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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3가 보여 주는 브랜드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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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2-14 15: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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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3 3세대가 2017년 말 한국시장에 상륙했다. SAV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X시리즈의 볼륨 모델이다. BMW 브랜드 중 X3는 3시리즈 세단과 왜건 등과 같은 등급이다. 제품이 곧 마케팅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BMW는 3세대 X3를 통해 무엇을 보여 주고 있을까?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세기 말, 그러니까 1997년 메르세데스 벤츠가 ML클래스를, 렉서스가 RX를, 1999년 BMW가 X5를 처음 내놓았을 때 지금과 같은 SUV 및 크로스오버의 열풍을 예견했었을까. 사실 그 이전부터 시승기를 써 왔지만 전체적으로 조망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니 그런 역량이 부족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지금도 그 점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브랜드 파워라는 측면에서 BMW X3의 리뷰를 시도 해 본다.

 

지금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모든 등급의 SUV 모델을 라인업하고 있다. 그것도 부족해 더 큰 모델, 즉 BMW X8, 아우디의 Q8도 개발 중이다. 시장이 원해서 개발할까, 아니면 자동차회사들이 사용자들의 수요를 유도할까? 뻔한 질문 같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은 다르다.

 

역사적으로 기간 산업에 속하는 자동차는 정치적인 바람을 많이 타 왔다. 20세기 말은 인수합병의 열풍과 세계화가 본격화되던 때다. 통상 마찰 등으로 인해 현지 생산 현지 판매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때이기도 하다. 그 부분에서 가장 앞선 것은 토요타 등 일본 메이커들이다. 일본 메이커들은 특히 미국시장에 많은 공을 들여 지금은 어지간한 난관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BMW X3도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린 공장, 중국 전용 모델을 생산하는 첸양 공장 등에서 생산되고 있다.

 

 

디지털화의 선구자 BMW가 주장하는 것은?

 

X3는 2003년 초대 모델(E83)이 등장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과 같은 SUV 열풍을 예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2001년 WTO에 가입한 중국시장이 폭발하면서 자동차의 수요는 급증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반복적으로 도래했지만 중국시장은 성장일로였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끈 것이 SUV의 성장이었다.

 

지금 그 중심에 서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인 BMW는 3세대 X3를 통해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을까? 언제나 그랬듯이 단순히 새로운 제품이어서는 안되는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장이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그래서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뉴 모델들은 더 주목을 끈다.

 

X3는 BMW SAV라인업 중 볼륨 모델에 해당한다. 유럽시장 기준 D세그먼트에 해당하며 엔진은 2리터 직렬 4기통이 중심이다. 2010년에 2세대 모델(F25), 그리고 3세대 모델(G01)이 2017년에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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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에서 G로 바뀐 코드 네임의 변화에서 알 수 있듯이 3세대 X3는 BMW의 신세대 플랫폼 CLAR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강철은 물론이고 알루미늄과 카본 파이버 등 복합 소재를 사용할 수 있어 다른 등급의 모델에 유용하는 유연성이 높고 경량화에도 유리한 것이 특징이다. 복잡한 장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시점에서 경량화는 아주 중요하다. 오늘날 등장하는 뉴 모델들은 많은 장비들이 추가된다. 과거에 있었던 장비를 없애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 X3는 차체가 길어지고 전폭이 넓어졌으면서도 공차중량은 20kg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

 

스타일링 익스테리어는 대부분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브랜드의 독창성을 상징한다. X3의 앞 얼굴의 기본 컨셉은 바꾸지 않았다. 물론 키드니 그릴에 변화를 주어 세대 변화를 알리고 있다. 따로 놓고 보면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각 세대의 모델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보면 크게 다르다. 이는 모델체인지마다 크게 이미지를 바꾸었던 양산 브랜드들의 그것과 다른 것이다.

 

