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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A 그룹 디젤 엔진의 일본 진출, 한국의 이정표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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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7-18 0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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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젤 엔진에 관한 이야기가 연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시민들과 환경 단체들은 잇달아 디젤 엔진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외치고 있고,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제대로 확인되지도 않은 디젤 엔진 괴담이 유포되고 있다. 나라의 진행 방향을 결정하는 정치가들 역시 이와 같은 거대 여론에 휩쓸려 대책은 제대로 마련하지도 않은 채 디젤 엔진을 무작정 퇴출시키겠다는 공염불만을 남발하고 있다. 적어도 한국에서 디젤 엔진에 있어서는 ‘혼돈의 시대’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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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람들의 생각대로 디젤 엔진은 인간에게 안 좋은 영향만을 끼칠까? 디젤 엔진은 한 가지 종류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몇 명이나 있을까?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디젤 엔진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참고해 볼 생각은 없었던 걸까? 그저 심각하게 노화된 디젤 트럭들이 내뿜는 매연만을 보고 편견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닐까? 이와 같은 의문에 대한 해답이 쉽게 보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PSA 그룹(푸조, 시트로엥, DS)이 일본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에 디젤 엔진 라인업을 추가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일본은 그동안 승용 디젤 엔진에 대해서 엄격한 규제를 시행해 왔던 국가 중 하나로, 지금도 도로 위의 승용차 중 대부분이 가솔린 엔진 또는 하이브리드 엔진을 사용한다. 그런 일본이 디젤 엔진을 개방한다는 것에는 어떠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한 사회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한국과 비슷한 일본이라면 참고가 될 만하다고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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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일본이 디젤 엔진에 대해서 어떤 규제를 갖고 있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1990년대 후반에 도쿄 도지사로 당선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 慎太郎)는 디젤 엔진에서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PM)가 많이 배출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디젤 자동차 NO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화물 운송을 위한 트럭을 제외하고는 디젤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가 거의 없을 정도였으며, 자국의 자동차 산업 역시 가솔린 엔진 또는 하이브리드 엔진 위주로 흘러갔다.

 

그러나 디젤 엔진은 우수한 연비와 적은 CO2 배출량으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일본은 2009년 10월부터 포스트 신장기 규제(2010년부터 배출 가스 허용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규제)를 도입했으며, 클린 디젤 보급 촉진정책을 통해 에너지원의 다양화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 신장기 규제 수치는 당시의 유로규제(유로5) 보다도 더 엄격했기 때문에 디젤 승용차의 보급률이 쉽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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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몇 년이 지나, 포스트 신장기 규제를 만족시키는 디젤 엔진의 개발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아직도 일본은 디젤 엔진의 보급률이 높지 않기에 어찌 보면 블루오션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에코카 감세 제도 및 보조금 지급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일본은 앞으로 디젤 자동차 배출가스 가두 검사 등을 실시하는 ‘디젤클린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배기가스 배출 관련 규제 준수여부에 대한 더 엄격한 관리를 진행할 것을 예고했기 때문에 일본에서 판매가 이루어지는 디젤 엔진은 오염을 최대로 억제한 디젤 엔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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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점에서 PSA그룹의 디젤 엔진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PSA그룹은 세계 최초로 DPF를 개발하는 등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 규제를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진행해 왔으며, 질소산화물 감소를 위해 타 제조사가 1.6L 소형 디젤 엔진에 주로 적용되는 LNT 방식 대신 SCR 방식을 일괄적으로 적용했다. 요소수를 사용하는 SCR 방식은 LNT 방식에 비해 연비 면에서 유리하고 희귀금속을 촉매로 사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비용 문제와 소형차에 탑재 불가능한 크기가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이를 탑재 가능한 크기로 줄이면서 공간을 확보하고, 대량 양산을 통해 비용의 상승도 최소화시켰다.

