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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상하이모터쇼 10신 – 중국산 차가 세상을 지배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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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4-20 18: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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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정작 중국의 GDP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정도다. 그들은 자체 생산, 자체 소비가 가능하다.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다른 나라 입장에서 본다면 중국산 저가 생활용품이 없다는 살아갈 수 없는 예가 대부분이다.
 
그런 예가 고가의 내구성 소모품인 자동차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까? 당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2008년 골드만삭스가 중국시장이 공급과잉 시장포화로 최대 1,800만대규모까지밖에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잘못된 예측을 생각한다면 단언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중국차의 수출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금과 같은 양극화가 지속된다면 세계곳곳에서 저가의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일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런 미래의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중국산 자동차의 제품력과 상품성이다. 2017 상하이오토쇼를 통해 나타난 중국산자동차들의 변화를 짚어 보자.
 
2008년 베이징모터쇼 취재 당시 중국에는 네 가지 자동차가 있다고 적었다. 수입 브랜드와 외자기업과의 합작 생산 제품, 중국기업들의 독자 모델, 그리고 짝퉁 모델이 그것이다. 좀 더세분하면 국영기업들의 독자 브랜드도 포함된다.
 
2007년 중국시장 신차 판매대수는 879만 1,500대였다. 9년후인 2016년 판매대수는 라이트 비클(세단과 SUV) 2,440만대, 전체적으로는 2,800만대에 달했으니까 적게는 2.7배, 많게는 세 배가 증가했다. 세 배라는 표현을 중국에서 사용하면 무서운수치이다. 100만대 판매에서 300만대로 늘어난 것이 아니라1,000만대 단위로 늘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중국의 자동차산업과 시장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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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변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중국 정부와 외자기업간의 합작회사들의 지위가 공고하다는점이다. 중국에는 상해자동차를 비롯해 제일자동차(FAW), 둥펑자동차, 장안자동차, 북경자동차, 그리고광조우자동차 등 6개의 국영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지분 50% 이상을 넘지 못하는 외자업체들과 합작으로 설립됐다.

또 한 가지 수입차 판매도 큰 변화가 없다.2015년 143만대를 정점으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글로벌 플레이어들이 현지 생산 모델을 늘렸기 때문이다.

중국산 자동차의 수출도 크게 늘지는 않고 있다.중국의 자동차 수출 대수는 2011년 80만대 2012년 105만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29.7%가 늘어났다. 중국 회사 중에서는 체리의 수출 대수가 가장많았고 질리와 그레이트 월, SAIC, 리판 순이었다. 이중 10만대를 넘은 회사는 체리와 질리였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수출은당장에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2014년 자동차 수출 대수는 94만 7,300대로 2013년보다 1%가 감소했다. 신차 판매, 수입차와는달리 자동차 수출은 주춤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중국 토종 자본회사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따라서 품질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2016년 체리와 질리, 그레이트 월, JAC는 물론 상하이 GM까지 모두 수출 실적이 떨어졌다. 특히 질리의 경우 2013년 대비 48%, 그레이트 월은 27.1%가 줄었다. 그래도 중국 회사는 꾸준히 외국에 진출하고 있다. 리판은 작년 10월에 러시아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리판은 이미 외국에 5개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중국에서 연간 약 38만 대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광조우자동차가 2017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참가한 것도 주목을 끌고 있다.

SUV의 수출이 눈에 띤다. 2012년 기준으로 SUV가 그레이트 월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 픽업은 44%였다. 러시아에서는 생산 공장도 가동 중이고 두 번째 공장도 계획 중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그레이트 월은 남들보다 일찍 SUV를 내놨다. 2002년에 8만위안 대의 보급형 SUV를 내놨고 이 전략이 주효했다. 수입 SUV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카드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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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 것은 중국브랜드의 질적 성장이다. 국영기업들에서 내놓는 모델은 물론이고 체리와 질리, BYD 등이 선 보이는 새 모델들은 매년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차이는 있다. 국영 기업들이 외자기업들과의 합작을 통해 축적된 기술로 개발 생산하는 모델들은 전체적으로 정제된 선과 면을사용해 차분한 반면 토종기업들의 제품은 아직은 확실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포션과밸런스 등에서 지적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에 올라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국영기업들의 자체 브랜드 중 대표적인 상하이자동차그룹의 홍치와 둥펑자동차그룹의 럭스젠(LUXGEN) 등이 내놓은 모델들이 뿜어 내는 위용은 해가 갈수록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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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나 질리등 토종기업들의 상승세는 당연히 주목을 끄는 내용이다. 그들이 개발 생산하는 새 모델들의 프로포션의 밸런스나 디테일의 세련미가 중국 토종 기업의 차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스타일링 디자인 자체가 중국메이커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당장에 글로벌 시장에 내 놓아도 통할 수 있을 것 같은 디자인이다. 이제는 실내 인테리어 수준도 글로벌 수준에 뒤지지 않는다. 더 이상 역겨운 냄새도 없다.

