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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디트로이트8신 - 현대기아, 미일에 역공 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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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1-12 05: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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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이었다.
2006 디트로이트 오토쇼 이틀째까지 취재를 마치고 그다지 큰 이슈가 보이지 않은데 대한 실망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3일째. 프레스센터도 전날에 비해 많이 한산해 져 있었다. 해외에서 온 기자들은 상당수 귀국한 상황이어서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프레스컨퍼런스도 전날 아침 7시 30분에 시작했던 것과는 달리 9시부터 느긋하게 진행됐다. 그런데 그 일정 중에 크라이슬러와 GM이 있었다.

크라이슬러가 먼저 시작했다. 세일즈 및 마케팅 담당 책임자가 나와 닷지 디비전의 소형차 칼리버와 크라이슬러 디비전 첫 번째 SUV인 아스펜(Aspen)에 관한 소개를 시작했다. 동시에 무대에서는 코믹한 무언극을 연출해 발표회장을 찾은 기자들은 거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기자도 차에 대한 설명을 동영상에 나오는 자료를 보며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순간 아찔한 내용이 흘러나왔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다.

다시 한번 귀를 기울였다. 3만 달러 선이라고 들렸다. 좀 이상해서 옆사람에게 물었다. 필자는 3만 달러선으로 들렸기 때문에 크라이슬러차로서는 내가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의 답은 이 차의 가격이 1만 3,895달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아스펜의 등장을 위해 발표회장을 하얀 종이 눈을 쏟아내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을 연출했다. 상당 시간 동안 앞이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나 싶었다.

사실 그때까지만해도 그럴 수도 있다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로부터 40분 정도 뒤 GM의 대중차 브랜드 시보레의 발표회장에서 발생했다. GM의 시보레 디비전의 다양한 라인업에 대한 페이스 리프트 및 모델체인지 계획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지 않느냐 하고 생각하면서 서울행 비행기 시간 때문에 막 현장을 벗어나려는데 또 가격 이야기가 들렸다.

시보레 코발트(?)의 판매 가격이 1만 2990달러라는 것이었다. 다시 고개를 돌렸다.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

2006 디트로이트 오토쇼 프리뷰 기사, 그러니까 06 Detroit 1신에서 필자는 소형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공세로 인해 한일 전쟁이 시작됐다는 기사를 내보냈었다.

쇼 마지막 날 디트로이트 메이커들은 그런 기자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가격 전쟁의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것이었다. 이미 글로벌오토뉴스 미국 통신원 유승민씨의 글을 통해서도 소개됐지만 “가격 대비 가치”를 강조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사실 일본 토요타가 야리스를 발표하고 혼다가 피트를 내놓을 때만해도 닛산이 버사라는 차를 카를로스 곤이 소개할 때만해도 과연 미국시장에서 이 등급의 차가 어떻게 받아 들여질까라는 생각이 더 컸다.

미국시장 연간 전체 판매대수 1,700만대에서 2리터급 컴팩트도 아닌 1.5리터급의 서브 컴팩트카들의 점유율은 시실 그다지 높지 않다. 2004년 기준으로 74만대 정도라는 데이터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미국 디트로이트 메이커가 이 세그먼트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보레만해도 미국 내 전시장이 4,600개에 달한다. 네트워크에서 수입차들과 비교가 안된다는 얘기이다. 거기에다 GM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의 소비자들이 심정적인 동조를 하게 되면 그 효과는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

미국에는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다.”는 말이 있다.
만약 디트로이트 메이커들의 이런 공세가 효과를 본다면 이 세그먼트가 연간 600만대까지 증가할 수도 있다고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CSM월드와이드는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장을 노리고 중국차들도 미국시장에 진출해 한국차의 반값에 판다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지금 승승장구하는 상황에 조금은 도취된듯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00년대 들어와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아마 현대자동차가 목표했던 것을 모두 달성했을 것이다. 아니 목표 이상의 성과를 올렸을지도 모른다.

물론 현대차가 저가 모델만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아제라(그랜저)와 싼타페 등 3만 달러 전후의 모델들도 있다. 그런데 이런 중가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경쟁력은 아직 입증되지 않고 있다. 그랜저만해도 선대 모델이 2만 5천달러가 최고가였던 것을 최처 2만 4,335달러에서 최고 2만 6,835 달러 선으로 올렸다. 가격을 인상했을 때는 그만큼의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과연 그 계산이 맞았을지는 아직 모른다.

필자는 아프칸전쟁 시작 당시 석유파동으로 현대기아차그룹과 GM대우의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을 예고했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현대차의 판매 증가는 2006년 이후로도 2~3년은 더 지속될 것이라고 얘기했었다.

이제 그 전망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올 한해 미국시장에서의 결과가 당장에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버렸다. 미국의 중저가 시장에서 가격은 아주 예민하게 작용한다. 설마 하는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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