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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상용차에도 안전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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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6-13 10: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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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 덤프, 카고, 대형버스를 운전하는 운전사들은 장시간의 격무에 시달린다. 최소 8Ton을 넘는 큰 차체를 운전하면서 확인해야 하는 사항도 많고, 대부분의 물류 운반이 장거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운전 중 집중력 저하나 전방 상황을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크기와 중량으로 인해 일반적인 승용차 사고와는 다르게 도로 전체에 피해를 입힐 수도 있는 대형 사고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국내 트럭 관련 교통사고는 한 해 25,000건 가량 발생하고 있으며, 버스 교통사고는 한 해 15,000건 가량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운전자들 또는 사업주들은 지금까지 트럭과 버스를 선택하면서 가격만을 고려해 온 것도 사실이다. 허나 트럭과 버스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가격보다 고장이 잘 발생하지 않는 품질, 효율적인 연비, 사고를 낮출 수 있는 안전 장비이며 이와 같은 것들이 축적되면 결과적으로 소요되는 돈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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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되는 승용차에는 다양한 전자식 안전 장비들이 기본 장착되거나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안전 장비들은 대부분 오래 전부터 개발되어 왔던 것들이고 본격적으로 자동차에 장착하기 시작한지도 상당히 오래됐다. 그러나 대형 상용차에는 그동안 전자식 안전 장비를 장착하기 어려웠는데, 이는 대형 상용차의 경우 승용차보다 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승용차는 4개의 바퀴와 2톤가량의 차체만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면 되지만 상용차는 최소 6개 이상(트럭의 경우)의 바퀴와 최소 8톤을 초과하는 차체를 제어해야 한다. 여기에 화물이 적재될 경우 증가하는 무게만큼 관성질량도 증가하며, 트레일러의 경우 트레일러에 장착된 바퀴와 화물 무게까지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하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 급정지 또는 급회전 시 화물의 무게중심이 급격히 이동하는 것도 계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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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상용차 제조사인 MAN이 상용차에 적용되는 전자식 안전 장비들을 시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총 4개의 장비가 시연되었는데, 정해진 차선을 아무런 신호 없이 이탈했을 때 소리를 통해 경고하는 LGS(Lane Guard System), 전방이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EBA(Emergency Brake Assist), 곡선 구간에서 차체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앞 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자동으로 항속 속도를 조절하는 ACC(Adaptive Cruise Contro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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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ESP에 대한 시연이 시작됐다. ESP가 본격적으로 자동차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이지만, 상용차에는 조금 늦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MAN에 적용된 ESP는 스티어링의 조향 각도와 횡가속도를 감지하는 것은 물론, 차체가 기울어진 각도까지도 감지해 브레이크 일부에 적절한 제어를 가함으로써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는 물론 전복 상황까지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MAN의 덤프트럭에 올랐다.

 

물로 인해 타이어의 그립이 감소한 바닥에서 선회를 시작하자 관성에 의해 차체는 약간 기울었고 계기반에서는 ESP 경고등이 지속적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속력이 빨라지거나 느려지지 않으면서 차체는 선회를 계속했으며 실내에서도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운전사가 일부러 제어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직접 스티어링을 잡고 엑셀레이터를 바닥까지 닿도록 밟은 채 선회를 시작했으나, 덤프는 가속에 반응하는 대신 적절한 속력으로 계속 차체를 안쪽으로 붙잡았다. 전복까지 시킬 요량으로 스티어링을 급하게 조작하고 브레이크를 전혀 밟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넘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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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ESP가 대중적으로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엘크 테스트(Elk Test)에서 벤츠 A 클래스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문제점 개선을 위해 ESP를 장착하는 리콜을 단행한 이후이다. 승용차보다 무게중심이 높은 대형 상용차가 급작스런 회피 상황에 직면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면 넘어지면서 다른 자동차 또는 보행자를 덮치는 2차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실제로 이런 사고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ESP가 상용차에서도 대중화된다면, 이와 같은 사고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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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는 승용차를 통해 이미 체험한 시스템이지만, 대형 트럭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달랐다. 25km/h 이상에서 작동하는 ACC는 페달 조작의 수고를 덜 수 있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이 많은 대형 상용차에서 운전사의 피로를 획기적으로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속도계에 집중하지 않아도 ACC 기능 해제 시 소리를 통해 알려주기 때문에 운전자는 전면과 측면만 확인하면서 스티어링을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만약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해도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다른 기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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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A는 전방 상황을 감지해 앞 차가 긴급히 정지했을 경우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충돌을 막는 시스템이다. 미국에서는 2020년부터 판매되는 모든 승용차에 장착해야 하는 필수적인 안전장비로 인식되고 있다. MAN의 트럭에 장착된 EBA는 전방 레이더와 카메라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실제 장애물 여부를 판별하기 때문에 박스 등 충돌 시에도 이상이 발생하지 않는 장애물에는 동작하지 않는다. 

