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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연간 판매 급성장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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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1-26 23: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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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 시장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자동차의 선전이다. 2015년 대비 르노삼성차는 38.8% 증가한 11만 1,101대, 쌍용자동차는 3.9% 증가한 10만 3,554대, 한국GM은 13.8% 증가한 18만 275대를 판매했다. 이는 현대차가 7.8% 감소하고 기아차가 1.4% 증가에 그친 부진과 대비되는 내용이다. 한국GM은 2015년 15만 8,404대에서 18만 275대로 늘어 수년 동안 15만대 돌파를 목표로 했던 것을 단숨에 훌쩍 뛰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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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국GM 출범 이후 최고 수치이다. 한국GM은 2003년 내수 12만 7,759대, 수출 26만 4,639대로 합계 39만 2,398대를 판매했다. 2007년에는 수출이 82만 9,644대로 폭증해 내수 13만 542대를 포함해 96만대를 넘기도 했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실적이 없이 2003년부터 2010년까지 10만대~13만대 수준에서 횡보를 거듭했다.

 

그러던 것이 2011년 쉐보레 브랜드 런칭과 함께 14만대를 넘었다. 이 때부터 한국GM은 연간 판매 15만대 돌파가 최대의 목표였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의 아성에서 라인업이 풍부하지 않은 한국GM은 2013년에 15만 1,040대를 팔아 가까스로 15만대를 넘겼다. 15만대 수준의 판매는 이후 2015년까지도 이어졌다.

 

연간 6만대 이상 판매되는 스파크라는 볼륨 모델이 있었음에도 추세는 변하지 않았다. 그 변화를 이끈 것은 9세대 말리부였다. 말리부(토스카)는 쉐보레 브랜드가 런칭한 2011년 3,594대밖에 팔리지 않을 정도로 중형세단 시장에서 존재감이 아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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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세대 말리부가 상륙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1만 3,210대에서 2014년에는 1만 9,157대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모델 말기를 맞아 탄력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2016년 9세대 말리부를 출시하고 연간 판매대수가 두 배에 가까운 3만 6,658대로 늘었다. 스파크와 트랙스, 그리고 2015년 상륙한 임팔라도 선전하면서 쉐보레 브랜드의 연간 판매가 1년만에 18만대를 돌파했다.

 

2016년 한국GM은 쉐보레 캡티바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을 필두로 풀 모델체인지한 9세대 말리부, 소형 크로스오버 트랙스 등을 출시했다. 여기에 수입 모델 카마로도 추가했다. 쉴 틈 없이 뉴 모델을 쏟아내야 하는 양산 브랜드의 입장에서 많다고 할 수 없는 신차 출시이다.

 

당연히 신형 말리부에 대한 기대는 컸다. 말리부는 르노삼성의 SM6와 함께 중형세단 시장의 부흥이라는 기치를 내 걸고 등장했다. 두 모델이 데뷔할 때만 해도 전문가들은 SUV의 돌풍 때문에 중형 세단 시장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상황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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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6는 한 달만에 1만 1,000대, 쉐보레 말리부는 8일만에 1만대 돌파라는 실적을 올렸다. 물론 이 시장의 지배자인 현대 쏘나타나 기아 K5에 비하면 떨어지는 수치이지만 전시장을 비롯한 전체적인 규모를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이다.

 

이는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는 만고의 진리를 확인시켜 주는 내용이다. 준대형급보다 긴 전장과 터보 엔진의 주행성능, 안전 및 편의 사양에 2,310만원이라고 하는 가격 책정 등 가성비까지 갖춘 것이 포인트다.

 

언제나 그렇지만 안 팔리는 이유는 간단치 않다. 한국시장 중형세단의 판매 감소는 특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운사이징의 시대에 한국의 소비자들은 더 큰 차를 찾았다. 경기는 최악으로 치닫는다고 하면서 소비자들은 더 크고 비싼 차를 구입했다. 세계적으로 서브 컴팩트카의 판매는 느는데 한국시장은 중형을 넘어 준대형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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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6년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변화는 그 원인이 상품성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중무장을 하고 등장한 쉐보레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는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가 독점하던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르노삼성 SM6는 데뷔 초 한국시장의 대표적인 베스트 셀링카인 쏘나타를 제치고 월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형 사건이었다. 

