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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F-Pace와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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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6-11-07 2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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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2016년 9월 글로벌 신차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6만 1047대로 집계됐다. 재규어 브랜드가 70% 증가한 1만 7,640대, 랜드로버 브랜드는 17% 증가한 4만 3,407대였다. 그룹 전체의 2016년 1~9월 누계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43만 4,025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전체 판매 48만 7065대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그 배경에는 물론 제품력이 있다. 재규어 F-Pace와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중심으로 변화를 추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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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브랜드는 2015년 5월 유럽부터 출시한 신형 스포츠 세단 'XE'를 비롯해 신형 SUV 'F-PACE'의 판매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중국에서는 'XF'의 롱버전인 'XFL'의 판매 증가로 전년 동월 대비 50% 증가했다. 랜드로버 브랜드에서는 2015년 9월에 출시한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1만 2,838대로 판매가 크게 증가했으며, '디스커버리'도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했다.

 

역시 신차 판매 호조가 요인이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 물론 ‘매력적인’이라는 수식어가 필요하다. 시장을 읽고 그에 따라 소비자를 리드하는 역량이 있어야 매력적인 뉴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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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의 라인업은 독일 프리미엄 3사에 비해 열세다. 재규어는 플래그십 XJ를 필두로 XF, XE, XK, S타입, 그리고 첫 번째 SUV F-Pace가 전부다. 세단에서도 A세그먼트에서 F세그먼트까지 풀 라인업하고 있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는 차이가 난다. 랜드로버는 아예 세단이 없이 SUV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는 RR, 즉 레인지로버와 LR 랜드로버로 나뉜다.

 

그러나 들여다 보면 세분화 전략으로 라인업 부족의 한계를 메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재규어 브랜드의 첫 번째 SUV인 F-Pace의 경우 시장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20d Pure를 시작으로 20d Prestige, 20d R-Sport, 35t R-Sport, S, First Edition 등 6개의 그레이드가 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도 SE를 시작으로 SE Plus, HSE, HSE Dynamic, HSE Dynamic coupe, HSE Dynamic Convertible, Autobiography 등 7개의 그레이드가 있다.

 

이런 그레이드와 트림의 구성은 양산 브랜드들은 쉽게 할 수 없다. 양산 브랜드 중에서는 폭스바겐이 예외적으로 트림의 세분화를 하고 있다. 골프의 예를 보면 3도어와 5도어 차체를 기본으로 9개의 엔진, 4개의 변속기, 그리고 10개가 넘는 그레이드로 100개에 가까운 트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세단과 왜건 두 개 차종으로 136개의 트림을 만들어 내고 있는 파사트도 다른 양산 브랜드들과는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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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것은 재규어 브랜드에 SUV를 라인업했지만 랜드로버와는 분명 다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라인업 중 주목을 끌고 있는 F-Pace와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장르상으로는 SUV로 분류되지만 추구하는 사고방식은 다르다. 통상적으로 오늘날 대세인 크로스로오버라는 장르로 분류되는 모델이기는 하지만 시장에서의 독창성은 아주 강하다. 

 

