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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6세대 그랜저, 현실성과 혁신성의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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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6-10-25 18: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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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그랜저 6세대가 미디어들에게 사전 공개됐다. 현대자동차는 10월 25일 서울 더 케이호텔에서 설명회를 통해 그랜저의 개발 철학과 컨셉, 디자인, 신기술 등을 소개했다. 그랜저는 1985년 등장한 1세대 모델과 2세대 모델에서는 쇼파 드리븐을 표방했었다. 3세대 이후 오너 드리븐카로 변신한 그랜저는 글로벌 판매 톱 10에 속한 아반떼와는 달리 국내 시장에서 쏘나타를 제치고 ‘국민차’의 지위에까지 오른 모델이다. 6세대 그랜저의 첫 느낌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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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그랜저는 미쓰비시와 공동으로 개발했었다. 6세대까지 발전하면서 한국의 중산층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쏘나타 시리즈는 YF만 해도 글로벌 판매 194만대를 기록했는데 그랜저는 전체 누계 판매가 185만대다. 포니와 엑셀, 아반떼, 쏘나타에 이어 ‘국민차의 자리를 차지한(?) 그랜저는 큰 차를 좋아하는 한국의 사용자들의 입맛을 가장 잘 파악했다는 평가를 듣는 모델이다. 한국 동급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수입차의 강세와 경쟁 모델들의 부상으로 50%수준까지 점유율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랜저는 여전히 일반적인 한국들이 주어진 조건에서 가장 사고 싶은 고급차로 자리하고 있다. 아슬란과 쏘나타 등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며 중복 배치된 상황에서 그랜저의 역할은 오히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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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의 첫 인상은 안정성과 공격성의 양면을 살리고자 한 의도가 보인다. 선대 모델과 달리 더 스포티한 프로포션을 통해 진보된 면을 보이면서도 앞 얼굴과 측면의 캐릭터 라인을 통해서는 완고한 이미지도 만들고 있다. 이는 YF쏘나타가 LF쏘나타로 바뀐 것, 제네시스 EQ900에서 보여 주었던 것과 같은 흐름이다. 눈에 확 띄는 소위 말하는 ‘쿨’한 디자인보다는 좀 더 보수적인 색채를 가미했다.

 

그런 이미지에 대해 현대측은 ‘웅장, 위엄, 위대함’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전장이 5미터가 넘고 휠 베이스가 3미터가 넘는 EQ900급의 차에 흔히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랜저에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현대 브랜드의 플래그십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하겠다는 것이다. 단지 내수시장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위한 컨셉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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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의 스타일링 디자인을 담당한 구민철 팀장은 ‘열정과 감성’이 주제라고 설명했다. 그를 위해 스타일링 디자인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측면 실루엣이었다. 기존 그랜저는 YF쏘나타처럼 날카로운 선을 사용해 시선을 끌었지만 측면의 프로포션은 애매했다. 후드와 데크의 비율이 뚜렷하지 않았던 탓이다.

 

신형은 ‘롱 후드 솟 데크, 로 노즈 하이 데크’라고 하는 스포티 버전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쿠페 라이크한 루프라인은 시대적인 트렌드다. 측면의 캐릭터 라인은 선대 에쿠스의 컨셉을 빌려 온 듯하다. 도어 패널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캐릭터 라인을 생략해 훨씬 중량감이 살아난다. 그러면서도 풀 웨지를 강조하지 않은 것은 독일차들에서 보아온 것과 같은 그래픽이다. 앞뒤 오버행의 비율이 축소된 것도 적지 않은 변화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휠 베이스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도 설계 기술의 향상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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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상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앞 얼굴은 6각형에서 캐스캐이딩이라고 명명한 그릴로 바뀌었다. i30 이후로 앞으로 등장할 현대 브랜드의 모델에 모두 적용될 것이라고 한다. 6각형인 것은 같지만 위쪽이 좁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와 뚜렷이 구분되지는 않는다는 점은 시장에서 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낮게 설정한 것 등은 최근 등장한 볼보 S90 등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브랜드의 모델들에서 볼 수 있는 트렌드다. 헤드램프에 U자형테로 삽입되어 있는 풀 LED 주간주행등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유행시킨 것이다.

