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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미래, 배터리 전기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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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9-02-11 03: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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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닛산의 전동화 전략이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닛산은 실용적인 전기차 ‘리프’를 통해 일찌감치 배터리 전기차 분야에서의 입지를 닦아 왔을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술인 'e-POWER'를 통해 전동화 전략의 영역을 넓혀 왔다. 닛산의 전동화 전략을 살펴본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배터리 전기차 보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회의적인 의견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닛산은 배터리 전기차인 리프를 2010년부터 판매해 왔으며, 글로벌 누적 판매 실적 약 32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술인 ‘e-POWER’를 ‘노트’나 ‘세레나’에 탑재해 판매 실적을 크게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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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CES를 통해 공개한 닛산 리프 e-플러스는 에너지 밀도가 늘어난 배터리와 더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기존 리프보다 주행거리를 40% 늘렸다. 리프 e-플러스는 최고 출력 218ps, 최대 토크 34.7kgm의 새롭게 개발된 e-파워트레인이 적용되었다. 기존 리프의 경우 최고출력 109ps, 최대토크 25.9kgm성능을 발휘한데 반해, e-플러스는 출력은 두배, 토크는 8.8kgm 향상되었다.

 

이로 인해 고속 주행시 가속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다 80km/h에서 100km/h 가속 시간은 약 15% 단축되었으며, 고속도로 합류나 추월 시 더 부드러운 드라이빙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최고 속도 또한 약 10% 높아졌다. 또한 리프 e-플러스의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약 25% 향상시켰으며, 실내 공간과 디자인을 희생하지 않고 용량을 55% 증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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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리프의 출시 시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닛산은 다른 제조사들보다 빠른 시점에 배터리 전기차를 출시했다. 닛산이 배터리 전기차 개발을 빠르게 진행했던 이유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부진에 있었다. 토요타는 1997년 프리우스를 출시했지만, 닛산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된 것은 이보다 늦은 2000년 이었다. 이 때 등장한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100대 한정으로 판매된 만큼 판매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이후 한동안 닛산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하지 않았다. 당시 닛산은 카를로스 곤이 COO 로 취임해 재건 계획을 실행 중인 때였다. ‘리바이벌 플랜’이 한창 진행 중이었으며,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의 미래가 불투명했던 만큼 새로운 투자를 진행하긴 더욱 어려웠다.

 

한편, 당시 닛산은 소니와 손을 잡고 배터리 전기차에 적합한 리튬 이온 배터리 개발해 왔다. 토요타가 니켈 수소 배터리를 실용화해 프리우스에 탑재한 이후에도 꾸준히 리튬 이온 배터리를 개발해 왔다. 또한 NEC와 함께 배터리 생산 회사를 설립했던 만큼 배터리 전기차에 빠르게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차 분야에서 뒤쳐진 닛산은 배터리 전기차를 통해 반격을 도모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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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초기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은 쉽지 않았다. 짧은 주행 거리와 충전 시설 등 인프라 부족은 큰 걸림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기술 등의 발전을 통해 최근에는 일상 생활에서 배터리 전기차를 이용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충전시설이 보급되고 있으며, 주행거리 400km 수준의 전기차들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또한, 2015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 일명 디젤게이트로 인해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규제의 흐름이 거세졌다. 프랑스와 영국의 경우 2040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할 만큼 내연기관에 대한 규제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와 반대로 전동 파워트레인에 대한 소비자와 업계의 요구는 더욱 높아졌다. EV 보급을 향한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리프를 비롯한 닛산의 EV 사업 분야는 점점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일찌감치 배터리 재활용을 고민하다

하지만 EV 보급에 따라 해결해야될 과제도 있다. 그 중 하나는 배터리의 재활용이다. 이를 위해 닛산은 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4R 에너지'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1세대 리프 발매전 설립되어 배터리 전기차의 태동시기에 이미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 왔다. 당시 닛산 내부에서는 리프의 출시에 맞춰, 향후 EV 보급이 확대되면 중고 배터리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일었다. 이러한 논의의 결과로 리프 출시된 설립된 기업이 바로 4R 에너지이다.

