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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그랜저, 파격과 균형, 그리고 럭셔리 디지털 디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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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9-10-24 16: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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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6세대 그랜저의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를 앞두고 미디어에게 사전 공개됐다. 통상적인 부분 변경과 달리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의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었고 인테리어도 전체적인 질감 향상은 물론이고 디지털화의 진전, 공간의 확대 등 현대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로서의 존재감을 강화한 것이 포인트다. 그랜저 부분 변경 모델의 면모를 살펴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요즘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모델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새 모델이 등장하기 전부터 유출된 사진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새로 등장하는 모델 들에 대한 평가도 수년 전과는 많이 다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그리고 유튜브로 대변되는 1인 미디어의 등장으로 제품에 관한 정보를 소비하는 형태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소위 말하는 제도권 미디어들에 의해 가공된 정보에만 의존했으나 지금은 전혀 다른 시선의 평가들이 넘쳐 나고 있다.

 

무엇보다 디테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을 소유한 ‘제야의 고수’들이 이런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제는 제조사가 제공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논리적이면서 정리된, 다시 말해 가공된 정보에 대한 신뢰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그 안에 정확한 팩트가 결여되어 있고 깊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어릴 때부터 자동차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라난 세대들이 정보의 민주화를 이루어 낸 스마트폰 시대를 주도해 가고 있다는 점도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는 의외로 현대기아차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 등 영상 조회수가 그것을 반증한다. 댓글도 ‘흉기’라는 표현만 난무했던 것과는 달리 수입차들과의 비교 우위에 대한 사용자들의 시각이 자유롭게 개진되면서 제품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그랜저 부분 변경 모델에 대해서도 이미 알 수 없는 경로를 통해 유출된 사진들을 바탕으로 호불호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 반응들 중에는 현대자동차가 제품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견도 있고 디자인은 물론이고 고급성과 주행성능의 향상에 이르기까지 수입차들과 직접 비교하는 예도 있다. 물론 그 반대로 여전히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용자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과거에 비하면 객관적 시각으로 구체적인 사안을 거론하며 장단점을 짚어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과거와 달라진 디자인과 주행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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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과 균형미의 조화, 스타일링 디자인

 

현대자동차는 8세대 쏘나타의 출시와 함께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라는 디자인 언어를 제시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개념의 패밀리 룩과는 거리가 있다. 앞 얼굴에 같은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채용하고 세부적인 변화를 주는 것과는 달리 선과 면, 빛을 통해 형상(Form)을 완성한다는 의미에서의 패밀리 룩이라는 것이 현대자동차의 주장이다.

 

전체적인 이미지를 결정하는 앞 얼굴은 그야 말로 파격이다. 더 이상 6각형 라디에이터 그릴 이미지가 떠 오르지 않는다. 다이아몬드 패턴을 활용해 헤드램프와 그릴을 일체형으로 만들었다. 더불어 보닛에서부터 그릴을 거쳐 범퍼와 에어 인테이크에 이르기까지 단차가 없이 연결되어 그 어느 브랜드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형태를 창조해 냈다.

 

헤드램프가 그릴쪽으로 날카롭게 파고 들어갔지만 그릴의 패턴으로 인해 거부감이 심하지 않다. LED 램프가 디자인의 자유도를 얼마나 높여 주었는지를 실감케 해 주는 부분이다. 헤드램프 주변에 다시 LED램프를 이용해 방향지시등을 배치한 것은 빛의 역할이 강조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쏘나타와 비슷하다. 또한 사각형 LED램프를 그릴과 통합한 기아 모하비의 그것과 그래픽은 다르지만 기능상으로는 같다. 그것만으로 시각적으로는 전혀 다른 느낌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헤드램프는 두 개의 LED램프가 좌우로 배치됐던 기존 모델과 달리 상하로 배치되어 있다. 램프는 어두워지면 빛을 발하는 소위 히든 라이팅 램프로 쏘나타에서와 같은 기법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도 다른 일러스트가 살아난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다이아몬드 패턴의 연속이지만 가운데 부분 2/3 정도만 개방되어 공기 흡입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가운데에도 모두 개방되지는 않았다. 기능성과 조형미의 절묘한 조합이다. 그로 인해 전체적으로는 디지털 느낌이 강하다. 각 다이아몬드 내의 세부적인 그래픽을 삽입한 때문으로 보인다. 범퍼 아래 에어 인테이크와 좌우의 삼각형 에어벤트도 기능성과 조형미를 동시에 추구한 것이다. 이 삼각형 에어벤트로 와이드한 느낌이 강조되어 보인다.