지금 시장은 SUV가 대세다. 그것도 중소형 크로스오버가 주류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이 2015년 발표한  ‘세계 서브 컴팩트 SUV와 크로스오버 시장 전략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4년간 해당 시장은 4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4년 전체 판매량은 62개 모델, 320만여대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22여개의 모델이 더 늘어나고 전체 판매량은 74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15-2017년 사이에는 아시아 태평양 시장의 성장이 주목 받게 될 것이며, 그 다음으로는 유럽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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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도 SUV는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중국의 라이트비클(세단과 SUV  등) 판매대수는 2014년보다 7.3% 증가한2,110만대였다. 그 중 소형 크로스오버를 포함한 SUV는 52% 증가한622만대가 팔렸다. 중국시장에서 판매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크로스오버와 SUV 라인업이 풍부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내용이다. SUV라인업이 풍부한 GM과 포드 등이 강세를 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춘추전국 시대에 필요한 것은 독창적인 성격을 바탕으로 한 강한 존재감이다. SUV시장에서의 독창성이 가장 강한 브랜드로는 랜드로버와 지프가 있다. 이들의 특징은 다른 여타 브랜드들의 SUV와 달리 오프로더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로 내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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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브랜드에도 SUV를 내놓았다. 스포츠 세단의 성격을 더 강조하는 재규어 브랜드에서 SUV를 만든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랜드로버 모델과의 차별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도 있었을 것이다. 성격상으로, 다시 말하면 장르상으로 대척점에 있는 두 브랜드의 독창성을 어떻게 강조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플래그십 XJ는 물론이고 특히 F타입에서 보여주었듯이 스포츠카의 성격을 더 강화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를 추구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우에 따라서는 재규어 마니아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도 있고 재규어를 로망으로 해 왔던 소비자들의 시선을 돌리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재규어는 결단을 했고 새로운 길을 가기로 한 것이다. 그러니까 시대의 변화를 읽고 소비자를 리드할 수 있으야 한다는 판단을 했고 그에 따른 브랜드의 정체성 확대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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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F-Pace는 재규어 브랜드의 새 노정을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과거 포르쉐가 카이엔을 내놓았을 때에 비해서는 거부감이 적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SUV 전성시대에 너무 늦은 것 아닌가하는 의견도 나왔었다. 그 이면에는 재규어랜드로버 내에서도 ‘SUV는 랜드로버’라고 하는 의견이 강했다는 점도 작용했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재규어는 변하고 있고 그 변화를 보여 주는 모델이 F-Pace다. F-Pace는 재규어의 볼륨 모델 XF을 능가하는 상품성으로 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시대 경쟁력의 핵인 인터페이스의 혁신과 자율주행시대를 위한 각종 전자장비도 망라해 이제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맞짱을 뜰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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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포인트는 감성(Emotion)이다. 보는 즐거움이든, 사는 즐거움이든, 달리는 즐거움이든, 아니면 소유하는 즐거움이든 사용자가 눈길을 돌릴 수 있는 그 무엇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F-Pace는 재규어 브랜드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즐거움’에 포인트를 맞춘 차다. 경쟁상대로는 BMW X4를 비롯해 아우디 Q5, 메르세데스-벤츠 GLC, 볼보 XC60, 렉서스 LX 등을 표방하고 있다.

 

주행성에서는 20d부터 35t 등 모두가 통상적인 범용 SUV와는 분명히 차이가 하는 동력성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독보적이라거나 폭발적이라거나 하는 표현까지는 무리가 있다. 그보다는 재규어에서 느꼈던 특유의 푸트워크가 장기이다. 몬테네그로 국제 시승회에서도 느꼈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에서 어깨에 무리를 주지 않고 전진하는 거동은 ‘재규어다움’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네 바퀴가 확실히 노면을 붙잡고 노면의 상황에 관계없이 플랫 라이드를 실현해 준다. 핸들링 특성도 4WD에서 나타날 수 있는 언더 스티어 현상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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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F-Pace는 세그먼트상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비교할 수 있다. 이보크는 모터쇼장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냈을 때부터 그 독창적인 스타일링 디자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처음 시작은 2008년 디트로이트오토쇼에 등장한 컨셉트카 LRX였다. 당시에는 디젤 하이브리드를 파워트레인으로 하고 있었다.

 

2010년 파리오토쇼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이보크에 대해 경쟁 모델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랜드로버 담당자의 말이 조금은 의외였다. BMW X1이나 X3 등을 예상했었으나 Z4와 TTS, SLK 등이라고 말한 것이다. 스포티한 디자인과 주행 성능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시대적인 과제에 걸맞게 레인지로버 역사상 가장 작고 가벼우며, 가장 효율적인 연비를 실현한다는 점을 내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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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오프로더의 이미지가 강한 랜드로버에서 내놓은 모델로서는 파격적인 성격을 주장하는 모델인 것이다. 그만큼 임팩트는 강했고 날개 돋힌 듯이 팔리고 있다. 5년여만에 누계 판매대수가 40만대를 넘을 정도로 랜드로버에게는 효자 모델이다.

 

주행성에서는 재규어 F-Pace보다 오히려 더 강력한 인상이다. 랜드로버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비교 시승을 통해서도 입증이 되고 있다. 가속감도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느껴진다. 정숙성도 거친 오프로더라는 선입견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조용하다. 그만큼 거동은 경쾌하다. 4기통 엔진 특유의 음이 레인지로버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상쇄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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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구체적인 맛과는 별도로 재규어 F-Pace와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확연히 다른 성격을 표현하는데는 성공하고 있는 것 같다. 랜드로버에서 파격적인 모델이 이보크라면 재규어의 파격은 F-Pace다. 크로스오버의 전성 시대에 독창성이 강한 브랜드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장점이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15년 영국  생산대수 50만대를 돌파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에 세 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영국공장에서는 지난 5년동안 1만명 이상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으며 앞으로 5년간두 배 이상인 3만 5,000명을 추가로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14년 중국 현지공장 가동을 시작했으며 2018년에는 슬로바키아 공장을 오픈한다. 2020년 연간 판매 85만대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의 라인업 확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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