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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80, 브랜드 정체성으로 ‘한국적’인 것을 강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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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20-03-30 17: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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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의 3세대 G80이 출시됐다. G90부터 시작해 GV80을 거쳐 선보인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콘을 조합해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완성한 것이 포인트다. 풀 디지털화, ADAS 기능의 만재 등 이 시대 동원 가능한 모든 기술을 채용했으며 GV80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M3 플랫폼을 베이스로 개발되어 주행성에서도 진화를 강조하고 있다. 완성과 더불어 새로운 도전 과제도 안고 있는 제네시스 3세대 G80의 면모를 살펴본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영상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그룹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영상 ‘내일을 향합니다’가 유튜브에서 단기간에 100만 뷰 이상을 돌파하며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은 약 2분 길이로 현대차그룹의 현재부터 과거까지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 영상의 제목과는 달리 영상 속 시간은 스마트 모빌리티로 채워진 미래가 아닌 과거를 향하고 있다.

 

현대차 유럽본부가 기획 제작한 이 영상은 현대차와 한국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형태로 빈손으로 시작해 황무지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로까지 성장한 과정을 담고 있다.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작을 투싼, 티뷰론, 스텔라 등 과거 차량의 모습을 차례대로 비추며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포니를 공개하는 장면 등을 통해 현대차의 도전 과정을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해 보여주고 있다. 그 속에 다리 건설 현장과 용광로, 도로 건설 등 한국의 경제 발전과 연계하고 있다.

 

이 영상의 의미는 그동안 현대차그룹에서 내놓은 각종 홍보 자료 중에 처음으로 일목요연하게 스토리텔링을 한 것이라는 데 있다.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현대차그룹은 후발 업체로서의 한계를 토로하며 타도 토요타를 기치로 추격하는 모양새를 보여왔다. 무엇보다 스타일링 디자인에서 현대, 또는 기아차만의 독창성을 내 세우기보다는 선발 업체들의 선과 면을 유용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또한 브랜드의 정체성보다는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에 초점을 맞추는 마케팅이 주를 이루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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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것이 2006년 폭스바겐 출신의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아 스포티지는 월드 카 어워즈에서 한국차 최초로 디자인 부문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현대 YF쏘나타는 그때까지 양산 브랜드의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깨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미국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국은 20세기부터 말했던 디자인이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현대기아차그룹이 최근에 내놓는 신차들의 디자인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독창성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랜저와 K5에서의 독창성에 더해 신형 아반떼의 측면 캐릭터 라인은 1980년대 말 쿠페 피아트 이후로 가장 강렬하면서도 공격적인 선을 사용하고 있다. 보편타당한, 만인을 위한 차라는 패밀리카로서는 쉽게 적용할 수 없는 선이다. 이는 나름대로 스타일링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쿼드램프의 두 줄, 간결하면서도 또렷한 이미지 만들어 내

그런 과정에서 력셔리 브랜드로 독립한 제네시스는 신차가 나올 때마다 그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네시스는 G90과 GV80, 그리고 이번에 등장한 G80을 통해 브랜드 고유의 선과 면을 완성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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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링 익스테리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얼굴이고 두 번째는 전체적인 프로포션을 중심으로 한 실루엣이다. 제네시스의 얼굴은 G90의 5각형 크레스트 그릴을 중심으로 세단과 SUV에 약간의 차이를 주고 있다. G80은 G90처럼 아래쪽에 에어 인테이크가 있지만, 싱글 프레임처럼 보이는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중심을 잡고 있다. 다만 G90에 비해 그릴 위쪽이 좀 더 좌우로 넓어졌다. 그리고 그 양끝에서 시작되어 보닛 후드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으로 안정감을 살려내고 있다.