대표적인 토종기업인 체리와 질리, BYD 등은 전체적으로 자신들의 얼굴을 완성해 냈다. 글로벌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없지만 그래도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이미지 형성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앞 얼굴에서 독창성을 만들어 내고있다. 이들 브랜드는 라인업도 세단과 SUV를 골고루 갖추며양산 브랜드로서의 조건을 만들어 가고 있다. BYD가 내놓은 MPV 컨셉트카는 세련미가 일본차 못지 않다.

특히 2016년 전동화차 판매대수는 약 9만 6,000대로 중국 내 1위를 차지한 BYD는 매출액이 1,002억 700만위안으로 2015년의 776억 1,198억 위안보다 29% 증가했다. 순이익은 50억 5,215만위안으로 2015년의 28억 2,344만 위안보다 79% 늘었다.

2016년 질리의 판매대수는76만 5,851대였던 질리자동차는 2017년 연간판매대수를 작년보다 31% 많은 100만대로 잡고 있다.  2017년 1월 중국 내 신차판매대수가 전년 동기대비 71% 증가한 10만 2,653대로 집계됐다. 엠그란드GS, 비전 크로스오버,엠그란드 GL 세단등 신차 판매가 증가세를 견인했다. 질리의 2016년 순이익이 66억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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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짝퉁모델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조티에(ZOTYE)가 포르쉐마칸을 그대로 배낀 모델을 내놓고 있고 랜드윈드(LANDWIND)는 랜드로버를 카피하고 있으며 리판(LIFAN)은 쏘나타를 그대로 옮긴 모델들을 전시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수년 전 조악하다는 평가를 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은 분명하다. 짝퉁 모델을 보는 재미로 중국의 모터쇼를 찾는다는 비아냥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현대자동차 싼타페를 카피해 유명세를 탔던 화타이자동차가 내놓은 모델들도 이제는 현대의 색깔을 거의 지웠다. 시대적인 흐름에 따른, 다시 말해 유행을 타는 선과 면은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카피했다고 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의 토종기업들은 SUV 위주의 라인업으로 장르와 세그먼트의 세분화는 아직 글로벌 플레이어들과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YUDO 자동차는 X-TT라는그럴듯한 컨셉트카를 내놓았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율주행 컨셉트카 실내 레이아웃을 벤치마킹한 것이 눈길을끌었다. 웨이(Wey)오토는 3열 7인승의 호화로운 SUV를전면에 내 세우고 있다. 서구 디자이너의 시각에서 보면 어색할 수 있지만 나쁘다기보다는 다른 터치라고해도 좋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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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전문브랜드 하발(HAVAL)의 계기판은 가상패널을 사용하고 있으며 센터페시아 모니터의 디지털 그래픽은 어디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해상도도 좋다. 물론 아우디 MMI컨트롤러와 재규어의 드라이브 실렉터를 벤치마킹한 것이 보이기는 하지만 조잡하지는 않다.  이 외에도 LEOPARAD, DFSK,HAIMA, YEMA, SWM, Jingliang, TAIHANG, ZINORO 등 이제는 기억해야 할 중국 브랜드들이 점차 생겨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규모화를 위해 통합한다는 전략을 발표했지만 그리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 것은 이들의 차만들기 실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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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달라진것은 독자 영역을 갖는 합작 브랜드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차 전용 합작 브랜드 덴자(DENZA)도 라인업을 많이 늘렸다. 덴자는 2012년 다임러와 BYD가 중국 선전에서 ‘전기차가 미래다.’라는 타이틀로 런칭한 브랜드다. 덴자 브랜드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중국에서만 판매된다. 다임러와 BYD가 합작한 BDNT는 지난 2010년 5월에 독자 브랜드 런칭을 발표한바 있다.

 

덴자 브랜드의 전기차는 다임러의 노하우와 BYD의 배터리 기술이 적용된다. 특히 다임러의 플랫폼과 안전 기술을 공유해 이전과는 한층 강화된 상품성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덴자의 로고는 친환경을 뜻하는 푸른색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측면의 곡선은 두 회사가 합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덴자의 전기차는 내달 열리는 베이징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되며생산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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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리 그룹이 볼보의 기술력을 활용해 만든 새로운 브랜드 Lynk&Co, 체리의 합작 브랜드 코로스(Qoros) 등에 대한 반응도 좋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Lynk&Co의 첫 작품 01의 완성도는 감탄할만한 수준이다. 둥펑 닛산의 베누치아도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Lynk&Co의 제품은 볼보의 플랫폼, 기술을 빌려서 완성되기 때문에 기존의 ‘가격이 저렴하지만 품질에서는 불만족스러웠던’ 중국 자동차의 이미지를 확실히 개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회사들은 가격이 아니라 성능, 품질, 럭셔리, 친환경 측면에서 다른 자동차들과 경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고 실제로 이를 실천하고 있다.

중국에 올 때마다 궁금해지는 것은 중국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합작사들의 미래다. 중국이 언제까지나 지금까지의 형태로 두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은 이들 자동차회사의 판매대수가 지분의 50%와는 상관없이 주로 글로벌 메이커들의 것으로 잡힌다.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가 지분해소를 요구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전에 합작기업들이 생산한 중국산 자동차를 본격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2013상하이오토쇼 취재 당시 ‘중국 자동차회사의 발전이 무섭다.’는 표현을 썼었다. 그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던 2017 상하이모터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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