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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의 BMW, 디젤에 대해 어떤 해법을 제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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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5-29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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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의 BMW”. 그동안 엔진 기술을 선도하며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와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의 지위 확보에 지대한 역할을 해 온 BMW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디젤 게이트 발발 이후로 분위기는 정치적 이슈화됐고 시장에서는 상당히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디젤 엔진이 마치 모든 환경 피해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 붙이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렇게 부르짖는 사람들이 어떤 대안을 제시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것은 자동차업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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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는 10세대 E클래스를 발표할 때 디젤 엔진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전면에 내 세웠다. 디젤 엔진의 RDE(Real Driving Emission)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밝히고 있다.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의 배출 저감을 위해 EGR(배기가스재순환)과 후처리 시스템을 개량한 것이 포인트다. 

EGR은 질소산화물의 저감에 크게 기여하는데 설정 모드 이외의 주행에서 NOx를 대량 발생할 때에는 메인 EGR 외에 서브 EGR이 작동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후처리 시스템은 DPF의 표면에 뇨소를 부착했다. 또한 피스톤의 소재를 알루미늄에서 강철로 바꾸어 실린더와의 유격을 작게 하는데 성공했다. 강철이 열팽창이 적기 때문에 저온시의 배기가스도 개선된다. 또 실린더 안쪽에는 나노 테크놀러지를 사용한 카본재를 녹여서 분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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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그랬듯이 시간이 지나면 일반인들의 뇌리에서 사건은 잊혀지겠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지속가능한 자동차사회’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당연히 나라별로 규제는 더 강화될 것이고 그에 대응하지 못하면 점차 디젤 엔진의 존재감은 약해질 것이다. IHS Automotive는 유럽시장 디젤차 점유율이 2015년 50%를 넘었으나 2027년경에는 4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이 축소되겠지만 그렇다고 존재감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이 축소되는 것은 규제로 인한 것이다. 2017년 9월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 RDE다. 실제 주행시의 배기가스 중 질소산화물(Nox)의 양을 규제한다. 이는 지금까지와는 큰 차이를 보일 정도로 엄격한 수준이다. 사실 국내에서도 환경부는 엄청난 환경저감 비용을 쏟아 부어놓고 그 책임을 모두 업체나 사회적 문제로 돌리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알고도 단속하지 않은 환경부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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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2012년부터 디젤차에서 이 RDE에 대응하는 준비를 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개량한 SCR(선택환원촉매)을 탑재하는 것을 고려해왔다. 그런데 알다시피 SCR은 고가다. 그 가격이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의 원인이었다.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의 보증 기간이 유럽은 8년, 일본은 16년, 미국은 24년을 요구하고 있다. 기간이 긴 만큼 장비의 가격은 비싸진다. 양산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24년짜리의 장비를 설정해 판매하면 경쟁력이 없어진다. 때문에 SCR은 주로 중대형 고가 모델에만 탑재해왔고 소형차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디젤차 시장의 축소는 ‘엔진의 BMW’는 물론이고 유럽 메이커 대부분, 더 나아가 자동처업계 전체에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BMW만 해도 유럽시장 판매대수의 70%가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출시되고 있다. 잘 나가는 X5의 경우는 97%가 디젤 버전이다. 그런 상황에서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가의 제어장치를 달게 되면 경쟁력 하락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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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이유는 이산화탄소 규제에의 대응이다. 2021년부터 유럽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업 평균 95g/km로 제시하고 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이산화탄소 규제에 더 적극적이었다. 디젤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가솔린차보다 적다. 때문에 디젤차의 판매가 줄면 이산화탄소 규제에의 대응이 어려워진다. BMW 라인업을 예로 들면 같은 2리터 엔진 가솔린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최대 128g/km인데 비해 디젤차는 116g/km로 약 10% 가량 차이가 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BMW는 디젤차의 비용 저감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판매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니까 디젤차의 판매를 늘려 가격 상승 압박을 해소하고 PHEV 의 판매를 늘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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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위해 개발한 것이 2013년에 소개한 소위 모듈러 엔진이다. 이미 2시리즈 등을 통해 국내에도 소개된 모듈러 엔진은 하나의 실린더 모듈을 바탕으로 그것을 가솔린과 디젤 엔진에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3/4/6기통 엔진 모두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부품 공유율이 60%에 달하며 가솔린과 디젤엔진간에도 30~40%의 부품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그로 인해 제작시간이 저감되며 무엇보다 큰 비용저감을 달성할 수 있다. 4기통과 6기통 엔진이 같은 라인에서 생산이 가능하다. 시장의 상황에 따라 4기통의 수요가 증가하면 6기통 대신 4기통 생산을 늘려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모듈러 엔진의 경우, 실린더 당 약 500cc를 적정 배기량으로 하고 있는데 그것을 모든 엔진에 공통되게 적용할 수 있다. 그러니까 3기통, 4기통, 6기통 엔진이 각기 상황에 따라 다른 배기량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듈러 시스템에 의한 하나의 실린더 배기량에 정해지면 기통수에 따라 총 배기량은 정비례해 달라진다는 것이다. 보어와 스트로크가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모두 같은 엔진 블록을 사용하며 같은 생산 라인에서 제조된다는 것이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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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세부적인 측면에서 디젤 엔진의 저압축비화도 추구하고 있다. 현재의 16.5 :1 에서 14.5~15.5 :1 까지 낮춘다는 것이다. 또한 인젝터의 분사압을 250MPa에서 270MPa로 높여 연소도 개량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10세대 E클래스를 소개할 때 디젤을 전면에 내 세운 것처럼 BMW에게도 디젤은 여전히 중요한 존재이다. 그리고 당장에 디젤 엔진을 대신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BMW는 2016년 2월, 올해 7월부터 모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iPerformance'라는 명칭을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7 시리즈'를 기반으로 2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과 2시리즈 엑티브 투어러 'iPerformance‘, 330e 'iPerformance‘, X5 xDrive40e 'iPerformance‘를 공개했다. BMW의 모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i3'와 'i8' 개발을 통해 축적된 전기 모터, 배터리 셀, 전자 제어 컨트롤 유닛 등 BMW i의 노하우가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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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이처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내 세우는 것은 이산화탄소 규제에 대응하고자 함이다. 예를 들면 EV모드 항속거리를 25km로 설정한 PHEV의 CO2 배출량은 규제상으로는 1/2로 계산된다. PHEV의 판매 확대는 CO2 배출량 저감에 절대적인 효과가 있다는 얘기이다. EV 항속거리로 30km이상을 설정한 3시리즈의 PHEV 330e의 CO2 배출량은 49gkm에 불과하다. 

