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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C ASIA 2018,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경량 소재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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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11-15 01: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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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구조의 변화는 소재와 함께 이루어진다. 한 때 나무로 프레임을 짜기도 했던 자동차는 오랜 세월 동안 강철을 받아들였고, 그렇게 발전했다. 그런데 이제는 강철보다 거 가벼우면서도 강인한 소재를 찾아야 한다고 한다. 그런 움직임 뒤에는 물론 연비를 조금이라도 높이고자 차량을 가볍게 만들어야 하는 엔지니어들의 고민이 숨어 있다. 물론 가벼움만이 아니라 강철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강성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글 : 유일한(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몇 년 전부터 이 부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카본파이버. 이전부터 레이싱 머신에 사용하는 부품의 소재로 명성을 쌓고는 있었지만, 가격 문제로 인해 고급차 또는 고가의 스포츠카에 제한적으로 사용하던 것이다. 그것이 최근에는 소재 가공 기술의 발전과 카본 외에도 글라스파이버 등 다른 소재를 혼합해 비슷한 강성과 경량화를 실현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많은 진보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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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C ASIA 2018 전시회에서는 그런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의 유수 업체들은 물론 해외 부품 또는 소재 업체들도 카본파이버와 글라스파이버를 중심으로 하는 자동차의 경량화 부품 그리고 고강성 부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는 현재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차량에 적용되는 부품도 있고, 앞으로 대세가 될 부품들도 있다. 카본파이버도 과거와는 달리 패턴이 다양해지고 컬러를 적용할 수 있는 등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경량화와 강성, 드레스업을 담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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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파이버는 본래 섬유에 가깝다. 여러 가닥의 카본 실을 교차하고 얽어서 만드는 것으로, 그 제조공정은 방직과도 흡사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천 몇 개를 겹친 후 여기에 수지를 적용하고 프레스로 강하게 누르면, 흔히 볼 수 있는 카본부품이 만들어진다. 흔히 잘 알려져 있는 카본 리어윙을 비롯해 대부분의 부품들을 이렇게 제작한다. 예전에는 강하게 눌러야 했고 시간도 많이 필요했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제작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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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은 강성이 높기 때문에 차체는 물론 특수 연료탱크에 적용하기도 한다. 특히 앞으로 수소를 이용하는 연료전지차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연료전지차의 탱크를 카본파이버로 만든다. 높은 강성으로 인해 총알도 연료탱크를 뚫지 못할 정도이며, 작은 탱크에 대량의 수소를 압축하여 주입해도 변형이 전혀 없다. 이 탱크는 1차 벤더가 아닌 2차 벤더가 제작해 납품하는데, 이것만으로도 국내에서 카본을 다루는 기술이 크게 발전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차체 적용 부분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경량화와 함께 강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부분에는 카본파이버를 사용하는데, 이제는 스테빌라이저와 드라이브샤프트 등 비틀림을 이기고 강성은 물론 유연성도 확보해야 하는 부품에도 사용한다. 스테빌라이저의 경우 강철보다 높은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강철 대비 무게를 55% 가량 줄일 수 있어 그만큼 운동성능 확보에도 유리하다. 드라이브샤프트에 사용하면 강철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진동이 없어 그만큼 안정화가 가능하다. 이미 BMW가 M3에 카본파이버 샤프트를 사용하고 있고, 적용범위는 앞으로도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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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하는 루프, 엔진을 탑재하는 프론트 하단 서브프레임에도 사용한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레일을 비롯해 루프의 두께가 가능한 한 얇아야 하는데 안전을 위해서는 강성도 확보해야 하고, 무엇보다 루프에서 무게를 줄여야 자동차의 움직임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카본파이버가 활약하기 딱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카본파이버 서브프레임은 금속으로 제작한 일반형 서브프레임보다 34% 가벼우며 기존 프레임보다 구조도 간단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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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드러난 부품에도 유용하게 사용한다. 기아 스팅어는 옵션으로 튜온 리얼카본 & 알칸타라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카본 그릴부터 후드와 팬더 가니쉬, 리어 디퓨저, 사이드미러 커버 등 다양한 부품을 마련했다. 이 부품들은 SK 화학과 코오롱에서 동시에 납품하고 있지만 만드는 곳은 단 하나, ‘무한카본’이다. 이름을 겉으로 크게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카본파이버 분야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강소기업이다.

