 앞서기 시작했고 일본시장에도 디젤차가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갖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폭스바겐의 무효화 장비 사건이 터졌다. 폭스바겐이 소프트웨어 조작을 한 것은 비용이 원인이다. 유럽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의 워런티가 8년, 일본은 16년, 미국은 24년이다. 기간이 긴 만큼 더 비싼 장비를 달아야 한다. 양산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그럴 경우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다는 판단 하에 무효화 장비를 사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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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2007년을 전후해 시작되었던 이산화탄소에 대한 관점이 이번에는 미세먼지로 옮겨갔다. 물론 세계적인 이슈는 아니다. 한국의 특수성(?)이 만들어 낸, 다른 이슈를 덮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그동안 엄청난 재원을 쏟아 부었던 환경정책의 허구와 비 전문성, 부조리 등 퇴행 만 부각되고 있다.
 
미세먼지의 배출원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2012년 환경부 배출량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대기관리권역 PM10의 71.6%(2만7178톤), PM2.5의 32.3%(4400톤)가 비산먼지에서 왔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은 2014년 7월 발표한 ‘타이어 마모에 의한 비산먼지 배출량 및 위해성 조사’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타이어 먼지가 수도권 미세먼지(PM10, PM2.5)의 주범으로 나온다. 그 자료에는 자동차가 1㎞ 주행시 디젤승용차 배기가스에서 먼지 5㎎이 발생하는 반면, 타이어 마모 먼지는 100㎎으로 20배 더 많다고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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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많은 전문가(?)들을 비롯해 소비자들은 자동차, 특히 디젤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가솔린 직분사 엔진도 미세먼지 배출량에서 DPF를 장착한 디젤엔진보다 더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하고 있다. 그에 대해 질소산화물의 배출에서 디젤이 가솔린보다 15배 가량 많이 나온다는 데이터를 제시하는 쪽도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최근에는 SCR로 걸러낸다. 그래서 전체적인 배출가스 규제 기준에서 가장 까다로운 유로6를 클리어하고 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런 점 때문에 배터리 전기차로 가야한다는 당위성을 제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전기차는 운행 과정에서는 배기가스가 없지만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유해가스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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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전 세계 에너지 구조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친환경’적이지 않다. 2014년 기준 전 세계 에너지 소비구조는 석유 33%, 가스 24%, 석탄 30% 등이다. 중국의 경우는 석탄이 72%에 달하고 석유 19%, 가스 6%에 달한다. 전 세계 전력 생산 에너지의 비율로 보면 석탄이 40%, 천연가스 20%, 수력 16%, 원자력 15%, 석유 6%로 모두가 공해를 유발하는 에너지다. 

특히 석탄 화력 발전량만을 보더라도 인류의 희망과는 아직 괴리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라별로 일본이 27%, 미국 49%, 중국 79%, 인도 69%, 독일이 45%의 전기를 석탄으로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40%의 전기를 석탄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를 위해 우리나라는 석탄 수입 세계 4위에 올라있다. 그 다음으로 LNG 32.3%, 핵발전 23.7%, 신재생에너지 4.7%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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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 발전은 국내 초미세먼지 배출 59%를 차지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주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황(SO₂) 등의 물질이 공기 중 화학 반응을 통해 2차 생성 초미세먼지를 발생한다. 현재 한국에는 53기의 석탄화력발전소 운영 중이다. 그것도 부족해 11기를 건설 중에 있고 13기가 계획 중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빨리 보편화된다는 것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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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위해서는 에너지 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이 있어야 한다. 바로 태양광과 지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다. 미국은 2014년 이미 신재생에너지로 전체 전력의 13.5%를 생산하고 있다. 독일은 개별적 태양광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2012년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태양광 발전이 워렌버핏이 20억 달러를 투자해 태양광 발전소인 미드 아메리칸에너지를 인수하는 식으로 대규모사업이 되면 기존 화력발전과 핵발전과 다를 바가 없어진다. 제주도처럼 개별 가옥에서 발전을 하고 나머지는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공유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마저도 전기 전환과정에서 폐수와 폐가스를 배출한다. 또한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고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당장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하루 아침에 우리가 자동차라는 이동수단을 모두 폐기할 수는 없다. 마녀사냥식으로 몰아붙이기보다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강구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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