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부드럽고 소음이 없는 움직임 - 생고뱅 브리스톨 무향실 탐방기

페이지 정보

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8-10-12 00:41:41

본문

영국 남서부에 위치한 인구 40만의 항구도시, 브리스톨. 일년 내내 다양한 축제가 벌어지는 활기찬 도시이기도 하지만 미디어, 전자, 항공우주산업 등 기술 분야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룬 도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곳에 3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프랑스의 기업 생고뱅의 베어링과 톨러런스 링을 생산하는 공장이 위치해 있다. 그리고 생고뱅은 이곳에는 티어2 제조사로는 유일하게 무향실을 구축하고 더 나은 제품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파리모터쇼 취재를 마치고 영국 브리스톨에 위치한 생고뱅의 무향실을 찾았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 영국 브리스톨 현지 취재)

 

우리에겐 생소한 이름인 ‘생고뱅’은 프랑스의 기업으로 전세계 64개국에 19만 3000명의 임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 최대의 건자재 및 유리 제조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유리제품 외에도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석유화학과 제지, 차량 부품 제조 등의 분야에 진출해 있으며, 자동차 소재 산업 또한 최근 활발히 제품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분야이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특히 차량 부품 제조 분야에는 노르글라이드(NORGLIDE)라 불리는 베어링 제품과 렌콜(RENCOL)이라 불리는 톨러런스 링 제품을 주요 부품사와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차량의 주요 부위에 사용되어 제조사들이 요구하는 움직임에 맞도록 작동하는 것을 돕는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두 제품 모두 구조는 간단하다. 노르글라이드 베어링의 경우 고리 형태의 금속안쪽이나 바깥쪽에 매끄러운 동작을 위한 필름이 부착된다. 눈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단순한 형태지만 고온과 수십만 번의 마찰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고온으로 압착되어 생산된 필름은 특수하게 개발 된 접착제 또는 열가공을 통해 금속 소재에 접착된다. 여기에 클라이언트의 다양한 요구에 맞게 내구성이나 전도성, 마모방지 등의 기능이 더해지게 된다. 용도에 따라 소재의 첨가물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고객의 요구에 맞게 제작되는 제품은 요구에 맞는 소재 배합에서 시제품 생산까지 3일이 소요된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렌콜 톨러런스 링은 베어링과는 다른 역할이다. 베어링이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는 역할이라면 톨러런스 링은 성질이 다른 2개의 부품을 결속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전기모터의 하우징과 내부 코일 사이에 들어가 두 부품의 틈새를 메꾸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적당한’ 힘으로 고정하는 것. 진동과 고열이 꾸준히 발생하는 자동차 부품인 만큼 적절한 힘으로 고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생고뱅은 고객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의 품질을 찾고 이를 최종 생산품에 반영하게 된다. 이를 통해 생고뱅은 매년 24억개의 노르글라이드와 렌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자동차에서 이러한 부품들이 사용되는 곳은 다양하다. 거의 모든 접합부위와 움직임이 있는 결합부위에 사용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만큼 작은 부품이지만, 자동차라는 결과물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에는 진동이나 소음을 차단하는 NVH(Noise, vibration, and harshness)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지는 만큼 과거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전기모터이다. 굳이 배터리 전기차가 아니더라도 전장부품이 늘어나면서 차량 내 전기모터의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 오일 펌프와 워터 펌프, 브레이킹 시스템 등 전기모터의 사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기모터 하우징과 코일을 고정시키는 생고뱅의 렌콜 톨러런스 링을 통해 진동과 소음 감소를 위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기모터의 성능도 향상시킬 수 있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노르글라이드 베어링의 경우 더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특히 최근 전동화 트랜드와 맞물려 차량에서의 소음이 더욱 민감한 사안이 되고 있다.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차량들의 경우 실내에서의 소음이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차량 내의 여러 부품이 연결되는 부위에는 노르글라이드 베어링과 같이 소음을 줄이고 제조사가 원하는 움직임을 구현하게끔 하는 부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시트의 경우 과거와 달리 운전자를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움직임이 가능해지고 있다. 미래 자율주행 차량의 경우 전후움직임 뿐만 아니라 시트의 회전까지 요구되고 있다. 움직임을 위한 결합부위에 노르글라이드 베어링이 사용되어 소음을 줄이고 결합부위의 내구성을 높이게 된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노르글라이드 베어링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부품 중 하나로 조향장치가 있다. 전자적으로 제어되는 조향장치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대에는 모든 주행을 자율주행 시스템이 제어하게 된다. 시스템이 설정한 수치를 정확히 반영하지 않으면 차량은 원하는대로 주행할 수 없게 된다. 노르글라이드 베어링은 이러한 상황에서 시스템이 보낸 주행정보를 정확히 조향장치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앞서 설명한 노르글라이드 베어링과 렌콜 톨러런스 링은 각자 다른 자리에서 다른 역할을 하게 되지만, 공통된 부분은 바로 진동과 소음을 줄인다는 점이다. 생고뱅이 티어2 부품사로는 유일하게 무향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이다. 생고뱅은 2016년 영국 브리스톨에 최첨단 무향실을 설치하고, 자동차 시트, 도어, 스티어링 시스템 및 차량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소음 및 진동을 테스트해 고객에게 실험 데이터와 소음에 대한 효과적인 개선책을 제공하고 있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생고뱅의 브리스톨 생산공장 한 켠에 위치한 무향실은 고객을 위한 접객공간과 직원들의 회의공간, 연구공간 등과 함께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생고뱅의 제품을 공급받는 제조사들이 이 곳을 방문해 테스트 결과를 살펴보고 수정사항이나 개선 방안 등을 제안 받게 된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무향실이란 외부의 소음을 완전히 차단한 공간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실내에서의 소음을 완전히 흡수해 메아리가 발생하지 않는 공간이다. 무향실에 들어가면 소음이 완전히 차단되고 내 목소리가 벽에 완전히 흡수되기 때문에 흡사 물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사람에 따라 어지러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소음에 민감한 제품을 테스트하는데 적합한 공간이다.

