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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드라이빙센터, 소비자와의 소통의 장으로 자리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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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1-07-01 11: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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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770억원을 투자해 2014년 인천 영종도에 오픈한 드라이빙 센터에서 지난 4월 신형 M3와 M4의 시승을 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야간 주행을 위해 다시 찾았다. 시승 조건이 달라진 것은 주간과 야간이라는 차이 외에는 없었다. 그러나 오후 늦게 도착한 드라이빙센터는 평소 미디어 대상 행사 때와는 달리 일반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실제 소비자들과의 소통의 장으로 삼고자 했던 애초의 의도가 꾸준하게 실행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BMW 드라이빙 센터의 이모저모를 간략하게 살펴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이번에는 70은 다됐을 법한 연세가 지긋한 남성이 코스를 빠져 나오며 가이드와 하이 파이브하는 모습이 보였다.

인천공항 인근에 있는 BMW 드라이빙 센터는 브랜드 체험센터를 비롯해 서비스 센터, 드라이빙 프로그램, 가이드 투어, 라이프 스타일샵, 레스토랑, 카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까 차를 구경하고 직접 시승해 보고 필요하면 가이드에게 요청해 택시 드라이빙도 할 수 있으며 레스토랑과 카페를 이용하며 가족끼리 하루를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BMW 소유자뿐 아니라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해 즐기실 수 있는 국내 최초 자동차 테마파크이다. 

핵심은 BMW 브랜드의 일반 세단과 SUV는 물론이고 고성능 스포츠카인 M 시리즈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 차량을 자신의 운전 실력에 맞춰 가이드를 동원할 수도 있고 가이드가 선도하는 그룹과 트랙을 주행하며 200km/h까지 가속할 수 있는 고속 구간을 비롯해 17개의 코너가 있는 다양한 코스를 달려볼 수도 있는 2.6km의 트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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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기에서는 코너링 시 가장 짧은 코스를 따라가는 아웃 인 아웃(Out In Out)을 위해 나바콘이 설치되어 있어 자신이 평소에 미숙한 운전으로 곡선도로에서 차로를 이탈했던 잘못된 운전 습관을 바로 잡을 수도 있다. 코너를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슬로우 인 패스트 아웃(Slow In Fast Out), 즉 사전에 제동해서 속도를 충분히 줄여야 안전하게 코너를 주파할 수 있으며 그만큼 시간도 더 단축할 수 있다는 것도 배울 수 있다.

별도로 마련된 짐카나 코스에서는 S코스와 원선회 등의 구간을 달리며 시간을 측정해 볼 수도 있다. 물론 자동 측정 장비가 갖추어져 있다. 또한 바닥에 물을 뿌려 미끄러운 도로에서 자동차의 거동을 제어할 방법을 터득할 수도 있다. 여기에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SUV로 험로 주파를 위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의 운전시험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조건에서의 운전을 해 자신을 지키고 도로의 다른 사용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운전기술을 학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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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경우에는 일반 도로에서는 할 수 없는 200km/h까지 달릴 수도 있으며 각종 코너를 능숙하게 빠져나가며 더 높은 수준의 드라이빙을 즐길 수도 있고 그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이런 서키트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젊은이들이 일반 도로에서 폭주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BMW 드라이빙 센터의 역할은 단순하지가 않다.

BMW의 드라이빙 센터는 문화 시설이지만 철저하게 계산된 마케팅의 일환이기도 하다. 한국에 건립된 드라이빙센터는 BMW그룹의 세 번째이자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들어선 것이다. 그렇게까지 되기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BMW 그룹 이사회 멤버로 선정됐으며 2013년에는 본사 수석 부사장으로 승진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김효준 전 사장의 노력으로 얻어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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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혁신은 체험을 통해 전달되는 감성적인 영역에서 비롯된다. 각 개인의 체험이 아닌 어떤 방법으로 달리는 즐거움을 측정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특허를 낼 수 없고 단순하게 측정할 수도 없으며 흉내 낼 수도 없다. 바로 그런 점을 전달해야 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고객들이 BMW가 지닌 진정한 의미의 프리미엄 파워를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BMW의 이미지는 달리는 즐거움은 오직 BMW만이 지니고 있는 프리미엄의 장점을 그 어떤 말보다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다. "

자동차분석과 예측의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있는 글로벌 인사이트 그룹 자동차 분석가 필립 G. 로젠가르텐이 그의 저서 프리미엄 파워(크리스포프 B. 슈튀르머 공저 미래의 창 刊)에서 한 말이다.


