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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네바쇼 1신 - 격변의 유럽 자동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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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3-06 00: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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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네바 모터쇼가 현지 시간으로 3월 6일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한다. 제네바 모터쇼의 개최지인 스위스는 자동차 제조사가 존재하지 않는 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중요한 자동차 생산국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정학적인 이유로 각국의 제조사들이 비중 있게 참가하는 모터쇼이다. 매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모터쇼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 제네바 현지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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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국 내에 국제적인 모터쇼가 없는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등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신차와 향후 전략을 제시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유럽의 고성능 슈퍼카와 럭셔리 브랜드들이 대거 등장하는 모터쇼로 관람객들의 관심이 모이는 모터쇼이기도 하다.  유럽의 주요 모터쇼 가운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경우 비즈니스적인 성격이 강조되는 한편, 제네바 모터쇼는 말 그대로 ‘쇼’의 성격이 강한 점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다양한 신차와 신기술, 브랜드의 방향성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2017년 유럽 자동차 시장의 실적과 함께 이번 제네마 모터쇼의 트랜드를 결정할 중요한 이슈를 살펴본다.

 

 

저성장 기조의 유럽 자동차 시장

 

ACEA (유럽 자동차 공업 협회)는 2017년 유럽지역 (EU + EFTA 총 30 개국)의 신차 판매 결과를 발표했다. 총 판매 대수는 1781만대로 전년 대비 4.1% 증가해 4년 연속 전년 실적을 웃돌았다.

 

5대 주요 국가의 판매실적은 독일이 344만 1,262대가 판매되어 전년 대비 2.7% 증가해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프랑스도 전년 대비 4.7% 증가한 211만 748대로 4 년 연속 증가했다. 이탈리아도 전년 대비 7.9% 증가한 197만 497대로 4년 연속 증가했다. 스페인은 7.7% 증가한 123만 4,931대로 5년 연속 전년 실적을 웃돌았다. 한편, 영국은 254 만 617 대에 그쳐 전년 대비 5.7% 감소해 6년 만에 감소했다. EU이탈이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에 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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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제조사들 가운데 폭스바겐 그룹 (아우디, 세아트, 스코다 포함)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371만 7,566대로 4년 연속 증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 중 폭스바겐 브랜드가 0.9% 감소한 170 만 6369 대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아우디도 0.5% 감소한 82 만 6370 대로 4년 만에 감소했다. 한편, 세아트 브랜드는 14.4% 증가한 40만 968 대, 스코다 브랜드는 6.4% 증가한 70 만 5421 대로 5년 연속 전년 실적을 상회했다.

 

2위는 PSA 그룹은 지난해 3 위에서 2 위로 상승했다. 2017년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28.1% 증가한 188 만 5553 대로 오펠 합병으로 2년 만에 전년보다 증가했다. 푸조브랜드가 7% 증가한 92만 5113 대로 4년 연속 증가했으며, 시트로엥이 5.2% 증가한 56만 9728대로 2년 만에 증가했다. 오펠은 34만 4848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3위는 르노 그룹으로 지난 해 2 위에서 3 위로 하락했다. 판매 대수는 162 만 8472대로 전년 대비 6.7 % 증가해 5년 연속 전년보다 판매가 증가했다.

 

올해 유럽 자동차 시장은 내수 경기 회복 등 긍정 요인과 대기 수요 소진 등 부정 요인으로 인해 1.5% 증가한 1807만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2017년 경기회복에 대한 소비 심리가 개선되며 전년 대비 4.1% 증가한 1781만대를 기록했지만, 서유럽의 대기 수요 감소로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내수 경기 회복에 따른 실업률 감소와 소득증가, B 세그먼트 SUV 중심의 신차 출시가 확대되면서 유럽 자동차 시장의 긍정적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입이 2017년 집중되었고, 각 국의 디젤차 규제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 연구개발비 증가는 각 제조사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디젤차 판매감소와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

 

특히 최근 유럽 자동차 시장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디젤 모델들의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자동차시장은 독일 프리미엄 업체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디젤 차량들이 주도했던 시장이다. 하지만, 지난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디젤차량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에 디젤엔진이 한계 상황을 맞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유럽시장 내 디젤모델 수요 비중은 2011년 55.6%에서 2017년 44.2%로 11.4% 감소했으며, 2015년 이후 디젤 차량의 비중은 더욱 감소하고 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 2030년 또는 2040년 이후 내연기관 판매금지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만큼, 디젤차량에 대한 수요는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유럽연합의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모터쇼 현장이나 연례 회의 현장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의 수장들은 자신감있는 목소리로 각 국의 규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특히,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배출 가스 저감 목표치에 도달 가능한 제조사는 현재 4개사 뿐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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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회는 2025년까지 2021년 대비 15%, 2030년에는 2021년 대비 30% 규모의 배출 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한 완성차 기업이 생산한 모델 가운데 전기차(EV) 등 CO₂ 저배출 차량을, 2030년까지 전체 판매 차량의 30% 이상 구성할 경우 일정 비율의 보너스 점수를 부여하고 그 만큼 CO₂ 절감 목표 미달 수치를 허용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최대로 상쇄 가능한 수치는 5%로 제한했다.

 

EU의 CO₂ 배출 저감 목표는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 국가 대비 가장 엄격한 수준으로 EU 내 완성차 판매 기업은 평균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대당 연평균 CO₂ 배출량을 2015년 130g/km, 2020년 95g/km를 넘지 않아야 한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2021년 도입될 예정인 엄격한 EU의 배출가스 규제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거액의 벌금을 내야한다. 향후 3년 내에 유럽 시장의 자동차는 EU가 새로 도입하는 엄격한 배출 가스 규제로 인해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자동차 제조사들은 새로운 배출가스 측정 기준과 디젤게이트의 여파, 심지어 SUV에 대한 인기가 크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를 준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자동차 제조사들은 수백만 유로의 과징금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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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EU의 배출가스 규제 달성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SUV의 판매 증가도 꼽힌다. 2016 년 유럽의 SUV 모델 판매 대수는 380만대로 유럽 자동차 시장의 26%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2020년까지 600만대, 점유율은 3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체가 크고, 출력이 높은 SUV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크고 작은 SUV 모델들을 대거 선보이고 있지만, 배출가스 규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악재가 되고 있다.

 

지난 해 3분기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유럽의 주요 11개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CO2 배출량 기준을 달성 할 수 있는 제조사는 볼보, 재규어 랜드로버, 토요타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4개 제조사 뿐이다. 즉, 폭스바겐, 피아트 크라이슬러, PSA 그룹, 포드, BMW, 현대기아차, 다임러그룹은 기한 내에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리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부과되는 거액의 과징금은 폭스바겐이 13억 6000만 유로, 포드가 3억 700만 유로, 다임러그룹이 1억 2600만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율주행과 배터리 전기차 개발 등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점차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기존의 내연기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48V 하이브리드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저성장 기조로 돌아선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각 제조사들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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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대표적인 변화라면 전동화 모델들의 출시이다. 지난 수년간 지속되어 온 변화지만 올해는 독일 프리미엄 제조사들을 포함해 다양한 전동화 모델들이 모터쇼 현장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SUV의 인기에 따라 전동 SUV 모델들도 대거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 프레스 컨퍼언스 현장에서도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각 제조사들의 대표들은 자신감 있는 모습을 펼칠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시장의 각종 규제와 정책 변화는 자동차 제조사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놓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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