 

4R 에너지의 ‘4R’은 ‘Reuse (재사용)’ ‘Resale (재판매)’ ‘Refabricate (제품화)’ ‘Recycle (재활용)’의 머리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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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전기차로 사용하기 어려운 수준의 중고 리튬 이온 배터리의 경우도 배터리 최대 용량의 약 70% 까지 충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상품으로 충분히 재활용 할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4R 에너지와 같은 배터리 재활용 기업을 통해 다시 제품화해 판매하는 것이다.

 

4R 에너지 설립 8년이 지난해 4월, 닛사은 후쿠시마 현에 배터리를 재활용해 제품화하는 공장을 설립했다. 이 곳에서는 리프 차량에 사용되었던 배터리를 가공해 다양한 충전시설을 위한 제품을 생산한다.

 

 

닛산의 미래는 배터리 전기차에 달렸다

그러나 배터리를 다시 제품화 하는 데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리튬 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재확인하는 작업이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이 공정에 무려 16일의 시간이 걸려 재활용을 통한 제품화 공정에 어려움이 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화하는 공정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중고 리튬 이온 배터리 사업이 본격화되었다.

 

현재 한 대의 리프에서 회수한 리튬 이온 배터리는 3개 등급으로 나뉘어 제품의 성능을 구분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제품화한다. A급 성능의 배터리는 중고 EV의 교체 수요에 사용되며, B급 배터리는 지게차와 같은 산업용 전기차량, C급 배터리는 전력 충전시설의 고정식 장비에 사용되는 식이다. 토요타의 경우 프리우스에서 사용되었던 니켈 수소 배터리를 편의점인 세븐 일레븐 점포의 고정형 충전시설에 재활용하는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하지만, 토요타의 경우도 배터리의 성능 검사와 등급 분류까지는 아직 시행하고 있지 않다.

 

그 밖에도 닛산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배터리 전기차에 충전된 전력을 가정에 공급하는 이른바 ‘리프 투 홈’을 지난 2012년에 실용화하고 일반 이용자를 위해 출시했다. 참고로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가 선보이고 있는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여전히 차량에 충전된 전력을 가정이나 사회에 공급하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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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공개된 '닛산 에너지' 또한 위와 같은 맥락의 시스템이다. 자동차와 에너지 시스템을 연결시키는 닛산 에너지는 닛산 에너지 서플라이 (Nissan Energy Supply), 닛산 에너지 쉐어 (Nissan Energy Share), 닛산 에너지 스토리지 (Nissan Energy Storage) 3가지 주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닛산 에너지 서플라이는 가정이나 여행지 등 사용자가 언제든지 필요할 때 충전 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닛산이 인증한 충전기 설치업체를 통해 가정용 충전 설비를 마련하며, 외부에서는 닛산 커넥트 EV 어플리케이션이나 자동차 네비게이션을 통해 충전 가능한 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 닛산 에너지 쉐어는 협력사와 함게 EV를 활용한 에너지 관리이다. EV의 대용량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을 주택과 건물의 전력 공급에 활용할 수 있으며, 여러대의 EV와 전력망을 연결해 VPP (Virtual Power Plant)의 역할을 가능케 한다. 닛산은 이미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시장에서 여러 협력사들과 함께 닛산 에너지 공유의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닛산은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보다 일찍 배터리 전기차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전기차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빠르게 획득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카를 통해서는 실현 되기 어려운 사회 기반으로서의 역할까지 시야를 넓혀 갈 수 있었다.

 

지금까지 리프를 구입한 전 세계 32만명의 고객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 역시 큰 강점이다. 앞으로 배터리 전기차 연구 개발에서 닛산은 확실히 우위에 있다. 또한, 지금까지 판매된 32만대의 차량에서 배터리 관련 사고가 단 한건도 없었다는 점도 향후 EV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전기차와 관련된 닛산의 기술력은 아직 세간에 크게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독일 제조사들의 프리미엄 전기차 출시 소식 속에 닛산 리프의 존재감이 다소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향후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는 역량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전기차 제조사로서 닛산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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