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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8 시리즈 쿠페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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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12-10 09: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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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되고 유행 역시 어느 새 돌아온다. 한 때 6 시리즈(E24)와 M635CSi로 그랜드 투어러 쿠페 시장을 공략했던 BMW는 양산차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V12 엔진을 탑재한 8 시리즈를 통해 한 번 더 발돋움하고자 했다. 1990년대 당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경기 침체로 인해 M8은 볼 수 없게 되었고 예정보다 일찍 그 생을 마감해야 했지만, 그 역시 새로운 생을 얻기 위한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른다.

 

글 : 유일한(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그리고 2010년 이후 새로 등장했던 6 시리즈(F13) 역시 정리의 수순을 밟았다.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BMW는 6 시리즈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한 8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당시 좌절시킬 수 밖에 없었던 자신들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부활시키고자 한다. 자사의 플래그십 모델인 7 시리즈와 나란히 서면서 고급스러움을 내세우고, 강력한 엔진과 성능을 통해 BMW만의 역동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그 선봉에 서는 모델이 새로 등장한 8 시리즈 쿠페다.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보여주는 역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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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이미 ‘2017 콩코르소 델레간자’ 무대를 통해 신형 8 시리즈의 디자인 언어를 보여준 적이 있다. 현대적이면서도 배타적인 분위기와 역동적인 느낌을 조화시키고 있으며 관능적인 유혹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줬다. 컨셉트카이기에 과장되었던 곳도 있지만, 그 구성의 대부분은 양산차에 그대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었다. 2013년에 등장해서 미래 BMW의 힌트를 제공했던 ‘그란 루쏘 쿠페’보다 더욱 역동적인 움직임을 구사하기 충분한 차체인 것이다.

 

컨셉트카와 양산형 모델은 분명히 다르다. 금속 가공기술 등 기술의 제약으로 인해 구현하지 못하는 디자인도 있지만 헤드램프의 광량, 보행자와의 충돌 시 안전 등 고려할 것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감하게 차체를 가로지르는 라인들이 차분해지기 쉽고 가는 조각들이 커지므로 다이내믹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각 나라마다 달라지는 자동차 관련 안전 규제도 디자이너들 그리고 엔지니어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도전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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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이야기하면 8 시리즈 쿠페는 컨셉트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차분해졌다. 그러나 그 와중에 계승할 수 있는 부분은 확실히 만들고 그 외의 부분도 컨셉트에 가깝도록 다듬어냈다. 무엇보다 낮은 차체와 슬림한 형태의 사이드 윈도우, 강렬한 형태를 갖추고 뒤로 우아하게 흘러내리는 루프라인, 특유의 더블 버블(double-bubble) 루프, 긴 휠베이스와 넓은 차체 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도로 상에서의 강력한 자세(stance)가 그대로 살아난다.

 

정교한 형태의 프론트 에이프런과 에어 인테이크도 그렇지만, BMW의 양산 모델들 중 가장 슬림한 형태의 헤드램프도 멋을 더한다.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은 육각형으로 다듬어졌는데, 컨셉트 모델보다는 그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졌지만 오히려 이것이 옛 8 시리즈를 잇는 것 같이 보인다. 측면 펜더에서 ‘에어 브리더’를 통해 공기가 빠져나가는 라인도, 그린하우스 끝부분을 장식하는 특유의 ‘호프마이스터 라인’도 멋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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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은 펜더와 휠하우스 그리고 선명한 형태의 캐릭터라인과 근육질의 숄더라인은 차체 표면에서 극적인 상호 작용을 일으킨다. 리어 역시 극적으로 다듬어져 있으며, 날씬한 형태의 LED 테일램프가 ‘L’자 형태로 꺾어지면서 공기의 흐름을 지배한다. 사다리꼴 형태로 다듬어진 머플러는 서로가 마주보는 형태를 취하며 그 사이에 있는 디퓨저가 인상적이다. 옵션으로 카본 파이버 패키지를 적용하면 멋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카본 루프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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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는 운전자를 중심으로 한 고급스러움과 역동성을 확인한다. 대시보드의 세로 라인은 그대로 이어져 윈드실드 너머의 도로를 가리키며, 센터 콘솔 역시 운전자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어 디자인적으로 운전석과 조수석을 완전히 분리한다. BMW의 신세대를 상징하는 계기반의 그래픽은 속도계와 회전계를 원이 아닌 독특한 형태로 구현한다. 실내를 구성하는 재질의 품질도 향상되었는데, 가죽 대신 크리스털을 가공한 기어노브를 통해 이를 시각화하고 있다.