 

이는 세분화와 분권화, 다양화로 표현되는 소비자 중심 시대를 읽었다는 의미이다. 최근 국내의 선거에서도 보여 주었지만 매스 미디어의 존재감을 논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가공된 뉴스를 그냥 받아 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낚시질’하는 미디어의 행태에 이미 식상한 수준을 넘어 아예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좀 더 자신들만의 취향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것을 사회학자들은 세분화와 분권화, 다양화라고 정의하고 있다. 과거처럼 거액을 들여 광고를 해도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먹히지 않는 시대가 왔다는 얘기이다. 모든 소비자들이 똑 같이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차만을 원하지 않게 되었다. 그보다는 나에게 더 좋은 차를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원하고 있다. 나에게 더 좋은 차는 제품에 국한하지 않는다. 서비스 등 사후관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동안은 쏘나타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이 경쟁 브랜드에 없었고 소비자들은 갈증을 느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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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장의 변화를 읽은 쉐보레 말리부와 르노삼성은 SM6는 통상적인 마케팅 이론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입증해 보였다. 두 모델은 스타일링 디자인과 인테리어의 편의장비 등에서의 차별화와 더불어 시장의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자 현대는 봄 철에 벌써 상품성을 강화환 2017년형 모델을 내놓았다. 쉐보레 말리부는 많은 장비를 무기로 내 세우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

 

쉐보레는 말리부가 그저 좋은 차가 아니라 말리부만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고 있다. 지금 중형세단의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마케팅 차원의 분류에서 초보자나 기회주의자가 아닌 전문가 수준에 와 있다. 매스 미디어가 전하는 정보가 아닌 다양한 루트를 통한 정보 습득으로 자신이 원하는 차를 찾는다.

 

그런 의미에서 말리부는 상륙 전부터 주목을 끌었다. 토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등 전통적인 미국 베스트셀링카는 물론이고 퓨드 퓨전 등을 제치고 2016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현대 제네시스도 2009년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런 위상에 걸맞게 가능한 기본 사양 및 안전장비를 모두 적용하고 있다. 상품성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한국시장에 일부 옵션을 적용하지 않는 우를 범하지 않은 것은 평가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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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포스코에서 공급받은 초고장력 강판이라든가 독일 보쉬제 R-EPS(랙 타입 전동파워스티어링)을 내 세우며 한국시장 사용자들이 어느 부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를 어필했다.

 

쉐보레는 GM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다. GM의 입장에서는 쉐보레의 성패 여부가 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GM으로 태어난 이후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8세대 말리부터 그런 그들의 의도는 상품성을 통해 나타났다. 8세대 말리부는 차체 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로 인해 핸들링 성능과 승차감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소음 수준도 동급 모델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는 대우자판에서 새로운 딜러십으로의 전환으로 인해 빠른 상승세는 타지 못했다. 또한 도중에 디젤 버전을 추가했는데 물량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시장 공략에 성공적이지 못했다.

 

9세대 말리부는 스타일링 디자인에서부터 한국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전장이 5미터 육박하는 대형 세단에 가까운 차체 크기도 한 몫을 했다. 굳이 준대형을 사지 않아도 충분히 크기의 이점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한국시장에서는 중요한 바이어스 포인트다.

 

더불어 인테리어에서의 질감 표현을 비롯해 편의장비의 수에서 이 등급 모델을 능가하는 수준을 보여 주고 있다. 주행성에서도 단단함만이 아닌 안정적인 거동까지 구현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말리부의 변신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거대한 미국시장에 안주했던 디트로이트 메이커들의 글로벌화를 대변하고 있다. 중형세단시장에서의 존재감이 브랜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고 많은 공을 들였다. 다양한 모델들을 벤치마킹한 흔적이 보인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만 추가된다면 목표 수치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다만 선대 말리부 디젤과 임팔라가 그랬듯이 공급이 여의치 않는다면 아무리 상품성이 좋다 해도 별무 소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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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는 크루즈가 풀 모델체인지 했다. 크루저는 2011년 2만 6,990대까지 팔렸으나 2016년에는 1만대를 가까스로 넘겼다. 트랙스도 부분 변경 모델이 가세했고 올란도도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라이프사이클이 다된 캡티바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면 20만대 벽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더라도 말리부의 공급만 원활하게 이루어져도 실적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최근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에 공장을 짓는 자동차회사들만이 좋은 회사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여러 번 언급했지만 미국에 있는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현대기아차 등 해외 기업들의 현지 공장은 미국회사다. 역으로 말하면 한국에 있는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자동차는 한국회사다. 한국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세금을 내며 한국산 제품으로 수출되며 한국의 무역수지에 계산되고 한국의 GDP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이미 그런 트럼프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사고의 폭이 넓어졌고 소비자 시대의 권리 주장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진정성이다. 좋은 제품을 통해서 좋은 정책을 보여 주어야 하고 그를 통해 지역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 ‘착한 기업’의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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