 

측면에서도 전체적인 패널을 모두 바꾸었다. 무엇보다 전장이 60mm, 휠 베이스가 40mm 길어져 전체적인 프로포션이 달라졌다. 캐빈의 비중이 더 커진 것이 도드라진다. 앞 오버행은 각종 센서의 채용으로 약간 길어졌지만 리어 오버행은 짧다. 루프라인은 B필러에서 시작해 매끄럽게 트렁크 리드쪽으로 흐르며 쿠페 형상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C필러 부분의 윈도우 프레임에 약간 각을 주어 전체적으로는 약간은 완고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이 차의 등급을 고려한 디테일이다. 헤드램프에서 시작되어 리어 도어 부분에서 끝났다가 다시 아래쪽에서 시작되어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은 측면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뒤쪽에서는 트렁크 리드의 킥업 라인이 기존 모델과는 뚜렷이 구분될 정도로 스포티함을 살려내고 있다.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는 좌우로 연결되어 마찬가지로 빛을 이용한 디자인 소구로서 기능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유일하게 기존 그랜저의 그래픽이 개념상으로 남아있는 부분이다. 이 역시 안정감을 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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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의 주제는 력셔리 디지털 디바이스

 

인테리어도 완전히 달라졌다. 레이아웃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12.3인치의 풀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터치 스크린 타입 디스플레이창을 동일 선상에 연결된 듯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와이드 스크린보다는 분리된 느낌이 강하지만 이 두 개의 창은 이 시대 인터페이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제네시스가 실렉터 레버 뒤쪽에 별도의 다이얼식 조작장치와 버튼들이 있는 것과는 달리 그랜저는 터치 스크린만 설정되어 있는 점이 다르다.

 

계기판의 디스플레이창은 가운데에만 정보를 표시했던 것과는 달리 오른쪽 클러스터를 통해서도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화에 대해서는 이미 그룹 내 다양한 모델들을 통해서 확인된 것으로 세계적인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채용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이 대형 디스플레이창 아래에 가느다란 에어 벤트를 설계하고 좌우로 길게 연결해 수평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크래시패드의 아래 부분이 약간 돌출됐다. 그래도 실내장이 워낙 길어 동승석 탑승자의 무릎공간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넓은 실내공간을 뽑아 내는 패키징 기술을 인정받은 현대기아차인데 신형 그랜저는 대형차의 공간 부럽지 않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부의 질감도 가죽인지를 의심할 정도로 좋아졌다.

 

센터페시아에서부터 센터 콘솔쪽으로 플로팅 타입으로 비스듬하게 설계된 패널이 전체적인 고급감을 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부분에 배치된 기어 실렉터는 쏘나타에서 보았던 버튼 타입으로 크기가 약간 작아졌다. 이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었을 법하다. 이 차의 타겟 마켓인 중장년층들은 전통적인 레버형 실렉터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버튼 타입으로 결정했고 선택의 사용자의 몫이다.

 

그 오른쪽에 커버를 열면 컵 홀더 대신 USB단자와 무선 스마트폰 충전 공간이 비스듬하게 설계되어 있다. 스마트폰의 미러링과 무선 충전 기능 등의 요구가 늘면서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센터 페시아 아래쪽에 그냥 놓아둘 경우 미끄러질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한 것이라는 얘기이다. 스티어링 휠은 4스포크는 그대로인데 8세대 쏘나타와 같은 그래픽이다.

 

시트는 5인승 그대로인데 이 부분까지의 변화는 없는 듯하다. 실제로 시승을 해 봐야 알겠지만 이 대목은 제네시스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휠 베이스의 연장으로 앞좌석과 뒷좌석이 넓어진 것은 체감할 수 있다. 트렁크 부분도 달라진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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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는 부분 변경 모델인데도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었다. 디지털화에 대한 기술적인 진보도 시대를 앞서간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의 수준이다. 그것은 전체적인 질감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더불어 쏘나타부터 시작된 현대 브랜드의 신세대 디자인 언어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하나의 모티브를 기준으로 다양한 변형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 설명 자체는 전통적인 개념의 베리에이션 다양화와 다르지 않지만 현대 브랜드는 통일된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램프 등의 디테일이 아니라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각 모델마다 새로운 그래픽과 형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과거 전통적인 개념의 틀에서 벗어나 누구나 눈길을 끌 수 있는 요소들로 가득한 것은 분명하다. 달라진 것은 분명한데 현대 브랜드만의 아이콘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에 대해서는 새로운 해석은 필요해 보인다. 20세기 GM이 완성한 의도된 진부화라는 면에서는 충실한 변화이지만 헤리티지라는 측면에서는 현대 브랜드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시장에 각인시킬 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것은 그래픽일 수도 있고 컨셉일 수도 있으며 현대차가 말하는 라이트 아키텍처(Light Architecture :빛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일 수도 있다. 이제는 그것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해 시장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한 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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