배터리 및 제품 연구개발을 위해 추가로 116억원 투자
BMW 그룹 드라이빙 센터는 설립 당시 축구장 33개 크기의 24만 제곱미터 규모로 세계 최초의 안전운전교육 중심의 센터이며 아시아 최초의 BMW 그룹 드라이빙 센터로 구축됐다. 2020년 10월에는 10월부터 M Core와 Owners Track Day와 같은 신규 드라이빙 프로그램도 추가했다. M Core는 M의 핵심적인 체험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M2 컴페티션 차량으로 4시간 동안 드리프팅과 트랙 아이디얼 라인 주행을 집중적으로 트레이닝 하는 교육이며, 4명의 참가자로 제한을 두고 있다.

 

Owner Track Day는 BMW 그룹 차량 오너만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으로, 드라이빙센터 트랙을 콘보이 차량 없이 자차로 상설 트랙처럼 이용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이다. BMW와 MINI, 롤스로이스 차량 오너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단, 안전을 고려해 초보자 프로그램을 이수한 고객에 한하여 예약 및 참가가 가능하다.그리고 지난 3월에는 2025년까지 누계 1,000억 원을 투자해 연구 개발 및 전기차 충전 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드라이빙센터에만 116억 원을 투자해 R&D 시설을 확장하고 제품 개발과 각종 검사에 쓰이는 장비를 추가로 갖추기로 했다. 특히 배터리와 소재, 충전 기술 등 여러 분야로 역할을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니까 BMW코리아는 단순히 독일 본사의 한국 판매 거점을 넘어 한국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소비자에게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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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판매대수가 말해준다. 드라이빙센터 설립 당시 BMW 브랜드의 전체 판매에서 한국은 세계 9위, 7시리즈는 4위, 5시리즈는 5위였다. 7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세계 4위 시장으로 성장했다. 수년 전 화재사건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을 총동원해 그것을 극복했다. 모든 기업은 어떤 형태로든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회와 소통하고 극복하는지는 다르다.

20세기까지만 해도 유명한 디자이너가 자신의 명성을 배경으로 제품을 디자인해 시장에 내놓으면 소비자는 브랜드의 우열만을 비교해 구매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디자이너의 개성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내놓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스마트 폰이 대표적이다. 하나의 기계이지만 그 안에 내용물은 유저가 원하는 데로 얼마든지 다르게 구성할 수 있다.

자동차도 그런 점에서 더 개인화되어 가고 있다.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등은 하나의 차명에 70~90개의 그레이드를 라인업하고 있다. 미니는 공장에서 출고되는 모델들 중 1만5천 대가 각기 다른 옵션과 색상을 채용하고 나온다. 포르쉐 마칸은 하나의 골격을 바탕으로 개별적인 유저의 취향에 대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소비자 시대는 과거 공급자 중심의 시장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21세기 들어 가장 강조되고 있는 것은 Good Company이다.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이라는 문구로 대변되는 신세대 기업의 조건이다.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 굿워크 전략(원제 GOod Works!, 2012년 와이즈베리 刊)을 통해 공익 캠페인, 공익연계 마케팅, 기업의 사회 마케팅,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지역사회 자원봉사, 사회책임 경영 프랙티스 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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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시장에 제품을 내놓는 기업들은 대부분 다국적 비즈니스의 형태를 띠고 있다. 삼성전자나 현대기아차그룹의 온전히 한국회사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BMW도 Multi Nation Company다. 그보다는 이들 다국적 기업이 하나의 제국을 이루고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의 비관론과 달리 세계 시장은 역사적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부침은 있겠지만, 또 그 정도의 차이도 있겠지만 지구촌 경제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시장에서 이들 다국적 기업들은 세계의 소비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것이 더 이상 애국심이나 수준 낮은 정서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파해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의 마케팅 담당교수 바바라 E. 칸(Barbara E. Kahn)은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보편적인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반면 제품은 현지 시장의 문화와 관습을 반영한 광고와 유통전략, 가격 책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BMW는 2011년에 한국에 공익재단 BMW 코리아 미래제단을 설립했다. 미래 인재 양성, 환경 그리고 나눔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표방하는 단체다. 이는 최근 ESG가 강조되는 한국의 사회적인 분위기를 고려하면 BMW의 앞선 행보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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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제단을 통해 어릴 때부터 BMW 문화에 적응하게 하고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장노년층에 이르기까지 BMW를 고수하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이것을 BMW 측은 "고객들과 더욱 활발하게 소통하고자 하는 BMW 그룹의 ‘퓨쳐 리테일(Future Retail)’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BMW 드라이빙센터는 분명 단순한 홍보 공간이 아니다. 브랜드가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와 소통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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