 

EBA는 순차적인 로직을 갖고 있다. 장애물이 등장할 경우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하며, 반응이 없을 경우 각 바퀴의 모든 브레이크에 압력을 미리 맞추고(트럭의 브레이크는 공기 압력으로 작동한다) 제동등을 점등시켜 후방 차량에 경고한다. 이후 엔진 토크를 감소시키고 경고 브레이크를 사전 작동시킨 후 마지막으로 강력한 제동을 걸어 트럭을 정지시킨다. 토크 감소와 경고 브레이크 등을 통해 사전에 차체를 안정화시키기 때문에 후방 화물이 급격히 쏠리는 일이 없으며, 브레이크 작동으로 인해 프론트 데크가 약간 앞으로 기울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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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LGS는 카메라가 전방 차선을 감지해 운전자가 운전 중 차선을 이탈했을 경우 경고음을 발산해 차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MAN의 LGS는 4단계로 진화했는데 스티어링을 자연스럽게 조작하는 경우에는 경고음이 작동하지 않는다. 이는 운전자의 의지에 따라 자연스러운 차선 변경이 이루어졌을 때 이를 방해하지 않기 위한 조치이다. 실제로 직접 스티어링을 잡고 차선 변경을 진행한 결과 경고음은 작동하지 않았다.

 

대신 스티어링에서 손을 뗐을 경우 차선 이탈이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경고음이 울린다. 또한 차선을 감지해 폭 3.5m 이하의 차선이나 4.5m 이상의 차선에서는 작동하지 않으며, 주로 우측으로 치우치게 되는 대다수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고려해 좌측과 우측의 벗어난 범위 감지 폭이 약간 다르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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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전자 안전 장비는 외국에서는 이미 법제화가 되거나 장착이 예정되어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법규화가 예정만 되어 있고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그러나 MAN에서는 법규화와 상관없이 앞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LGS를 기본 장착할 예정이며, 대형 트럭에는 ESP, LGS, EBA를 기본 장착할 예정이다(ACC는 현재 프리미엄 트랙터에만 장착). 전자 안전 장비는 추후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MAN에서는 현재 이와 같은 전자 안전 장비들을 기본으로 자율주행 트럭도 개발 중이다.

 

직접 경험해 본 MAN 트럭의 전자 안전 장비들은 적어도 안전에 있어서는 인간의 조작을 넘어서고 있었으며, 운전이 서툰 트럭 운전자라도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을 만큼 안정화되어 있었다. 대형 상용차의 안전은 산업 발전에의 손해를 막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지킨다는 시점에서도 중요하다. 물론 대형 상용차 운전자의 근무 환경 개선과 적절한 휴식 제공도 중요하지만, 만약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심할 수 있는 전자 안전 장비가 있다면 좀 더 편안한 운전이 가능할 것이다. MAN의 노력은 모두가 안심하고 도로를 주행할 수 있기 위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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