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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탈 내연기관 선언, 전기차의 승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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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8-04 14: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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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 정부는 대기 오염 개선을 목적으로 가솔린과 디젤차의 판매를 2040년부터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경우 100년 이상 지속된 내연기관의 시대가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 이에 앞서 프랑스 정부 역시 대기 질 향상을 위해 204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의 퇴출을 결정하기도 했다. 프랑스와 영국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자동차 산업의 구조 변화와 함께 20세기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존재였던 자동차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도 이끌어내고 있다. 파리와 마드리드, 멕시코 시티와 아테네 시장 역시 올 초 각각 2025년까지 도심에서의 디젤 차량 운행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대기 오염과 관련해 환경보호단체들이 청구한 재판에 잇따라 패소함에 따라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영국 메이 총리의 보수당은 2050년까지 “거의 모든 자동차에서 배출가스를 배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한, 영국 환경부 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2040년부터 디젤과 가솔린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새로운 규제는 전기 모터와 내연 엔진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차는 제외되며, 오직 내연기관을 탑재한 차량만 해당된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의 강력한 정책이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극복해야할 장벽이 상당히 높다. 전기차의 경우 현재 영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체 차량의 5%에도 못 미친다. 운전자들은 높은 차량 가격과 충전시설 부족을 걱정하는 한편,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충전시설 확충 등의 투자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 자동차 공업협회는 영국의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조치에 대해 충분한 이행 기간을 두지 않으면 영국 자동차 산업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영국에는 현재 공공 충전 시설이 1만 2000개 뿐이며, 새로운 충전 인프라 구축 외에도 정비와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전력망도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전기차인가?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여전히 내연기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한편, 일부 제조사들은 일찌감치 전기차로의 변환에 동참하고 있다. 스웨덴의 볼보자동차 그룹은 2019년 이후 출시되는 모든 신차의 라인업에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모든 파워트레인을 전동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볼보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5대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그 중 2대는 폴스타 브랜드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5대의 전기차 이외에도 전 모델에 가솔린 및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또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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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닛산 얼라이언스는 2009년부터 전기차 개발에 40억 유로를 투자하는 등 일찌감치 전동 파워트레인 모델 개발에 힘을 실어왔다. 올해 1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전기차 누적판매 대수가 43만여대를 기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CEO는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에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배터리와 성능을 개선한 신형 차량을 보다 저렴하게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8년 전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지만, 현재 전기차는 미애의 일부이며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동화 전략 추진에 발빠르게 대응한 기업들도 있었지만, 2015년 배출가스 조작사실이 드러란, 일명 ‘디젤게이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까지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에 대규모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디젤차없이 이산화탄소 (CO2)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디젤엔진에 대한 비난이 점점 거세짐에 따라 각 제조사들은 기존의 전략을 재고하고 새로운 목표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2025년까지 30개 차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전체 생산 대수의 최대 약 약 25%를 전동화 차량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200 만~300만대의 차량이 여기에 해당된다. 디젤게이트로 큰 타격을 입은 폭스바겐 그룹이 국면 전환을 위한 야심찬 계획을 수립한 것. 폭스바겐의 마티아스 뮐러 CEO는 "지금의 내연 기관은 적어도 향후 20년은 가치를 유지 하겠지만, 미래는 확실히 전기차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디젤 기술을 강력하게 옹호해 온 프랑스 자동차 기업인 PSA 그룹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 역시 소비자의 수요와 정부의 보조를 전제로 전기차 개발과 대량 생산에 대한 목표를 수립하고 이행 중이라고 전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는 "현재의 전기차 보급은 정부의 보조금이나 지원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PSA그룹은 2019년부터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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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기술의 선구자이자, 배터리 전용 EV 개발에 소극적이던 토요타는 지난해 전략을 전환하고 순수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2022년 초 시판을 목표로 고체 전지를 사용한 배터리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고체 전지의 경우 수 분 이내에 완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고체 전지의 경우 BMW도 10년 후에나 가능한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구체적인 개발 계획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정부의 정책도 변화가 진행중이다. 유럽에서는 이른바 '그린 카' 소유자는 보조금과 감세 조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페널티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대도시의 대기 오염이 위기 상황에 있는 중국의 경우 정부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의 보급을 적극 추진중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여전히 전기차 보급에 대한 관심이 낮은 상황이다.

 

다임러 그룹과 BMW, 폭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본거지인 독일도 가솔린차와 디젤차의 단계적인 감축을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 정부의 내연기관 퇴출 추진 직후 독일 정부는 디젤 자동차는 여전히 이산화탄소 (CO2) 배출량이 적고, 비교적 환경친화적인 내연기관이라고 설명하며, 환경을 생각하는 파워트레인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전동화 차량과 내연기관 차량의 조율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탈 내연기관 정책에 대해 유럽 시장의 경우 찬성의 목소리도 높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독일자동차 산업 협회는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가 금지되는 경우 2030년까지 6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자동차의 새로운 에너지원을 위해

영국은 이번 내연기관 퇴출 추진 발표 이후 특히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디젤 자동차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 (NOX)이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는 오염이 심한 도심에 디젤 차량이 드나드는 것을 제한하는 제도를 추진하기 위해 지방 자치 단체에 2억 5000만 파운드 (약 3640억원) 이상을 지원할 예정이다. 여기에 오염도가 높은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차량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등 다양한 규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현 단계에서는 노후된 디젤 차량의 폐차보다는 도심으로의 진입 자체를 막고, 진입 시간을 제한하는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영국 정부는 올해 안에 한정적인 폐차 촉진정책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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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원유 수요는 현재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동력원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이번 영국 정부의 결정이 일침을 가하고 있다. 정유회사인 로열 더치 쉘은 향후 10년 안에 석유 수요가 정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업계 실적자료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디젤 차량의 판매가 10% 감소한 반면 가솔린 차량 판매는 5% 증가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판매는 약 30% 증가했으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역시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디젤 엔진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옳지 않지만, 현재 각 국 정부와 제조사들의 움직임은 전동화로의 전환기를 맡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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