 

이와 같은 후처리 방식은 디젤 엔진의 최고출력을 일부 빼앗기도 한다. 그러나 PSA그룹은 이와 같은 문제에도 일찍 대응해 왔는데, 르망 24시에 출전하는 경주차에 DPF를 적용해 가혹한 실주행 상황에서 데이터를 얻어왔다. 따라서 출력 감소가 일어나는 등의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디젤 엔진만의 높은 토크와 연비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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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이 시대에 디젤 엔진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면 여러 가지 이유에서 디젤 엔진을 아직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디젤 엔진 대비 높은 연료 효율과 CO2 감소이다. 디젤 엔진이 주는 높은 연비는 결과적으로 유한 자원인 석유의 소비를 억제하게 해 주며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CO2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에너지 수급밸런스의 정상화다. 석유를 정제할 때는 휘발유와 경유가 동시에 생산된다. 만약 디젤 엔진의 사용량이 줄고 가솔린 엔진의 사용량이 늘어난다면, 휘발유와 경유의 소비가 균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가 된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보관료, 판매 또는 수출을 위한 불필요한 비용 손실을 야기한다. 또한 여기에는 정제 시 소요되는 에너지 사용량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휘발유는 증류 뒤에도 후처리 과정이 많아 손실이 발생하지만, 경유는 증류 뒤 후처리 과정을 1-2회만 거치면 되므로 손실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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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경유의 안정성으로 지진 등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부각되는 사항이긴 하나 한국도 재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경유는 휘발유보다 안정성이 높고 보관과 운반이 쉬우며, 유증기로 인한 걱정을 거의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아직 전기 또는 수소의 안정적인 축적 기술이 크게 발전하지 않았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만약 재해로 인해 수소탱크가 노출된다면, 여기에 충격이 가해진다면 그 피해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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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솔린 엔진도, 하이브리드도, 전기 모터도, 연료전지도 환경을 생각하는 우수한 기술을 담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가솔린 엔진은 구조상 디젤 엔진보다 연비가 우수하지 않으며, 하이브리드는 시내 주행에서는 매력적인 연비를 갖지만 고속 주행 시 불리하다. 전기 모터는 저렴하면서도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연료전지는 이제 걸음마 단계이다. 앞으로 발전시켜야 되는 기술임에는 틀림없으나 기술의 완성을 기다리는 동안 장거리를 걸어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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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당장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좋은 디젤 엔진을 찾는 것이다. 만약 그 디젤 엔진이 강력한 환경 규제를 만족시키는 엔진이라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효율이 우수하고 가격과 성능까지 만족시키는 엔진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고 할 수 있다. 그 점에서 1959년부터 디젤 엔진을 개발해 온(최초 탑재는 1938년이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개발이 잠시 중단됐다) 푸조와 그 기술을 공유받는 시트로엥, DS는 본토인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은 물론 디젤에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인정받을 정도라고 할 수 있다(프랑스 파리에서 디젤 엔진이 퇴출된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며, 점진적 규제 강화만으로 가닥이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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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PSA 그룹은 더욱 높은 수치의 배기가스 억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RDE(Real Driving Emissions) 방식의 측정을 자체적으로 시행하면서 실제 연비를 측정함과 동시에 정화 장치의 효율성을 확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배기가스 정화 기술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그룹 내 ‘Push To Pass’ 계획에 따라 2017년에 더욱 엄격한 환경 수치를 만족하는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 고효율을 위한 신형 8단 자동변속기를 선보일 계획이며 2019년에는 실용성에 중점을 둔 PHEV와 전기 자동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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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쉽지만, 이로 인해 벌어질 모든 일들을 고려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그런 점에서 우수한 디젤 엔진들이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견고한 시스템을 마련해 둔 일본과 이를 만족시키는 디젤 엔진을 만들 수 있는 PSA 그룹 디젤 엔진의 일본 시장 진출은 디젤 엔진에 대한 정책 방향조차 못 잡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부디 한국도 제대로 된 제도와 법규 아래서 올바르게 제작된 디젤 엔진을 인정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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