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지능형 상용차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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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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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2 03:1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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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현대 남양연구소에서는 전문기자단을 대상으로‘현대 상용차 기술 설명회’가 진행되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내에 소속됐던 상용개발담당 연구인력이 남양연구소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연구소 인프라를 활용해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다양한 안전기술과 향후 상용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율주행 기술 연구는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현대 상용차 뿐만 아니라 글로벌 상용차 시장의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해 알아본다.
최근 봉평터널에서의 연쇄 추돌 사고는 상용차 운행에 최신 안전기술들이 시급히 도입되어야 함을 증명한 사고였다. 운전자의 졸음운전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수많은 버스와 트럭 운전자들의 열악한 운행환경도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운행에서 오는 피로는 졸음운전으로 이어지고 지난 3년간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100여명 이상이라는 교통안전공단의 조사결과도 있다.
이러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트럭이나 버스와 같은 상용차량에 주행 안전장치의 도입은 시급하다. 벤츠나 볼보, 만(MAN)과 같은 대표적인 상용차 메이커들은 긴급제동장치와 크루즈 컨드롤 등 다양한 안전, 편의장치를 통해 운전자와 다른 차량들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현대 상용차는 이번 기술 설명회를 통해 개발 중인 비상자동제동장치(AEBS)를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내 시험주행로에서 60km로 주행하는 유니버스 차량이 앞 차와 급격히 가까워지는 상황을 재현했다. 현대 상용차가 개발해 시연한 AEBS는 충돌이 임박한 상황에서 1차적으로 경고음을 보내고, 충돌 1~2초가 남은 상황에서 제동을 실시하게 된다. 이후 최대 제동력으로 충돌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이러한 긴급제동기능은 최근 출시되고 있는 승용모델들에서도 익숙한 장비가 되고 있다. 하지만, 승용모델들과는 달리 차체 중량이 무겁고 적재물이나 수송인원들이 탑승하는 상용차량의 경우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인명 및 재산피해가 일반 차량들에 비해 더욱 크다.
상용트럭과 관련해서 최근 적극적으로 테스트가 진행중인 안전기술로는 군집주행이 있다. 트럭 플래투닝(Truck Platooning)이라 불리는 군집주행은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앞 차량과 15미터 이내의 간격으로 주행하는 기술을 말한다. 차량의 앞뒤에 장착된 카메라와 센서, 레이다 등을 통해 여러 대의 트럭이 한 대와 같이 이동하게 되며 차량 간에는 실시간 통신을 통해 선두 차량의 움직임에 따라 감속과 가속을 하게 된다. 또 다른 특징은 군집주행을 하는 트럭 무리에 다른 트럭이 끼어들거나 이탈하는 것 또한 자유롭다는 점이다. 군집주행 기능을 사용하면 무리 지어 운행하던 차량들의 뒤로 별도의 조작없이 합류하게 된다.
군집주행의 장점은 안전에만 그치지 않는다. 선두 차량의 뒤를 쫓게 되는 주행 특성으로 인해 공기의 저항이 최소화되어 연료절감에도 효과가 있다. 정속주행으로 인한 효과도 있다. 또한, 초고속 통신망으로 연결되어 선두 차량의 주행을 추종하는 만큼 운전자의 실수로 인한 사고의 위험도 크게 줄어든다. 선두 차량과 거의 동시에 브레이킹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10미터 이내의 차 간격을 유지하면서도 앞 차량과의 사고 걱정은 없어진다. 여기에 도로에서의 교통 체증도 어느 정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안전과 효율성, 친환경이라는 다양한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 군집 주행의 장점이다.
승용차량들의 자율주행의 경우 구글과 같은 IT 기업들이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상용차량들의 자율주행 기술은 여전히 제조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사의 악트로스 트럭 3대의 군집주행 테스트를 실시했다. 유럽 트럭 군집주행 챌린지(European Truck Platooning Challenge)의 일환으로 실시된 테스트로, 3대의 악트로스 트럭은 다임러 고속도로 파일럿 커넥티트 시스템에 기반한 와이파이를 통해 연결되어 상호 통신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각 트럭간의 간격을 15미터 내로 유지할 수 있었으며, 공기 저항을 줄여 연비를 절약하고 CO2 배출량도 감소시킬 수 있었다.
유럽 트럭 군집주행 챌린지에 참가한 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 만이 아니다. 이탈리아의 이베코(IVECO), 스웨덴 스카니아, 네덜란드 다프(DAF), 볼보, 독일의 만(MAN) 등 6개의 트럭 제조사들이 참가해 군집주행의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통신규약에 따른 제한이나 국가마다 다른 법률, 제도 등으로 인해 사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일부 운송업체 관계자들은 차량의 자동화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운송업체들에게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비용에 대한 문제도 있다. 컨설팅 회사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군집 주행이 2020년부터 널리 사용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비용 문제로 인해 더 다양한 기능이 제한되기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분적으로 자동화된 트럭들은 여전히 운전사를 필요로 하며 고속도로에서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추기 위해선 최소 3만 달러의 비용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여전히 운전사를 고용하는 상황에서 자율주행을 위한 추가 비용까지 발생한다면 기술이 충분히 발전한 상황에서도 운송업계에겐 문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