 

뒤쪽에서는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의 그래픽에 변화를 주었다. 좌우 연결성이 더 강조되었다. 그로 인해 앞 얼굴보다는 좀 더 화려한 맛을 풍긴다. BMW가 유행시킨 트렁크 리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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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만 소개된 인테리어의 대시보드는 수평 기조로 안정감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대시보드 가운데 독립형으로 솟은 터치 스크린 AV모니터와 그 오른쪽에 설계된 아날로그 시계가 눈길을 끈다. 전체적으로 심플함을 추구하면서도 타겟마켓의 연령층을 고려한 버튼의 배치도 보인다.  버튼을 최소화하기보다는 중장년층의 사용성을 고려한 타협이라는 얘기이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의 스포크상의 리모콘 버튼은 ADAS기능의 사용을 위한 것들이 배치되어 있다.

 

파워트레인에서의 큰 변화는 없다. 3.0GDi, 2.4GDI가솔린에는 8단 AT가 조합되며 2.2 e-VGT에는 6단 AT가 조합된다. 기아 K7과 대동소이한데 연비 성능에서 3~4% 정도의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현대차의 파워트레인은 차체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3세대 동안 유용되어왔다. 엔진은 2017년에 등장하는 모델부터 모두 새로워진다. 차체 플랫폼의 모듈화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모듈러 플랫폼의 컨셉과 유사하게 변형을 했다고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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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차급을 가리지 않고 ADAS(운전자보조 시스템)는 필수요소다. 현대차는 부분 자율주행에 가까운 시스템이라고 하지만 궁극적 안전장비이다. 이런 장비는 구글등의 과대 광고에도 불구하고 궁극적 안전장비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더 구체적인 부분에까지 집중에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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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스마트 센스라고 명명된 ADAS 장비는 ABS(사각 지대 추돌방지장치)를 시작으로 AEB(긴급제동장치), ASCC(스마트크루트컨트롤), LKAS(차선 이탈방지장치), AVM(어라운드 뷰 모니터), DAA(운전자 부주의 경고장치) 등 제네시스에 탑재되어 있는 거의 대부분을 들여왔다.

 

AEB는 세계적으로 23%의 사고 저감 효과를 보고 있다는 데이터가 있다. 현대차는 카메라와 레이더를 사용해 시각과 청각 경고는 물론이고 제동까지 가능하게 해 40%의 사고 저감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느정도의 속도까지 작동이 가능한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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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AS도 제네시스 G80의 경우 스티어링에서 손을 떼고 주행할 수 있는 시간이 1분 30초로 알려져 있지만 공식적인 데이터는 아니다. 이를 두고 부분 자율주행차라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폐쇄된 공간에서만 가능하다. 이 부분이 크게 발전해 완전히 손을 떼고 주행할 수 있다고 해도 도로에서 마주칠 수 있는 수많은 물리적인 장애를 극복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25년 전부터 거론되어온 무인 비행이 실행이 되지 않는 것보다 더 복잡한 것이 도로 위의 자동차가 처한 상황이다.

 

ASCC는 한 단계 진보했다. 앞 차의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정차하고 출발한다. 내비게이션 연동 감속 기능도 추가됐다.

 

LF쏘나타가 보수적인 컬러로 바뀌었을 때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처음 YF가 등장했을 때와 마찬가지이다. 이후 아반떼 AD가 등장하고 i30에 이어 이번에 신형 그랜저가 같은 컨셉의 스타일링 디자인을 채용하자 이제는 전체적으로 통일된 감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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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소비자와의 교감이다. 아반떼 AD와 제네시스 EQ900, i30 등 최근 현대차 그룹이 선 보이는 새 차들은 딱히 꼬집을 것이 없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 준다. 상품성에서도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그것을 소비자들에에 어필할 수 있는 ‘감성(Emotion)’적인 측면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달리는 즐거움’을 우선으로 하는 독일 차들이 자동차시장을 주도하면서 만들어진 결과다.

 

‘Fun이 없다.’는 것은 달리는 즐거움에서 부족하다는 얘기이다. 신형 i30는 유럽사양과는 달리 미국사양에서 미국의 법규에 맞추다 보니 ‘Fun’이 희생됐다. 사실 이 정도의 수준에 오른 것만도 엄청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5대 메이커에게 그런 자위는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견제하고 경쟁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그랜저는 주행성에서의 변화를 위해 차체 강성을 선대 모델보다 34%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고장력 강판의 비율을 50.3%에서 67.4%로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IG 그랜저가 실제 도로에서 어떤 자세와 거동으로 소비자들과 교감해 나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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