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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차별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 더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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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9-02-22 09: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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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의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적인 이슈에 의해 흔들리는 구조로 인해 미래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2018년 한국의 자동차 생산이 인도에 밀려 다시 한 단계 하락했다. 그 배경에 대해서는 수출과 내수 부진 등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그리 간단치 않다. 거대 기업은 거대 기업대로 어려운 상황이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도 순탄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중에서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소속의 르노 자회사인 르노삼성은 지난 몇 년 동안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르노삼성차가 ‘뉴 이어 뉴 스타트’란 타이틀로 소위 말하는 프로모션 판매를 하고 있다. 다양한 혜택 제공과 금리 인하 등이 포인트다. 한국의 자동차 소비자들은 이런 프로모션에 익숙하다. 실 수요자들에게는 분명한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더불어서 르노삼성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르노삼성은 풀 라인업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브랜드다. 대형 세단이 없고 중형 이상의 SUV는 QM6 밖에 없다.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각 모델의 트림 다양화를 통해 세분화하는 양산 브랜드들과는 다르다. 그런 상황에서도 소형 SUV의 돌풍을 일으켰고 세단 중흥을 외치며 SM6를 내놓으면서 반등했다. 제품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인한 것이었다.

 

두 모델의 공통점은 시장의 상황을 읽고 그에 따른 전략이 주효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보수적이라고 생각했던 한국시장의 사고에 도전했다. QM3는 분명 수입차다. 르노삼성차의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하고 있지만 수입차다.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차를 들여와 국내 브랜드와 동일한 조건으로 판매한다는 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구체적으로는 2천만원 대의 합리적인 가격과 전국 어디에서나 접근이 가능한 서비스센터를 갖추었다는 점이 경쟁력의 요체다. 이는 수입차의 사후관리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유저들에게는 적지 않은 메리트다. 더불어 리터당 18.5km라고 하는 공인 연비도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로 작용했다

 

디지털화에 대해서도 발 빠르게 대응했다. 스마트폰의 사용에 익숙한 젊은 사용자층을 공략해 태블린 PC를 거치해 차 안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준 것이 좋은 예다.

중형 세단의 르네상스를 외치며 등장한 SM6도 분명 한국시장에서 의미있는 모델이다. SUV에 밀린 중형 세단 시장의 복원을 위해 최초, 최고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당연히 스타일링 디자인의 차별화도 중요한 몫을 했다.

 

SM6는 같은 해 등장한 QM6와 함께 르노삼성의 상승세를 안정적으로 끌어 올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QM6는 9월 출시 이후 1만 4,126대가 판매되어 출시 2달 만에 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모델을 밀어내고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결과 생산 증가율이 19%에 달했다. 르노삼성에게 2016년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제 2의 터닝 포인트가 된 한 해였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라인업의 한계로 지속적인 뉴 모델 출시가 적은 르노삼성에게 시련이 닥쳤다. 2018년에는 소형차 클리오를 르노 브랜드로 그대로 들여왔지만 QM3때처럼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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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는 유럽시장에서 르노의 볼륨 모델이다. 특히 남부 유럽에서 클리오의 인기는 높다. 그 배경은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과 프랑스차만의 독창성이 가장 잘 반영된 모델이라는 점 때문이다. 클리오는 1990년 데뷔 이후 전 세계적으로 누계 1,300만대 이상이 팔린 밀리언 셀러카다.

 

클리오는 프랑스 메이커들의 차에 대한 사고를 읽게 해 준다. 프랑스의 르노와 PSA그룹의 라인업 중 최대 배기량은 3.0리터다. 르노의 벨사티스라는 3.5리터 모델도 있었으나 존재감이 없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자동차는 크기를 중시하는 미국이나 화려함을 우선으로 여기는 중국의 그것과는 다르다. 프랑스차는 수동 변속기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프랑스만으로 국한하면 자동변속기의 비율이 10%에 미치지 못한다. 더불어 세컨드카 개념이 없어 차 한대로 모든 것을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크기 때문에 미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 드물게 대형차 위주의 한국시장에서 클리오는 분명 핸디캡이 있는 모델이다. 하지만 그것은 QM3도 마찬가지였다. QM3가 등장했을 때나 지금이나 시장이 어렵기는 매 한가지다.

 

문제는 QM3때와는 달리 지금은 시장과의 소통이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 시대 시장의 화두는 세분화(Fragmentation)이다.  위대한 해체(The Great Fragmentaion, 2015년 인사이트앤) 의 저자 스티브 사마티노는 규모의 경제로 대변되는 1, 2차 산업혁명의 산물인 마케팅은 더 이상 소용이 없어졌다고 설파한다. ‘의도된 진부화’라든가, 원천봉쇄(신제품 발표를 동시간에 모든 미디어를 통해 하는 것), 구매의 평균무게(한 제품을 더 많이 사게 하는 것), 브랜드 충성도(고객이 한 브랜드만을 찾도록 하는 것) 등등 20세기의 논리가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정보 통제 시대의 소비 생활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게 되었다는 말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만인이 모든 정보에 열려 있고 일방 통행식의 전달을 수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중 매체(Mass Media)를 활용한 대량 생산(Mass Production)과 대량 소비(Mass Consumption)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물론 당장에 SNS가 대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실 수요로 이어지는 부문에서는 제품과 세그먼트에 따라 소통 창구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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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이 제품이 곧 마케팅이다. 그것이 뉴 모델이든 부분 변경 모델이든 마찬가지이다. 롱 베스트 셀러 ‘디퍼런트(Different, 2010년, 살림 Biz)’의 저자인 하버드 경영대학원 종신교수 문영미는 기술 격차가 좁아지면서 비슷해져 가는 시대에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에 대해 ‘다름(Different)’을 추구해야만 살아남는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할리 데이비슨과 미용 브랜드 도브의 예를 들어 차별화에 대해 설명한다. 전혀 다른 방향의 접근이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소비 생활을 바꾸려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같은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더라도 새로운 형태로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도록 해 주었다는 것이다.

 

미래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화두가 등장해 있기는 하지만 시점을 가늠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역사가 증명하듯이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진통을 거듭하며 진보해 왔다. 앞으로도 그런 점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장비의 발전 속도가 워낙에 빨라 그것을 받아 들이는 자동차도 그만큼 빠르게 변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많다.

 

당장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중요한 것은 좋은 것보다는 다른 것을 찾는다는 사실에 포인트를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세분화되어가는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다. 르노삼성은 라인업 확대와 더불어 차별화를 추구하는 마케팅 전략도 더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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