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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4세대 카니발, 이 시대 패밀리카의 기준을 정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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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20-08-18 18: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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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4세대 카니발이 출시됐다. 1998년 IMF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데뷔한 카니발은 2005년 2세대, 2016년 3세대로 진화했다. 1세대 모델은 88만 1,325대가 팔렸으나 2세대 모델은 58만 522대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3세대 모델은 66만 3,973대로 다시 상승세를 탔다. 무엇보다 내수시장 연간 판매 2만대 전후였던 2세대 모델에 비해 3세대는 7만대에 육박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이제는 한국시장에서는 물론이고 해외시장에서도 4만~5만대가 팔리며 확실한 존재감을 구축하고 있다. 카니발의 누계 판매대수는 내수 96만 5,148대, 수출 115만 9,910대로 212만 5,058대다. 패밀리카로서의 활용도를 고려한 차 만들기가 돋보이는 4세대 카니발의 면모를 살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영상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미니밴은 실내 시트의 배열을 최우선으로 하는 차를 말한다. 용도상으로 구분한다면 세단과 SUV, 미니버스 등을 혼합한 패밀리카다. 가족이 장거리 여행하기에 세단과 SUV는 조금은 좁은 느낌이고 미니버스는 부담스러운 유저들을 위한 차다. 그래서 MPV로 구분하기도 한다. 미니밴이라는 용어보다는 피플 무버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차와 주행이 SUV보다 쉽고 차고가 낮으며 시트의 안락성, 편한 승차감 등을 중시하는 것이 포인트다. 슬라이딩 도어의 여부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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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밴은 리 아이아코카가 크라이슬러를 기사 회생시킨 비장의 무기로서의 역할을 하며 등장한 장르다. 크라이슬러는 미국 미니밴 시장의 40% 가까이를 점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21세기 초반에는 SUV 의 위세에 밀려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했었다. 21세기 초까지만 해도 미니밴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았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가 앞 다투어 미니밴을 출시한다고 밝히며 기대감을 표시했었다. 새 모델들은 기존 모델들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GM 측은 주장했었다. 미니밴은 여전히 중요하고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어 가야 할 장르라는 것이 GM 측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미니밴 판매는 2000년 137만대를 정점으로 하락했으며 지금은 라인업도 줄었고 판매대수도 100만대를 밑돌고 있다. 미국은 픽업 트럭과 대형 SUV를 중심으로 시장이 특화되어 있는 시장으로 미니밴의 입지는 SUV에 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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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완성차를 생산하는 국가 중 미니밴 문화가 가장 활성화된 것은 일본이다. 일본은 토요타와 혼다가 각각 6개씩의 미니밴을 라인업하고 있고 닛산도 세 개나 된다. 8개 업체 모두가 미니밴을 생산하고 있는 예는 세계적으로 없다. 주로 렌터카와 소위 말하는 컴퍼니카로 많이 사용된다. 특히 ‘복지 차량’이라고 하는 장애인용 자동차로 개조해 사용하는 예가 많다. 

그 일본의 미니밴인 토요타 시에나가 한국시장에 상륙하면서 카니발을 비롯한 한국산 미니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것이 기아의 3세대 카니발이었다. 상대적으로 상품성이 높다는 것을 검증받은 것이다. 카니발의 성격은 1세대 업무용차, 2세대 다인승차를 거쳐 3세대 모델은 패밀리카를 표방했다. 한국시장의 변화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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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세대는 코로나19와 겹쳐 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캠핑카의 대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차 만들기가 보인다. 오늘날의 캠핑카는 기아차의 표현대로 무한한 공간활용성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외부와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4세대 카니발은 커넥티비티 기능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다.

