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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도쿄모터쇼 1신 - 도쿄모터쇼는 다시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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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7-10-24 22: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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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 올해도 도쿄모터쇼 취재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한 때 세계 5대 모터쇼의 자리를 차지했던 도쿄모터쇼지만 현재 도쿄모터쇼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중국이라는 세계 제 1의 자동차 시장에 자동차 제조사들의 참여가 높아지고, 일본 자동차 시장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점차 로컬 모터쇼의 성격이 짙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변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모터쇼를 찾는 이유는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저력을 확인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도쿄모터쇼 미디어 데이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일본 자동차 시장과 도쿄모터쇼의 현재를 살펴본다.

 

일본 도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일본 자동차 산업은 최근 다양한 이슈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닛산은 무자격 인력을 통해 완성차를 검사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일본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배제강으로부터 납품받은 함량미달의 알루미늄, 구리 제품을 사용한 사건으로 인해 신뢰도에 큰 타격을 받았다. 토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배제강의 제품을 사용했지만 차량의 내구성이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사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여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포드의 일본시장 철수도 자국 브랜드와 일부 수입차종에 한정된 일본 자동차 시장의 일면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포드는 지속적인 실적 부진으로 2016년말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는 토요타와 혼다 같은 일본 제조사들의 높은 점유율과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치중된 일본의 자동차 시장의 특징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의 고유한 특성도 수입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을 점차 기피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협소한 도로환경과 다른 국가에 비해 좁은 주차 규격은 일본을 경차왕국으로 만든 주요한 원인이다. 경차부문에 있어서도 배기량 660cc, 전장 3.4m, 전폭 1.48m, 전고 2m의 독자적인 일본만의 규격으로 인해 저가 시장에서 수입브랜드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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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비자들의 선호도 또한 다른 시장과 큰 차이를 보인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주거공간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하는 일본의 소비자들은 최대한 넓은 실내 공간의 확보가 가능한 ‘원 박스 카’ 타입을 선호한다.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박스형 경차 역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춘 결과물이다.

 

일본의 내수시장은 고도화된 국내 제조업 및 서비스업, 그리고 특유의 문화코드 속에서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로 일본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일본 자국 브랜드 대비 품질상의 비교우위라는 단순한 결과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얘기이다.

 

하지만, 가까운 중국시장을 코 앞에 두고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 맞는 자동차를 선보일 자동차 제조사들은 많지 않다. 일본 자국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도쿄모터쇼라는 이벤트에 한정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버블 시대에 최고 2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던 모터쇼였지만, 리먼 사태를 계기로 해외 브랜드들이 대부분 철수하고 현재는 로컬 모터쇼의 모습에 가깝다. 관람객 수 역시 급감하면서 100만명 이하의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5년 도쿄 모터쇼는 이전 회 대비 10% 감소한 81만 2500명이 찾았다.

 

도쿄모터쇼를 주최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 공업협회는 양보다 질을 추구하며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공업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던 니시카와 닛산 사장이 신차 검사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킨 사건으로 토요타 자동차의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일본 자동차 공업협회 회장 대행을 맡으며 모터쇼 운영에 차질이 일고 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의 흔드는 사건과 일본이 가진 독특한 자동차 문화 속에서 과연 도쿄모터쇼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세삼 의구심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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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모터쇼는 일반적으로 3가지 패턴으로 분류된다. 자동차 제조사나 부품제조사들의 교류의 장인 비즈니스 쇼, 자동차와 기술을 선보이는 소비자를 위한 쇼, 그리고 자동차를 전시하면서 상담이 이뤄지는 판매를 위한 쇼로 분류된다.

 

비즈니스 쇼는 북미 디트로이트 모터쇼나 유럽의 제네바 모터쇼, 프랑크푸르트 쇼 등이 적용된다. 그에 반해 도쿄모터쇼는 소비자들을 위한 쇼의 성격이 강했다. 물론 최신 자동차 관련 기술들도 꾸준히 선보여 왔지만, 비즈니스적인 교류보다는 소비자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적인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소비자들은 나이를 먹어간다. 과거 자동차를 동경하던 일본의 젊은이들은 이제 중년의 모습으로 성장했다. 그들에게 자동차는 이제 앞으로 2~3번정도 구매할 기회가 남았을 뿐이다.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만큼 모터쇼에서도 멀어진다. 젊은 세대들 역시 고가의 소비재인 자동차보다는 다른 분야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이번 도쿄모터쇼의 가장 큰 숙제가 여기에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이동성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것이 바로 도쿄모터쇼의 가장 큰 과제이다. 이번 도쿄모터쇼에서는 360도 돔 극장을 활용해 방문자들에게 자율주행과 카쉐어링, 미래 퍼스널 모빌리티를 체험할 수 있는 ‘TOKYO CONNECTED LAB 2017'이 별도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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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도는 분명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노력이지만, 이런 방향성이 과연 지금 시기에 맞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자동차의 미래는 분명 자율주행과 전동화, 차량공유와 새로운 서비스에 달려있지만 이것들이 일반화되는 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비즈니스로서의 자동차 산업은 존속하겠지만, 모터쇼의 엔터테인먼트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래의 비전과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것과 개인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전혀 다르다. 유럽의 모터쇼들과는 다른 성격의 도쿄모터쇼에서 점차 소비자들의 잠재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요소들이 사라지고 있다. 정부와 기업들이 주최하는 심포지움과 다를 것이 없어지고 있다.

 

이번 도쿄모터쇼에는 GM, 포드, 피아트 크라이슬러, 재규어 랜드로버, 롤스로이스, 페라리, 람보르기니, 테슬라 같은 기업들이 참석하지 않는다. 심지어 일본 시장에서 나름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독일 프리미엄 제조사들마저 이번 모터쇼를 끝으로 불참을 선언하겠다는 루머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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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의 모터쇼에 대해 장황한 의견을 지면을 통해 소개하는 이유는 어딘가 국내 자동차 시장, 국내 모터쇼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모터쇼는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시장이나 국내시장에 필요한 것은 모두를 즐겁게 만드는 모터쇼이다. 이번 도쿄모터쇼 취재는 미디어 데이 외에도 일반 관람 일정도 참석해 분위기를 살펴볼 계획이다. 자동차 산업을 이끌 열쇠는 결국 소비자들의 주머니에 있다. 그리고, 기대와 환호, 자동차가 주는 즐거움만이 그 열쇠를 꺼내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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