201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거의 모든 메이커들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경쟁적으로 쏟아낸 시기였다. BMW는 i브랜드를 런칭하며 i8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를 처음 공개했다. 앞바퀴를 모터로, 뒷바퀴를 엔진으로 구동하는 PHEV 시스템을 탑재했던 i8 PHEV는 다른 어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강한 인상을 남겼다. PHEV 컨셉인 엑티브 투어러 컨셉도 이 때 공개되었었다. 그리고, 지난 해 엑티브 투어러 PHEV 양산 모델이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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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프리우스 PHEV, 볼보 V40 PHEV, 미쓰비시 아웃랜더 PHEV, 포드 C-MAX Energi, 혼다 어코드 PHEV 등 연비를 중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들이 발표되었지만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다양한 라인업에 포진하고 있는 것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이다. 

3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포르쉐 918 스파이더와 아우디 스포츠 콰트로 컨셉트,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PHEV 등 대형 럭셔리 세단,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하고 등장한 것이다. 단순히 연비 향상을 위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과 함께 성능 향상을 위한 방법으로 적극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여전히 항속거리의 제한을 받고 있는 EV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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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자율주행차에 대해 BMW는 완전 자동운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BMW는 적어도 현 시점에서 완전 자동운전차는 주차장에 한한다는 방침을 표방하고 있다. 5월 27일 서울에 온 메르세데스 벤츠의 이사회 멤버이자 마케팅&세일즈 총괄 올라 캘레니우스(Ola Kaellenius)는 자율주행기술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다임러AG의 사고를 잘 설명해 주었다. 

그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지금 추구하고 있는 것을 "무공해(Zero Emission)", 과 "무사고(Zero Accident)", 그리고 "커넥티비티(Connectivity)"로 요약했다. 환경과 안전, 그리고 자동차를 하나의 단말기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라는 주제로 자율주행을 규정하고  "결코 운전하는 즐거움을 빼앗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BMW의 고도로 자동화된 주행(Highly Automated Driving)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를 통칭해 학계에서는 ADAS(Advanced Driver Assist System)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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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도 같은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여전히 자동차의 주역은 운전자이며 자동운전기술은 보조장비라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정체시, 고속도로의 장거리 운행시 등은 자동주행 기능을 사용하지만 그 외에는 운전자가 직접 개입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무인자동차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얘기이다. BMW는 2016년 3월 비전 넥스트 100이라는 자율주행 컨셉트카를 공개한바 있다. BMW만의 자율주행에 대한 아이디어를 보여 준 모델이다. 완전 자동운전을 상정해 스티어링을 격납하는 타입으로 닛산의 IDO, 볼보의 컨셉트 26 등과 같은 개념이다. 자율주행모드와 운전 모드가 병행한다는 것이다. 이는 BMW가 전통적인 라이벌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는 물론이고 테슬라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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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이 운전자와 같은 행동을 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에 의한 운전 판단에도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완전자율주행차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보험에 관한 부분도 연구 중이다. 더불어 지도 데이터의 표준화도 추구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실현되려면 디지털 맵에 의해 기차 철로와 같은 주행이 가능해야 한다. 그를 위해 BMW는 2015년 9월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와 함께 디지털 맵회사인 HERE를 사들였다. 이 지도 데이터를 세계 표준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표준화의 대상은 이 외에도 도로와 지명 정보 등에 더해 정체 정보 등을 모으는데 사용하는 동적 데이터까지 다양하다. 우선은 1~2년에 걸쳐 독일 내 아우토반의 지도 데이터 표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 후 시가지의 지도 데이터를 만들고 2020년까지 표준화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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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대한 산업에서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신참자가 아니라 메이저 업체라는 생각이 강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행보는 그래서 더 주목을 끌고 있다. 그들은 테슬라와 구글이 트리거(Tigger)의 역할은 했지만 모든 기술은 오래 전부터 축적해 오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그동안 IT업계와 자동차업계의 대결이라는 도식에서 벗어나 상호 협력해야 한다는 쪽으로 논리의 전개를 바꾸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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