이미 카니발은 3세대 모델에서 가족중심의 자녀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미니밴 본연의 성격을 강조했다. 거기에 호화스러운 디자인과 고급감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 세워 까다로운 한국의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는데 성공했다. 800만대에 육박하는 그룹 전체 판매대수의 힘을 바탕으로 상품성 제고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4세대는 이 시대 패밀리카로서의 미니밴이 어떤 성격을 갖춰야 하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패밀리카로서의 다용도성을 강조
카니발은 1세대 모델부터 승용차와 플랫폼을 공유해왔다. 그래서 전체적인 이미지는 승용차 감각의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앞 얼굴에서는 슬림한 헤드램프가 투박함보다는 세련된 분위기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측면에서는 C필러에 엠보싱을 추가해 측면 전체 이미지를 화려하게 하고 있다. A필러와 D필러를 블랙아웃 처리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으로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측면 이미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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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션은 1.5박스 특유의 직선이 강조되어 있지만 캐릭터 라인과 약간 경사지게 처리된 루프라인 등이 패널의 볼륨과 어울려 오늘날 유행하는 쿠페라이크한 SUV와 비슷한 쿠페라이크한 미니밴을 추구한 흔적이 보인다. 무엇보다 1세대 모델은 5미터 이하였으나 이후 꾸준히 휠 베이스와 전장이 길어졌는데 이번에는 오버행을 극단적으로 짧게 하고 휠 베이스를 늘린 것이 보인다. 이는 외형상 날렵한 이미지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실내 공간을 확대하기 위한 비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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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더블 디스플레이로 디지털화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세단과 SUV를 통해 꾸준히 진보해 온 내용으로 아래쪽 공조 시스템 패널까지 3패널 구조는 이 시대 럭셔리카들과 같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통합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터치 방식의 센터페시아 버튼도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크렐(KREL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앰비언트 라이트’도 감성적인 면에서 주목을 끄는 내용이다. 그러니까 운전석에 앉아서는 초기 모델과는 전혀 다른 대형 세단과 맞먹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크래쉬 패드 중앙을 가로지르는 슬림한 송풍구 일체형 메탈 가니쉬도 고급감을 살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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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밴의 포인트인 시트의 배열에서는 선대 모델에서 이미 다양화에 대해 충분히 인정을 받았던 것에 더해 2열 시트에 대한 배려가 강화되었다. 물론 4열 시트가 있는 11인승 모델도 있지만 영업용이 아니라면 1열과 2열 시트의 활용도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2열과 3열 시트 부분은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여기는 사용자가 더 많을 듯하다. 그런 사용을 할 수 있도록 2열 시트에 럭셔리 승용차 감각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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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에 적용된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는 버튼을 한 번 만 누르면 사용자를 무중력 공간에 떠 있는 듯한 자세로 만들어 엉덩이와 허리에 집중되는 하중을 완화시키고 피로도를 줄여준다. 뒷좌석에 탑승한 자녀를 위한 ‘키즈 테마’를 설정한 것도 기아가 4세대 카니발에 어떤 자세로 접근한지를 보여 주고 있다. 리어 시트에서도 음성인식으로 각종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도 패밀리카의 중요한 요소가 공유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는 카니발이 이동 수단을 넘어 거주공간으로써도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는 시대적인 흐름을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내 공간의 활용성은 자율주행시대가 다가올수록 더욱 강조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카니발은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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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3.5리터 V6 294마력/36.2kgm 가솔린과 2.2리터 직렬 4기통 202마력/45.0kgm의 디젤 두 가지.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 방식 자동 8단, 구동방식은 앞바퀴 굴림방식이다. 

ADAS 기능도 ACC(기아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이라고 칭한다)를 비롯해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후측방 모니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등 이 시대에 사용가능한 첨단 기능은 대부분 채용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새로운 기술의 채용을 원할 수도 있지만 그 역할은 K9이나 K7이 한다. 카니발은 이 시대 미니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비중이 더 높을 수밖에 없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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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이 특히 강조되어 보이는 것은 3,160만원부터 시작되는 가격이다. 이 정도 크기의 차에 승용차 감각의 차만들기, 다용도성, 첨단 장비 등을 감안하며 가장 큰 세일즈 포인트다. 어쩌면 SUV 일색의 시장 구조에서 미니밴의 가치에 대해 눈을 뜨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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