 

카본파이버가 부품 소재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데다가 전망도 밝은 만큼, 카본파이버 부품과 소재 자체를 전시하는 곳이 상당히 많았다. 그들 중에서는 국내의 기업도 있지만 중국 기업들도 상당히 많았는데, 이 시점에서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는 중국의 기술 발전을 잠시나마 읽을 수 있었다. 조악한 품질의 카본 부품들을 주로 내놓았던 몇 년 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중국에서도 일정 이상의 품질을 확보한 부품을 내놓고 있다. 또한 참가 업체들 중 상당수가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기에 중국산 카본파이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글라스파이버와 기타 소재들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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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화가 상당히 이루어진 카본파이버지만, 아직도 비싸다는 의견은 있다. 그래서 카본파이버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글라스파이버를 혼합하여 일정 이상의 강성 확보와 경량화를 진행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많은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에서는 글라스파이버만을 이용하는 부품들도 있는데, 카본파이버로 제작했을 때 가격이 상당해지는 경우에 그 대안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부품이라고 하면 화물차에 주로 사용하는 리프스프링을 예로 들 수 있다. 본래 강철 패널을 여러 겹으로 겹쳐서 스프링의 역할을 하도록 만든 리프스프링은 이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볼보 XC90 등 승용 SUV에 사용하기도 한다. 리프스프링을 글라스파이버로 제작하는 이유는 두 가지. 강성 확보와 함께 경량화를 진행하는 것이 그 첫 번째이고, 강철을 겹치는 대신 하나의 완성된 형태로 다듬어내 마찰 시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하는 것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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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리프스프링도 카본파이버로 제작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지만, 그 경우 부품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해 카본파이버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글라스파이버를 사용하는 대안이 제시되었다고 한다. 그렇다 해도 주행에 필요한 강성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며, 경량화가 이루어져 그만큼 거동이 더 좋아진다. 극대 강성이 필요 없거나 단가를 절약할 수 있는 곳이라면 앞으로 글라스파이버가 좀 더 각광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글라스파이버는 방탄 소재로도 사용한다. 특히 전차나 장갑차 등 방탄 성능을 필요로 하는 경우 차량 외부에 글라스파이버를 적용하기도 한다. 물론 단독으로는 사용할 수 없기에 내부에 강철을 덧대는 등의 재료 혼합은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만큼 강하면서도 가공이 쉬운 소재라고 이해할 수 있다. 철모를 대신하여 총알을 막아주는(물론 완벽하지는 않다) 방탄모도 글라스파이버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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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눈길을 끄는 것이 코오롱에서 공개한 아라미드 소재를 혼합한 브레이크 패드다. 그 동안 석면을 주로 사용하던 브레이크패드 이지만 석면은 사실 인체에 그리 좋은 소재가 아니기에 이를 대체하는 소재를 찾고 있었던 것 같다. 흔히 섬유로 생각하는 아라미드를 중심으로 재료를 혼합하여 제작한 브레이크 패드가 있는 것을 보니, 앞으로는 브레이크 패드에서 나는 분진도 소재 발전에 따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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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서 출시한 것 중에서는 LWRT, 저중량 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이 눈에 들어왔다. 현재 ‘슈퍼라이트’라는 상표명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폴리프로필렌과 글라스파이버를 혼합하여 저압에서 열성형을 할 수 있는 시트 형태의 소재이다. 중량 대비 우수한 강성은 물론 충격과 소음 흡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차량 바닥재, 헤드라이너, 도어 트림 등에 사용할 수 있으며 그만큼 자동차를 조용하게 만들 수 있다. 현재는 BMW 5 시리즈와 M3 바닥재로 납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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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량화 고강성 소재는 앞으로 더더욱 발전할 것이다. 특히 동력이 변하고 효율을 중시하는 배터리 전기차가 대세가 되면 차체가 가벼운 만큼 더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기에 카본파이버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런 추세를 반영하는 듯 카본파이버가 대부분의 부품 영역을 차지하고 있고, 그 외의 경량화 소재들이 잇달아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 카본파이버 외에도 어떤 복합소재가 등장해 자동차의 발전을 이끌어 낼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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