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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Geneve 12신-현대 기아, 이제는 마케팅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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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3-03 03: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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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Geneve12신-현대 기아, 이제는 마케팅을 하라


오늘날 자동차회사들 중 인원감축과 공장폐쇄 등 소위 말하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곳이 몇 군데나 될까. 미국의 GM 과 포드 등에만 시선이 쏠려 유럽 메이커들에 대한 정보는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목하고 있지만 사실 유럽 메이커들 중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이거나 양산차거나를 가리지 않고 어려운 환경 극복을 위한 비용저감 플랜을 실천하고 있는 얘가 적지 않다.

단순한 개념으로 보면 여전히 공장을 증설하고 있고 공급이 부족한 메이커와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며 메이저로 발돋움하는 경우, 그리고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제품 전략을 통해 회생 가능성이 있는 경우, 그리고 계속해서 구조조정이 연속인 메이커들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공급이 부족한 메이커는 당연히 토요타를 비롯한 닛산, 혼다등 일본 빅3. 그리고 공급 부족까지는 아니더라고 세력을 늘려가고 있는 메이커로는 현대와 기아자동차 등 한국 양산차 메이커를 비롯해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 BMW와 아우디를 꼽을 수 있다. 여기에 프랑스의 양산차 메이커인 PSA푸조시트로엥과 르노 등도 미국시장에서는 판매가 되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메이커 중 유일하게 크라이슬러가 몇 년째 신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그리고 구조조정 중이지만 제품 전략을 통해 머지 않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이는 메이커로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폭스바겐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에 90년대부터 지금까지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지만 제품 포트 폴리오에서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GM과 포드는 여전히 고전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이미 공중 분해된 영국의 로버와 지금도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태리의 피아트 등도 미래에 대한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도 최근 판매가 살아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전망은 불투명하다.

시장의 상황도 이들에게는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2005년 유럽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1% 정도 성장한 보합세로 몇 년째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유럽 현지 전문가들은 2006년도 1%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에 반해 일본 빅3와 한국의 현대와 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2001년 12%에서 2005년에는 17%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미국시장에서의 질주에 이어 유럽시장에서도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경우 2005년 판매대수가 30만대를 돌파했고 기아자동차도 25만대를 판매했다. 다른 말로 설명하면 시장의 부진이 단지 경기침체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시대에 따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메이커와 그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는 메이커로 구분될 뿐이다.

현대와 기아의 목표도 유럽 메이커들이 볼 때는 위협적이다. 현대는 2010년까지 80만대로, 기아자동차는 2008년까지 5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유럽 현지 메이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장비를 채용하고도 더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유럽 메이커들을 곤란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일본차의 아류 정도로 여겼던 현대와 기아가 내놓은 모델들에 대한 유럽 소비자들의 시각이 달라지는 것도 심상치 않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한국차와 일본차 등 아시아 메이커들의 판매는 증가하는데 반해 유럽 양산차 메이커들은 자신들의 몫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 특히 양산차 메이커들의 경우는 유럽의 제조업 현황이 결코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앞으로 상황 호전을 기대할 수도 없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일까. 올해의 제네바쇼에는 주력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세단 세그먼트에서 눈에 띄는 뉴 모델은 볼보 뉴 S80 정도가 고작이다. 크라이슬러가 선보인 닷지 디비전의 칼리버가 오히려 더 커 보이는 것도 유럽 메이커들의 고민을 읽게 해 주는 대목이다.
물론 유럽시장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세그먼트에 푸조가 207을, 르노가 클리오를 내 놓고 판매를 견인하려는 움직임이 있기는 하다.

결국 그렇게 본다면 현대자동차의 뉴 엑센트와 싼타페의 출시와 기아자동차의 카니발과 쏘렌토 페이스 리프트 버전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전통과 헤리티지를 중시하는 유럽시장에서 역사가 짧은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메인스트림으로 부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이다.

특히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유가 문제가 첨예한 이슈로 부상하면서 저 배기량에 연비 성능이 좋은 모델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한국차에 대한 유럽 소비자들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와 기아는 유럽시장의 50%를 넘는 디젤차도 속속 출시하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은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쉬운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와 기아는 월드컵과 테니스 등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는데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좀 더 직접적으로 소비자들과 접촉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발해야 한다. BMW는 미니의 판매를 위해 모델 출시 이전부터 게릴라 마케팅을 통해 대기 수요를 만들어 냈고 토요타는 젊은 층 공략을 위해 개발한 사이언 브랜드들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그들이 원하는 층의 소비자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토요타와 혼다는 F1팀을 직접 운영하며 그들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랜드로버와 지프는 그들의 모델에 걸맞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발해 소비자와 함께 하는 자리를 끊임없이 만들고 있다. 독일 메이커들은 다른 업종과 연계해 소비자들과 한걸음이라도 더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자주 찾은 카페 바로 옆에 편하게 와서 접할 수 있는 쇼룸을 만드는 것 등이 그 좋은 예다.

하지만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이런 마케팅이 없다.
이제는 현대와 기아도 그런 형태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 시대적 상황이 그런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점유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네트워크 구축에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지금과 같은 저비용 생산 환경이 계속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다.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되면 1만 8천달러에 묶여 있는 쏘나타의 미국시장 판매가격을 2만달러로 높일 수 있다. 그랜저도 3만 달러선의 모델로 자리매김해 본격적으로 일본차와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일본차보다 판매가 적더라도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힘이 된다.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이제는 마케팅을 해야한다. 월드컵과 테니스 등도 훌륭한 마케팅이지만 이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찾기 위한 좀 더 직접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만들어 놓고 전시장에 찾아와주기를 기다리는 것으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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