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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90, 메이드 바이 차이나, 그리고 중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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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6-14 03: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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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슬로건인 ‘메이드 바이 스웨덴’. 하지만, 국내 수입되는 볼보 S90은 더 이상 슬로건의 차량이 아니다. 국내 출시된 2019년형 볼보 S90은 중국 다칭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다. 한마디로 ‘S90, 메이드 바이 차이나’이다.  왜 볼보는 해외시장에 중국산 S90을 판매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아본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볼보는 새로운 글로벌 생산 전략의 일환으로, 플래그십 세단인 S90을 모두 중국 다칭 공장에서만 생산하기로 했다. 볼보가 중국산 차량을 다른 시장에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볼보는 2015년부터 중국 청두공장에서 만드는 준중형 세단 S60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2017년부터 볼보는 중국에서 생산된 S90을 유럽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국산 차량이 처음으로 유럽시장에 수출된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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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는 스웨덴에서는 SUV 모델들을 생산해 수출하고, 세단은 중국시장에서 주로 생산하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 세단을 생산하는 가장 큰 이유는 포화상태에 이른 스웨덴 코텐버그 공장의 부담을 줄이고, S90의 판매량이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중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려는 의도이다. 2016년부터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S90의 누적 판매량은 약 25,700대로 전 세계 판매의 50%를 넘는 실적이다. 특히 롱휠베이스 세단에 대한 수요가 높은 중국인 만큼 S90 만큼은 중국에서 생산해 수익을 높이는 것이 볼보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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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중국산 S90의 국내 판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그간 메이드 바이 스웨덴을 강조하면서 스칸디나비아 감성과 높은 품질을 강조한 볼보의 브랜드 이미지를 퇴색시킨다는 의견이나 중국산 차량의 품질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물론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만큼 중국산 부품들이 대거 포함되고 이로 인해 제품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볼보에 국한된 것이 아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한 예로 포드는 북미 시장용 중형 세단 '퓨전'과 유럽 시장용 세단인 '몬데오'의 생산을 2020년 멕시코와 스페인에서 중국으로 옮길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을 유럽에 수출할 계획은 없다고 전하며, 멕시코와 스페인에 위치한 생산공장의 향후 운영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포드의 퓨전과 몬데오 2개 차종은 모두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 퓨전의 판매는 지난 해 22% 감소, 유럽시장에서 몬데오의 판매는 21% 감소했다. 부진한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다임러와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 또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중국 현지 생산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다임러와 베이징자동차는 2005년 8월 합작사를 설립하고, 2006 년에 'E 클래스'의 현지 생산을 시작으로 2008 년에는 'C 클래스'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2010년 5월에는 E 클래스 기반의 중국 전용 차량, 'E 클래스 L'의 현지 생산을 시작했으며, 2011년 12월에는 'GLK', 2015년 4월에는 'GLA'를 생산하고 있다. 양사는 중국 베이징에 설립한 새로운 합작 BBAC에 추가 투자를 진행하고 새로운 생산공장을 건설하게 된다. 또한 다임러와 베이징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브랜드인 'EQ'의 첫 양산차 'EQ C'를 2019년부터 중국에서 현지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NEV (신에너지차) 자동차의 개발도 강화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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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의 경우는 현지 생산된 차량을 중국 시장에서 소화하기도 버거운 상황이지만, 볼보의 경우 아직 다임러 수준의 중국 현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진 못하다. 볼보는 중국 현지 생산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에 대응하고, 해외시장에도 적극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S90의 수요를 맞추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중국산 볼보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역시 품질 문제이다. 하지만, 차량의 품질에 대해서 유럽 생산 차량보다 중국 생산 차량이 더 우수한 품질을 보인다는 관계자의 인터뷰가 전해지기도 했다. 호주의 자동차 매체인 고오토에서 볼보의 디자인 담당 수석 부사장, 로빈 페이지 (Robin Paige)와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중국산 차량의 품질은 유럽 생산 차량보다 우수하며 자동화로 인해 세밀한 조정이 어려운 유럽과 달리 중국의 경우 오히려 숙련된 인력을 통해 상황에 따른 대처와 세심한 조율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큰 차이는 없지만,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의 품질이 유럽 평균치를 상회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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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한국을 방문한 하칸 사무엘슨 CEO는 한국시장에는 스웨덴에서 생산된 S90만 들여올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은 급변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살아남는 법이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볼보는 지난 해 중국시장에서 연간 판매 실적이 1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3년간 볼보의 중국 판매 실적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5년 81,588대, 2016년 90,930대를 판매하며 올해 11월 말 연간 누적 판매 10만대를 기록했다. 2010년 중국시장에서 22,000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던 볼보는 7년만에 5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이러한 판매 증가는 2010년 볼보를 인수한 지리그룹의 지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중국 제조 산업의 강력한 지원, 그리고 중국의 비교적 저렴한 노동력이 판매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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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하칸 사무엘슨 CEO는 중국이 글로벌 제조 전략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 할 것이라고 전했다. 볼보가 지리 그룹의 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혁신을 꾀하는 동안 지리그룹 또한 변화를 겪으며 대표적인 중국 자동차 제조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모기업이 중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볼보의 중국생산은 피할 수 없는 변화이다.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 역시 중국시장에서의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중국산 자동차들의 수입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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