3세대의 키드니 그릴은 더 커졌고 헤드램프와 분리됐다. 에어 인테이크도 커졌다. 평가를 하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표현하지만 사용자의 시각은 다를 수 있다. 선대와 뚜렷한 차별화를 원할 수도 있고 BMW만의 독창성을 바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충족시키면서도 선과 면의 조합을 통해 스타일링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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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진화를 하면서도 앞 펜더 뒤쪽에 에어 블리저를 설계한 것이라든지 루프라인의 흐름을 바꾸는 등 변화를 주고 있다. 뒤쪽에서 보면 루프의 끝 부분이 약간 경사져 내려온다.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도 L자형을 유지하면서 그래픽에 변화를 주었고 배기 파이프도 좌우 한 개씩 배치하고 있다. 이 역시 나란히 세워 놓고 비교하지 않으면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이 시대 상품성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점하고 있는 인테리어의 변화는 BMW만의 색깔을 살리고 있다. 시각적으로 운전자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센터 페시아 맨 윗 부분의 디스플레이창이 10.25인치로 커졌다. 안쪽으로 약간 들어간 매립형인 선대 모델과 달리 팝업 타입으로 세워져 있어 수치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그만큼 운전자쪽으로 더 가까워졌다. 레이아웃은 같지만 구성 요소는 달라졌다. 무엇보다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를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 하는, 즉 HMI의 표현에서의 변화가 포인트다. 터치 스크린은 물론 음성인식과 동작 인식에도 대응한다.

 

기본 틀에서 모니터 하나로 처리하는 등의 획기적인 변화는 아니다. 그럼에도 액정화된 계기판을 통해서도 다양한 기능을 확인하고 조작할 수 있다. 내용상으로 본다면 상급 모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인터테인먼트 기능을 채용하고 있다.

 

iDrive로 인터페이스의 디지털화를 주도해 온 BMW가 테슬라 등과 같은 파격적인 변화를 추구하지 않은 것은 시장을 그렇게 읽고 있다는 얘기이다. BMW는 사용자가 바라는 이 시대의 고급성과 첨단 기능의 사용법 등을 파격이 아니라 진보를 통해 발전시켜가고자 하는 의도를 인터페이스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주도권 다툼이다. 기득권을 가진 BMW의 사고 방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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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창 아래로 에어벤트와 공조 시스템용 버튼을 배치한 것은 같다. 들여다 보면 버튼의 수가 세대를 거치며 줄어 든 것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메탈 트림의 채용이 많아진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고급감의 표현에서 우드와 메탈, 피아노 블랙 등 다양한 기법이 사용되어 왔다. 이 부분은 유행을 탄다.

 

변화를 가장 느끼기 힘든 부분인 시트에서 BMW의 장기는 강조되어 보인다. 시트 포지션에서는 커맨드 뷰라고 하는 SUV 특유의 감각이 더 강조되었다. 우선은 착좌감일 것이고 더불어 쾌적성도 중요한 요소다. 착좌감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느낄 수 없지만 좌우 시트가 뚜렷이 구분되어 시트에 앉으면 감싸여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리어 시트는 휠 베이스가 길어진 만큼 무릎 공간도 더 여유있어졌다. 리클라이닝 기능을 채용해 좀 더 편안한 자세를 가능하게 한 것도 달라진 내용이다. SUV인만큼 트렁크 공간의 활용성에 대한 배려도 보인다. 플로어가 더 넓어 보인다. 용량의 차이는 없지만 리어 게이트를 여는 방법부터 턱의 높이 등 자동차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발전시켜 온 사용 편의성에서의 진화도 보인다.

 

엔진은 국내에 먼저 소개된 X3 20d의 경우 기존 N47D에서 3시리즈를 통해 이미 소개된 B47D20A가 탑재됐다. 1,995cc 직렬 4기통 DOHC 디젤 터보로 진화한 모듈러 엔진이다. 출력과 토크가 향상됐지만 그보다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의도가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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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엔진은 등장할 때부터 정숙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형에서는 엔진 자체의 소음도 줄어 외부에서도 디젤 특유의 소음이 크게 줄었다. 실내에서는 가솔린과의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인 점에서도 한 걸음 더 진화했다. 노면 소음의 침입에 대한 대처도 충분하다. 이는 쾌적성과 승차감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주행성도 세단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롤 각이 충분히 억제되어 스포츠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하는 수준이다. 처음부터 BMW가 SAV, 즉 Sport Activity Vehicle이라고 표현한 만큼 주행성에서는 경쟁 모델들을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입문 시절 3시리즈를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시승하고 주행성에 압도되었던 기억이 새롭다.

 

전체적인 차만들기의 특성은 성격상의 차이였다. 아우디의 Q3처럼 전형적인 SUV를 지향하느냐, 메르세데스 벤츠 GLA처럼 해치백 감각을 살리느냐 등이 그것이다. X3는 좀 더 SUV임을 강조하는 듯한 차만들기가 읽힌다.

 

그 모든 내용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파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구축한 헤리티지가 상품성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그 속에는 기술 발전은 물론이고 프리미엄 마케팅 등 다양한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 그를 통한 브랜드간의 경쟁은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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