 

NVH 전문가 사이몬 휴는 무향실을 소개하면서 “무향실은 자동차 시스템의 각종 소음을 줄이기 위한 중요한 시설”이라고 말하며, “노르글라이드 베어링과 렌콜 톨러런스 링과 같은 제품이 조립 완제품에 미치는 영향은 개별 테스트 결과로는 파악하기 어렵다. 무향실을 활용하면 시스템 공급업체 또는 자동차 제조업체를 기준으로 테스트를 시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무향실 내부에는 실제 시트와 스티어링 시스템에 결합되어 테스트 중인 제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트와 스티어링 시스템은 모두 진동을 만들어내는 장치와 결합되어 실제 주행에서 전달되는 진동과 거의 유사한 상황에서 테스트가 진행된다. 시트와 스티어링 시스템 주변에는 고성능 마이크와 진동 측정 장치가 위치해 진동의 강약에 따른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는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을 위한 토대가 된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생고뱅의 샤시 전문 개발 담당자 크리스 니드스 (Chris Needes)는 “더 많은 고객이 무향실을 견학하고 이 시설을 이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를 바란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고객과 생고뱅의 윈윈을 달성하는 것이 목적이다.”고 말하며 무향실을 통해 고객사에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9b527f0dd236a1120e7ad390835e7ad1_1539272 

생고뱅의 슬로건은 ‘작은 부품이 큰 차이를 만든다’이다. 다양한 신기술들이 매일 새롭게 나타나는 시대지만 자동차는 수많은 부품들이 서로 맞물리고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기계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생고뱅이 생산하는 베어링과 톨러런스 링이 조합되어 자동차의 수명을 높이고, 진동과 소음을 줄여주고 있다. 그리고 전동화와 자율주행 시대에 따라 생고뱅의 베어링과 톨러런스 링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브리스톨의 무향실은 생고뱅의 이러한 노력을 보여주는 시설이다. 

 

 

▶ 생고뱅의 샤시 전문 개발 담당자 크리스 니드스 (Chris Needes), NVH 전문가 사이몬 휴 (Simon Hughes), NVH 전문가 알프레드 레스브리지 (Alfred Lethbridge)와 진행된 인터뷰 내용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