 

그리고 G90에서 헤드램프에 하나의 선을 사용했던 것을 GV80부터 두 개의 선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G80에서도 그것이 적용됐다. 그러니까 G90의 얼굴과 GV80의 두 개의 라인을 통합해 아이콘화하고 있다. 간결하면서 과장되어 보이지 않는 두 개의 라인이 의외로 강한 독창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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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자동차의 앞 얼굴에서 헤드램프의 역할은 야간 조명 외에 디자인의 소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우디가 가장 먼저 시작한 LED 헤드램프의 바람은 이제는 프리미엄과 양산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주간주행등이 의무화되면서 주간에도 그 램프를 아이콘화하면서 새로운 그래픽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가장 최근에 등장한 기아자동차 K5의 Z자형 LED 램프가 주는 강렬함은 시대의 흐름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타겟 마켓의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어떤 아이콘을 만들어 낼까 궁금했다. 그런데 GV80에서 보여 준 두 개의 라인은 의외라고 할 만큼 간결하면서도 동시에 강렬함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안에 네 개의 램프가 삽입되어 쿼드램프라고 부른다. 그것이 G90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합되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독창성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G80에서는 좀 더 뚜렷하게 강조되어 보인다.


제네시스 G90과 G80의 패널과 그 패널 위를 흐르는 캐릭터 라인, 그리고 루프 라인의 처리도 호들갑스럽지 않고 간결하다. 영어권에서는 이를 Sleek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과거에 자주 사용했던 ‘근육질’이라는 표현과 상대적인 개념이다. 보닛 끝과 쿼드램프 중간 부분에서 시작해 A필러 아래를 지나 도어 핸들 위쪽으로 흐르다가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 쪽으로 완만하게 흘러내리는 캐릭터 라인은 대형 세단의 완고함을 표현하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C필러의 그래픽이 노치백이 강조된 G90과는 달리 패스트백 형상으로 흐르는 것은 브랜드의 모든 모델이 같은 선과 면을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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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서는 루프라인에서부터 시작되어 쿠페라이크하게 흐르는 선이 마지막에 치솟아 오른다. 이 트렁크 리드의 선은 쿼드램프를 중심으로 범퍼와 대칭을 이루며 타원 조형을 이루고 있다. 가운데 부분이 약간 움푹 들어간 음각 형상으로 말굽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쿼드램프 가운데 제네시스의 영문 레터링이 있는데 GV80에서와 마찬가지로 엠블럼이 강조되어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쉽다. G90이 테일램프를 연결하는 라인이 있는 것과 달리 두 줄을 강조해 분리하고 있는 것은 제네시스의 아이콘이 새롭게 완성됐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튀어 보이기 위한 날카로운 선이나 강한 억양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수많은 자동차 속에 다른 차와 차별화하면서 고유의 독창성을 이처럼 간결한 선과 면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평가할만하다.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스타일링 디자인의 정체성을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용어 자체는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 우아함을 표현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고 사용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우아함을 선택한다.

 

차체 크기는 기존 모델보다 약간 커졌지만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그보다는 차체의 약 19%에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를 적용해 약 20kg의 무게를 덜어냈다. 핫 스탬핑 공법의 초고강도 강판을 42% 확대 적용하고 평균 인장강도를 6% 높여 차체 강성을 향상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인테리어의 주제는 여백의 미, 윌빙 공간

인테리어는 G90이 EQ900에서 달라지지 않았던 것과 달리 GV80에서 보여 준 여백의 미를 주제로 한 레이아웃을 채용하고 있다. 레이아웃은 GV80과 같지만,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다. 앞 얼굴에서처럼 세단과 SUV를 구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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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0에서 먼저 강조하고 있는 것은 공간이다. 넓이와 더불어 앞뒤 시트 모두 여유 있는 웰빙 공간으로서의 쓰임새를 높이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것을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대시보드의 레이아웃이다. GV80과 마찬가지로 12.3인치 계기판과 14.5인치 내비게이션 모니터, 그리고 그 아래로 좌우로 길게 펼쳐진 에어 벤트로 간결함을 주장하고 있다. 공조 컨트롤 시스템은 다르지 않지만, 그것을 별도의 프레임으로 감싸지 않고 있는 것이 GV80과 다른 점이다.