 

시트는 8 시리즈만을 위해 새로 개발한 것으로 장거리 운전 시의 편안함과 우수한 측면 지지력을 갖고 있다. 헤드레스트는 시각적으로는 등받이와 통합된 형태로 일체감을 주면서도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 실용적이기도 하다. 등받이에 마련된 고급 가죽끈을 살짝 당기면 시트가 저절로 이동하면서 뒷좌석에 탑승할 수 있도록 한다. 뒷좌석은 루프의 디자인으로 인해 성인이 편안하게 앉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아이들은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다.

 

M5의 파워를 품은 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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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시리즈 쿠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4.4L V8 트윈터보 엔진을 품은 M850i 모델이다. 고성능 모델인 M5에 탑재되는 것과 동일한 엔진이지만 최고출력은 530마력으로 약간 낮아졌는데, 앞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M8을 기대하게 하면서도 다이내믹과 편안함의 경계에서 8 시리즈 쿠페를 조율하는 데 집중했다는 느낌을 먼저 준다. 넉넉한 배기량에서 발산되는 여유로운 출력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운전을 가능하게 만든다.

 

트윈터보는 V8 엔진의 실린더 뱅크 사이에 위치해 빠르게 열을 흡수하면서 반응하며, 고압 분사와 밸브트로닉 밸브 컨트롤, 더블 바노스(VANOS) 캠샤프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출력과 토크를 즉각적으로 내뿜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그보다는 플랩 컨트롤 방식의 스포츠 배기 시스템이 더 인상을 남기며 사운드의 향연을 선사한다. 엔진을 제작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은 기술자의 장인 정신과 제조 과정에서 저장되는 데이터. 이를 통해 각 엔진 조립에 필요한 공구 및 조임에 필요한 토크를 지정하고 부품마다 개별 코드를 할당해 필요한 과정을 모두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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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과거 8 시리즈를 유명하게 했던 V12 엔진이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BMW 그룹의 부사장이자 제품 매니저인 카스텐 그로버(Carsten Groeber)는 8 시리즈가 V8 패키지를 통해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적절한 스포츠카’가 된다고 말했다. V12 엔진은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이를 깰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떤 모델을 제작하더라도 역동성을 중시하는 BMW로써는 상징성보다는 역동성과 균형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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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과 짝을 이루는 8단 자동변속기는 최신 기술로 다듬어졌고, 그만큼 무게가 줄었다. 새로 개발한 컨트롤러와 더불어 이전보다 폭 넓은 기어비를 구현할 수 있어 가속 영역과 연비 영역을 좀 더 구분하여 쓸 수 있게 됐다. 이와 동시에 최적화를 거친 유압 제어 기능이 기민한 변속을 지원하며, 빠른 가속을 실현한다. 출력 대신 연비가 필요하다면 15~160km/h 사이에서 작동하는 코스팅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BMW는 새로운 변화와 혁명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것은 기존의 시리즈를 계승하는 것이 아닌, 한 단계 더 높은 시리즈로의 상승과 새로운 디자인 언어 그리고 기술로 드러나고 있으며, 8 시리즈 쿠페는 그 변화의 선봉에 서 있다. 그 뒤를 이어 8 시리즈 컨버터블이 등장했고 곧 있으면 4도어 그란쿠페가 등장할 예정이며, 8 시리즈의 디자인 언어를 잇는 신형 Z4와 3 시리즈가 잇달아 등장하며 변화 그리고 혁명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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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우면서도 다이내믹을 품고 있으며 안락하다는 것은 모순된 것이지만, 8 시리즈 쿠페는 이것을 보여준다. 메리노 가죽을 적용하고 상체를 빈틈없이 감싸는 시트에 앉아 가죽 스티어링 휠과 크리스털 기어노브를 잡고 있으면, 그것이 순식간에 이해가 될 것이다. 끊어진 것 같은 과거를 다시 이어나가고 계승하면서도 새로움을 표현하고 도로를 주행하는 실 모델로 승화시키는 것, 그것이 8 시리즈 쿠페가 가진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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