 

센터패시아 위의 14.5인치 디스플래이창은 GV80과 같다. 마찬가지로 좌우로 길게 펼쳐져 있지만, 그로 인해 시야를 가리거나 하지는 않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기판과 연결된 형태로 배치하는 추세를 따르지 않고 있다. 디지털 장비로 무장하고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아직은 전통적인 배치에 익숙한 사용자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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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콘티넨탈과 공동 개발한 12.3인치 3D 계기판과 함께 디지털화의 극을 보여 준다. 다만 3D이기는 하지만 LG디스플레이제를 채용한 G70과는 그래픽이 다르다.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대부분의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음성인식 제어는 물론이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AR(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등 이 시대에 가능한 모든 것이 동원됐다. 지도 위에 진행 방향을 선만으로 표시되는 것과 달리 앞쪽의 카메라로 도로를 촬영하고 그 위에 노면의 차로 전체를 파란색으로 표시해 주는 것으로 하만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음성 인식기능의 진화는 GV80에서도 그랬지만 앞으로 사용 빈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것을 짐작게 하고 있다. 자연어 인식 기능은 커넥티비티가 연결되어야 가능하지만, 우선은 인식률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말을 하면 디스플레이 창에 문자로 나타나며 정확히 인식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스티어링 휠도 2스포크가 아니라 4스포크 형태로 처리해 GV80과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 역시 기능성보다는 디자인을 우선한 것으로 두 개의 라인이라는 전체적인 컨셉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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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5인승으로 에르고 모션 시트 등 이 시대 현대자동차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했다. 국내 최초로 전방 충돌 및 급제동/선회 예상 시 동승석 승객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시트백을 앞으로 당겨 안전한 자세로 조정해 주는 프리 액티브 세이프티 시트가 적용됐다. 리어 시트에는 별도의 공조 시스템은 물론이고 옵션으로 리어 시트 좌우 각각에 모니터를 탑재할 수도 있어 뒷좌석 사용자도 배려하고 있다. 이럴 경우 패키지 옵션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엔진은 2.5ℓ와 3.5ℓ 터보차저 가솔린, 2.2ℓ 디젤 등 모두 세 가지가 탑재된다.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 방식의 8단 AT이며 구동방식은 뒷바퀴 굴림방식을 기본으로 전자제어 네바퀴 굴림방식이 설정되어 있다.

 

ADAS는 이 시대 개발된 모든 것들을 채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온라인 신차 발표에서 자동주차 기능을 강조했는데 이는 그만큼 많은 센서가 채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30개에서 70개에 이르는 ECU의 융합 알고리즘을 어떻게 처리했느냐 와 그것을 통합 전자 아키텍처로 발전시키고 있느냐다. 수많은 센서와 ECU가 원만하게 작동되느냐는 앞으로 완성차회사들에 적지 않은 도전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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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처리할 내용이 많아지면 그만큼 컴퓨터의 용량이 커지고 전력 사용도 많아지기 때문에 지금의 형태로는 진화에 한계가 있다.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것을 저전력으로 소화할 수 있는 SoC(System on Chip) 기술이 채용되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신기술에 열광하겠지만 디지털화되어가는 자동차에서 해결되어야 할 숙제는 많다.

 

그 이야기는 제네시스는 라인업을 구축하고 독창성을 완성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 수행에 더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오늘날 완성차회사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숙제이기는 하지만 제네시스는 훨씬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얘기이다.

 

어쨌든 제네시스가 G80의 출시와 함께 키워드로 제시한 용어에 ‘대담’과 ‘진보’에 더해 ‘한국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G90을 출시했을 때 ‘강남 태생’을 강조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한다. G90에서는‘서울의 럭셔리 아이콘’이라는 표현을 동원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한국적’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제는 독일의 ‘저먼 엔지니어링’이나 일본의 ‘장인정신’, 스웨덴의 ‘스칸디나비안 팩트’와 같은 수준의 한국적 감성을 모티브로 내 세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랜드를 관통하는 맥락을 일관되게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는 많이 다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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